보스코어 [2018 전망] <24> '완벽을 꿈꾸다' 보스턴 레드삭스

보스코어 0 3547 0


보스턴 지난 5년 성적


2013 : 1위 (97승) *WS우승 

2014 : 5위 (71승) 

2015 : 5위 (78승) 

2016 : 1위 (93승) *DS패배

2017 : 1위 (93승) *DS패배


2017 보스턴 부문별 성적


득점력 : D+ (wRC+) 

콘택트 : A+ (Con%) 

파워  : F (ISO) 

주루  : B (BsR) 

수비  : A+ (DRS) 

선발  : A (fwar) 

불펜  : A (fwar) 



In : 제이디 마르티네스(5년 1억1000만) 미치 모어랜드(2년 1300만) 에두아르도 누녜스(1년 600만)


Out : 덕 피스터, 애디슨 리드, 페르난도 아바드, 블레인 보이어, 라제이 데이비스, 맷 도밍게스, 헨리 오웬스


FA 영입 비용 : 1억2900만


93승, 정규시즌 지구 1위, 포스트시즌 디비전시리즈 탈락. 2017년 보스턴은 마치 2016년의 데자뷰를 보는 듯 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달린 팀이 이 성과에 만족할 리 없었다. 보스턴은 변화를 도모했고, 가장 먼저 존 페럴 감독을 경질시켰다. 세 명의 후보와 인터뷰를 가진 끝에 알렉스 코라를 선택했다. 푸에르토리코 윈터리그 야구팀 감독과 단장 경력이 있는 코라는, 메이저리그 지도자 경력은 한 시즌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 한 시즌이 지난해 휴스턴 벤치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것이었다. 2005-08년 보스턴에서 뛴 코라는, 역대 22번째 보스턴 선수 출신 감독이 됐다(1992-94년 버치 홉슨 이후 처음). 메이저리그에서 1975년생 코라(42세)보다 더 어린 감독은 탬파베이 케빈 캐시(40세)밖에 없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의 오프시즌 최우선 목표는 홈런 타자를 구하는 것이었다. 때마침 시장에는 제이디 마르티네스가 등장했다. 서로가 관심이 있는 것은 그들만의 비밀이 아니었다. 보스턴은 마르티네스가 필요했고, 마르티네스에게 가장 많은 돈을 안겨줄 수 있는 팀도 보스턴이었다. 그래서인지 양측의 눈치 싸움이 오래 이어졌다. 마르티네스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7년 2억1000만 달러를 부른 것이 시발점이었다. 보스턴도 보라스의 손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이었다. 보는 사람들도 지루해진 이 밀당은 개막을 약 한 달 앞두고 끝이 났다. 계약 초반에 연봉을 몰아준 보스턴은, 2019년과 2020년 이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옵트아웃 조항도 삽입했다. 또한 마르티네스가 오른발 관련 부상으로 장기간 부상자 명단에 오를 경우 2021-22년 계약은 상호 옵션이 된다. 양측의 만남은 보스턴이 마르티네스의 오른발 상태(족근 중족관절)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마지막까지 애를 태웠다.


마르티네스를 제외하면 새로운 선수 영입은 없었다. 미치 모어랜드와 에두아르도 누녜스는 지난 시즌 함께 했던 선수들. 모어랜드는 마르티네스의 합류로 선발 보장이 힘들어졌다. 한편 보스턴은 마르티네스와 연평균 22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팀 연봉이 약 2억3200만 달러로 치솟았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팀 연봉으로, 사치세 기준(1억9700만)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사치세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첫 해 기준이 적용(20%). 초과액이 3500만 달러인 탓에 2000만 달러 이상, 4000만 달러 이하의 세율이 부과된다(12%). 대략 800만 달러 안팎이 될 전망인데, 만약 팀 연봉이 2억3700만 달러를 넘으면 곤란해진다. 4000만 달러 이상 초과는 세율 강화는 물론 내년 드래프트 가장 높은 순번도 10순위 내려간다. (사진 데이빗 프라이스)


2018 포지션 예상 (로스터 리소스)


포수 : 크리스티안 바스케스(R)

1루수 : 핸리 라미레스(R)

2루수 : 에두아르도 누녜스(R)

3루수 : 라파엘 데버스(L)

유격수 : 잰더 보가츠(R)

좌익수 : 앤드류 베닌텐디(L)

중견수 :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L)

우익수 : 무키 베츠(R)

지명 : 제이디 마르티네스(R)


