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코어 [2018 전망] <23> '전면 방어체제' 애리조나 디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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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지난 5년 성적


2013 : 2위 (81승)

2014 : 5위 (64승) 

2015 : 3위 (79승) 

2016 : 4위 (69승)

2017 : 2위 (93승) *DS패배


2017 애리조나 부문별 성적


득점력 : C (wRC+) 

콘택트 : D+ (Con%) 

파워  : A+ (ISO) 

주루  : A+ (BsR) 

수비  : B (DRS) 

선발  : A+ (fwar)

불펜  : B (fwar) 



In : 알렉스 아빌라(2년 825만) 제로드 다이슨(2년 750만) 히라노 요시히사(2년 600만) T J 맥파랜드(1년 85만) 스티븐 수자, 브래드 박스버거, 앨버트 수아레스, 네프탈리 펠리스


Out : 제이디 마르티네스, 크리스 아이아네타, 페르난도 로드니, 데이빗 에르난데스, 브랜든 드루리, 아담 로살레스


FA 영입 비용 : 2260만


애리조나는 지난해 개막전 연봉이 1억 달러를 넘지 않은 팀(9376만). 애리조나를 비롯해 밀워키 탬파베이 샌디에이고 오클랜드 신시내티가 허리띠를 졸라맸다. 달리 말하면, 애리조나는 1억 달러도 쓰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도 팀 연봉은 1억500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저어볼 생각이었다. 


문제는 잭 그레인키(사진)에게만 3100만 달러를 줘야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4년 1억2650만 달러가 남은 그레인키를 트레이드 하는 방안까지 알아봤다. 그레인키 트레이드는 윈터미팅을 통해 좀더 구체화됐다. 텍사스, 필라델피아 등 세 팀이 문의. 이 과정에서 추신수도 언급됐지만, 팀을 옮긴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수면 위로 떠올랐던 매니 마차도 트레이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마차도를 데려오기 위해 꽤나 공을 들였는데, 손에 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애리조나가 그레인키, 마차도 트레이드를 추진한 이유는 모두 제이디 마르티네스 때문이었다. 겨우 62경기를 뛰었지만 마르티네스가 애리조나에 미친 영향은 162경기보다 컸다(.302 .366 .741 29홈런). 애리조나는 그레인키를 처리하고 여윳돈이 생기면 그 돈을 마르티네스에게 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레인키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았고, 차선책으로 찾은 선수가 마차도였다. 연봉 1600만 달러인 마차도는 연간 2500만 달러를 요구한 마르티네스보다 합리적인 선수였다. 결과적으로 마르티네스를 위한 트레이드도, 마르티네스를 대신할 트레이드도 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2월말 마르티네스와 보스턴의 기싸움이 마침내 끝났다. 일말의 희망이 사라진 애리조나는 재빨리 제로드 다이슨을 영입한 데 이어 다음날 삼각 트레이드로 스티븐 수자를 충원했다. 수자 트레이드로 내야수 브랜든 드루리가 양키스, 좌완 유망주 앤서니 반다가 탬파베이로 향했다. 드루리와 반다는 애리조나가 마차도 트레이드 때부터 쓰려고 했던 카드였다.


마이크 헤이즌 단장은 최다득점보다 최소실점에 주안점을 두는 인물이다. 실점 방지에 관여하는 주전 포수와 불펜 투수를 찾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알렉스 아빌라는 크리스 아이아네타(2년 850만)보다 총액 25만 달러가 적다. 그런데 타석 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최대로 채우면 정확히 아이아네타의 계약과 같아진다(아이아네타는 옵션 실행 시 3년 1275만 달러). 아빌라는 애리조나가 선호하는 프레이밍 능력이 떨어지지만, 아이아네타 역시 애리조나로 오기 전까지는 프레이밍이 대단히 나빴다(RAA -12.3→0.0). 불펜에는 마무리 경력이 있는 투수들을 모집. 브래드 박스버거는 2015년 리그 세이브왕 출신이며, 히라노 요시이사는 일본리그(NPB) 통산 156세이브를 거뒀다. 애리조나의 일본 선수 영입은 2011년 사이토 다카시에 이어 두 번째다. 