2016년 보스턴과 2017년 보스턴의 차이점은 공격력이었다. 팀 실점은 26점 덜 내줬지만(694→668실점) 팀 득점이 93점이나 줄었다(878→785득점). 크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데이빗 오티스의 부재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특히 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홈런이 뼈아팠다(168홈런). 보스턴이 리그에서 가장 적은 홈런을 친 것은 1993년(114홈런) 이후 처음이었다. 무키 베츠의 24홈런이 팀 최다 홈런인데, 이는 지안카를로 스탠튼(33홈런)과 제이디 마르티네스(31홈런)가 후반기에 친 홈런 수보다 적다. 참고로 오티스는 은퇴하면서 에드윈 엔카나시온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보스턴이 외면한 엔카나시온은 지난해 38홈런을 터뜨렸다.


제이디 마르티네스(.303 .376 .690 45홈런)가 잘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4년간 .300 .362 .574(128홈런)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타율 3할, 장타율 .550, 125홈런 이상을 해낸 타자는 마르티네스와 마이크 트라웃 둘 뿐이다. 같은 기간 펜웨이파크 7경기에서도 .444 .483 .519로 뛰어났다. 코라 감독은 "파워와 정확성을 모두 겸비한 완성된 타자"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마르티네스는 자신의 외야 수비가 수치상 드러난 것보다 덜 나쁘다고 주장하지만(통산 DRS -28) 보스턴 외야는 이미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외야수 DRS +48은 ML 1위). 수비를 하지 않는만큼 공격에서 두 배를 해줘야하는 상황. 보스턴은 2016년 오티스(.315 .401 .620 38홈런)의 생산력을 바라고 있다.


코라 감독은 시작부터 상대를 몰아칠 생각이다. 선봉장은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부진했던 베츠가 맡는다(.264 .344 .459 24홈런). 그런데 베츠는 승리 기여도(fWAR) 5.3을 올리고, MVP 투표 6위에 올랐다. 마치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리그 MVP를 수상한 2014년 트라웃이 떠오르는 순간. 급격히 낮아진 인플레이 타율(BABIP .268)을 감안하면 베츠의 공격력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타석에서 공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볼넷/삼진 비율을 높인 것도 고무적이다(0.56→0.61→0.97). 베츠의 뒤는 앤드류 베닌텐디 자리다. 베닌텐디는 애런 저지만 아니었다면 신인왕을 노려볼 법 했다(.271 .352 .424 20홈런). 주자 있을 시(.324 .413 .462) 득점권(.351 .460 .500) 2사 후 득점권(.400 .538 .550)에서 활약은 보스턴 팬들이 애정을 줄 수밖에 없었다. 좌완 상대 장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보완해야 될 부분이다(.286 1홈런).



보스턴 타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는 핸리 라미레스(사진)다. 마르티네스와 중심타선에 배치될 라미레스는 지난 시즌 자기 임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242 .320 .429 23홈런). 10월에 받은 왼 어깨 수술로 건강은 되찾은 상황. 여기에 NFL 스타 톰 브래디(패트리어츠)의 저서 'The TB12 Method'를 읽고 관리법을 바꾼 결과 약 7kg 감량에 성공했다(브래디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불혹의 나이에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라미레스는 30홈런 100타점 타자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올해는 지명타자 자리를 뺏겼기 때문에 1루 수비도 해야 하는데, 이는 자칫 방심하면 모어랜드(.246 .326 .443 22홈런)에게 밀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잰더 보가츠(.273 .343 .403)는 노마 가르시아파라 이후 가장 균형 잡힌 보스턴 유격수다. 그러나 2016년 21홈런이 2017년에 절반이나 줄었다(10홈런). 7월초 제이크 파리아가 던진 공에 손을 맞은 뒤부터 힘을 싣지 못했다(부상 이전 .308 .363 .455, 이후 .232 .321 .340). 보가츠는 유격수 수비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데(DRS -11) 출중한 유격수 수비를 뽐낸 코라 감독의 처방전을 기대하고 있다. 보가츠와 내야에서 호흡을 맞출 2루수는 누녜스다.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10월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첫 두 달은 놓칠 예정이다. 보스턴에서 신내림이라도 받은 듯 날아다닌 누녜스(38경기 .321 .353 .539)는 2루 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옵션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누녜스의 무릎 상태도 온전치 않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라파엘 데버스의 방망이는 뜨거웠다(58경기 .284 .338 .482 10홈런). 데버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해결사 기질을 발휘했다(4경기 .364 .429 .909). 좌타자임에도 좌투수에게 강한 모습(.400 .474 .600). 약점은 3루 수비다(DRS -1). 이에 보스턴은 데버스의 3루 수비가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 누녜스가 3루를 맡을 수 있으며, 브록 홀트도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물오른 타격감(.310 .370 .619)을 선보이고 있는 블레이크 스와이하트도 2루에 이어 3루 수비도 연습 중이다.