2018 포지션 예상 (mlb.com)


포수 : 알렉스 아빌라(L)

1루수 : 폴 골드슈미트(R)

2루수 : 케텔 마르테(S)

3루수 : 제이크 램(L)

유격수 : 닉 아메드(R)

좌익수 : 데이빗 페랄타(L)

중견수 : A J 폴락(R)

우익수 : 스티븐 수자(R)


보직은 다르지만, 폴 골드슈미트(.297 .404 .563 36홈런)는 크리스 세일과 비슷한 점이 많다. 세일이 삼박자가 균형 잡힌 투수라면(구위 제구 내구성) 골드슈미트도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타자다(파워 스피드 내구성). 둘은 꾸준하게 사이영상 후보와 MVP 후보로 각광받고 있는데, 정작 수상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해 전반기만 해도 나란히 무관의 한을 푸는 듯 했지만,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세일은 후반기에 주춤했고, 골드슈미트도 마지막 22경기에서 .171 .250 .305로 부진했다). 올해 세일은 페이스 조절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 마르티네스를 놓치면서 부담감이 되돌아 온 골드슈미트도 끝까지 타선을 이끌어줘야 한다. 그러고 보니 둘은 2013년 3월에 맺은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다. 세일이 5년 3250만, 골드슈미트가 5년 3200만 달러다. 2019년 팀 옵션이 끝나야 FA가 되는 것도 일치한다.



지난해 골드슈미트의 득점권 타석 비중은 30.8%(205/665)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았다(2위 푸홀스 30.7%). 골드슈미트도 동료들이 마련해 준 기회를 허투루 쓰지 않았다(득점권 .365 .488 .597). 골드슈미트 앞에 나올 데이빗 페랄타(.293 .352 .444)와 A J 폴락(.266 .330 .471)이 올해도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페랄타는 볼넷/삼진 비율을 높이면서(0.19→0.46) 테이블 세터에 어울리는 타자가 됐다. 지난 시즌 1번 타순부터 7번까지 각각 20경기 이상(선발) 들어섰는데, 2번으로 나올 때 성적이 가장 좋았다(88선발 .319 .379 .515). 2015년 20홈런 39도루를 기록한 폴락(사진)은 '도루에 더 능한' 골드슈미트 였다. 중견수 수비와 베이스런닝도 뛰어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건강한 폴락을 보기 힘들었다. 2년 연속 부상에 허덕이면서 많은 경기를 놓쳤다. 폴락의 출장 여부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그가 다저스 킬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락은 좌완에 강할 뿐만 아니라(.277 .329 .525) 다저스 투수들이 즐겨 던지는 하이 패스트볼 공략에 능했다. 하이 패스트볼 장타율 .883은 ML 2위였다(도널슨 .900).


제이크 램은 2016년 29홈런 91타점을 30홈런 105타점으로 늘렸다(.248 .357 .487).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좌완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좌완 상대 2016년 .164 .279 .345, 2017년 .144 .269 .288). 사실 좌완에 대한 고민은 애리조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지난해 애리조나는 우완 상대 ops가 리그 1위였던 반면(.787) 좌완 상대 ops는 리그 8위로 떨어졌다(.739). 새로 합류한 스티븐 수자(.239 .351 .459)도 30홈런 중 좌완에게 친 홈런은 겨우 3개였다. 아빌라의 좌완 성적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좌완 .216 .302 .216 우완 .270 .398 .478). 그렇다고 이 약점을 묵과하기에는 같은 지구에 정상급 좌완들이 몰려 있다.


케텔 마르테(73경기 .260 .345 .395)와 닉 아메드(53경기 .251 .298 .419)가 컨텐딩 팀 주전으로 적합한지는 확신이 서질 않는다. 두 선수를 내세우는 것은 수비력에 치중하겠다는 의도. 그러나 애리조나는 마르티네스의 이탈로 공격력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오직 수비만 강화하는 것이 정답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야스마니 토마스도 애리조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중. 토마스는 코어 근육 수술로 47경기밖에 뛰지 못했다(.241 .294 .464). 수비가 안되는 탓에 애리조나에서 자리를 만들어 줄지 의문이다(통산 DRS 좌익수 -16, 우익수 -14). 이전 수뇌부들이 안겨준 6년 6850만 달러 계약은 올해 이후 2년간 선수 옵션이다(2019년 1550만, 2020년 1700만). FA가 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것으로 보인다.