2018 선발진 예상 (mlb.com)


1선발 : 크리스 세일(L)

2선발 : 데이빗 프라이스(L)

3선발 : 릭 포셀로(R)

4선발 : 브라이언 존슨(L)

5선발 : 헥터 벨라스케스(R)


*예비 : 드류 포머랜츠(L) 스티븐 라이트(R)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L)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킴브럴/반스/켈리/스미스/스미스/헴브리


크리스 세일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도 천상천하 유아독존(17승8패 2.90). 포스트시즌 출정식은 쓰라렸지만(2패 8.38) 4차전 불펜 등판에서는 포스트시즌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희망도 보여줬다.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이 타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타석당 첫 3구 중 투 스트라이크를 잡은 비율(74.4%)이 선발 최고였다(인사이드엣지). 투 스트라이크까지 잘 끌고간 것이 탈삼진 통합 1위에 오른 비결이다(308개). 후반기에는 어김없이 지친 기색을 드러냈는데, 세일도 변화를 예고했다. [관련기사] 사실 지난해 세일은 이적 첫 시즌에도 불구하고 일당백 역할을 감당해야 했다. 부담을 덜어줬어야 할 두 사이영상 투수가 어긋났기 때문. 데이빗 프라이스는 잡음이 많았고(6승3패 3.38 74.2이닝) 릭 포셀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11승17패 4.65). 드류 포머랜츠(17승6패 3.32)가 2선발 역할을 해줬지만, 보스턴 선발진이 리그 최강이 되려면 세일/프라이스/포셀로 삼각편대가 사이영상 내부 경쟁을 펼쳐줘야 한다.


포머랜츠는 왼 팔뚝 굴근 부상으로 개막전에 나설 수 없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와 스티븐 라이트는 모두 무릎이 좋지 않다. 로드리게스는 4월 중순, 라이트는 개막전에 맞춰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만약 차질이 생기면 브라이언 존슨과 헥터 벨라스케스가 대신해줘야 한다. 보스턴은 좌완으로만 선발진을 꾸릴 수 있을만큼 좌완 비중이 높다(야후스포츠는 보스턴 레프트 삭스라고 불렀다). 희소성이 생기는 우완 선발들의 활약이 거듭 중요해진다.



제구가 안정된 크렉 킴브럴(사진)은 압도적이었다(67경기 35세이브 1.43). 2016년 9이닝당 5.09개였던 볼넷이 지난해 1.83개로 크게 줄었다. 9이닝당 탈삼진 16.43개는 불펜 1위. 탈삼진율 49.6%는 2012년 50.2%에 미치지 못했지만, 탈삼진/볼넷 비율 9.00은 개인 신기록이었다(2012년 8.29). 킴브럴은 20대 마지막 시즌에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빨라지고 있다(98.7마일).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작년 11월 태어난 딸이 심장 수술을 받으면서 마음 고생을 했다. 스프링캠프 합류도 늦어졌는데, 보스턴은 킴브럴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조 켈리(54경기 2.79)와 맷 반스(70경기 3.88)는 살벌한 강속구 콤비(켈리 99.2마일, 반스 95.6마일). 그런데 이들보다 더 살벌한 콤비가 되어줘야 하는 두 선수는 카슨 스미스와 타일러 손버그다. 스미스와 손버그는 분명 트레이드 소문을 들었는데,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스미스는 오자마자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손버그도 흉곽출구증후군 수술로 한 시즌을 허무하게 지웠다. 스미스는 작년 9월 8경기 1.35(6.2이닝 1실점)로 복귀전을 치른 상태. 손버그도 2월부터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두 선수가 무사히 돌아오면 보스턴 불펜은 지난해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다만 선발진과 정반대의 좌완 기근 현상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정규시즌 지구 1위를 차지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전력이다. 과정은 복잡했지만, 제이디 마르티네스의 합류로 홈런 갈증도 씻어낼 것이다. 불안 요소 중 하나는 몸상태가 불확실한 선수들이 많은 점이다. 코라 감독의 유연한 선수 기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스턴은 사치세 납부마저 감당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올해 역시 우승 적기라고 판단한 것. 그러나 우승 적기가 영원한 팀은 없다. 지금까지의 노력들이 상처 뿐인 희생으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올해는 포스트시즌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를 해야 한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