타자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은 하나 더 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미뤄둔 휴미더(습도조절장치)를 올해부터 활용할 방침이다. 휴미더를 도입한 메이저리그 팀은 콜로라도에 이어 두 번째. 애리조나는 습도 50% 섭씨 21도의 온도를 유지해 타자친화적 구장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야구 물리학자 앨런 네이선 교수는 이같은 환경에서 공의 반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체이스필드의 홈런 생산이 25%에서 5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8 선발진 예상 (mlb.com)


1선발 : 잭 그레인키(R)

2선발 : 로비 레이(L)

3선발 : 타이후안 워커(R)

4선발 : 패트릭 코빈(L)

5선발 : 잭 고들리R)


*예비 : 셸비 밀러(R)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브래들리/박스버거/히라노/데라로사*/살라스/차핀*


휴미더로 건조한 환경을 개선하면 투수들은 더 편하게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건조하면 변화구 그립을 잡기가 힘들다). 지난해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율을 늘린 정책과 일맥상통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애리조나 투수진이 이미 피홈런에서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9이닝당 피홈런 1.07개는 클리블랜드(1.02개) 다음으로 적었다. 또한 48.1%의 땅볼 비율은 콜로라도(48.5%) 다음으로 높았다. 휴미더를 쓰지 않아도 그 효과를 보여주는 피칭을 펼친 것이다.


이처럼 애리조나가 전지적 투수 시점으로 팀을 운영하는 것은 지난 시즌 성공에서 기인한다. 애리조나가 내준 659실점은 클리블랜드(564) 다저스(580)에 이어 ML 세 번째로 적었다. 휴스턴처럼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리는 팀>도 있지만, 애리조나는 <한 대 때리기 전에 한 대도 맞지 말자>는 입장이다. 전방을 지켜야 하는 선발진은 굳건하다. 잭 그레인키(17승7패 3.20 202.1이닝)는 2015년(19승3패 1.66)과 2016년(13승7패 4.37)의 접점에 있었다. <팬그래프> 승리 기여도(5.1)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4080만 달러로(fWAR 1.0당 800만) 자기 연봉(3100만)을 넘어서는 활약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렸는데(PS 2경기 1패 7.27) 올해는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중단. 구속도 단 한 번 92마일을 찍을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다. 러벨로 감독은 첫 날부터 건강하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서두르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레인키의 활약이 체감적으로 덜했던 것은, 다른 선발 투수들이 연봉 대비 더 훌륭한 활약을 해줬기 때문이다. 로비 레이(15승5패 2.89) 패트릭 코빈(14승13패 4.03) 잭 고들리(8승9패 3.37) 타이후안 워커(9승9패 3.49)는 그레인키 연봉의 1/4도 안되는 도합 730만 달러를 받았다. 그리고 승리 기여도 12.2로 9760만 달러에 달하는 활약을 보탰다.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로 탈삼진을 쓸어담은 레이(사진)가 휴미더로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애리조나 수뇌부들의 생각이 적중한다면 레이는 2선발 후보가 아닌 사이영상 후보다. 150이닝 이상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중 커브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고들리(35.6%)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고들리의 커브는 헛스윙 삼진 비율 21%, 땅볼 비율 61%를 기록한 절대반지 같은 구종이었다.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4경기만 등판한 셸비 밀러(2승2패 4.09)는 올 시즌 중 돌아올 수 있는 조커다. 참고로 밀러는 20만 달러 이견을 보인 구단과의 연봉조정 대립에서 승리했다(490만).


마무리 자리는 아치 브래들리가 도전한다(63경기 1.73). 평균 구속이 93.3마일에서 96.6마일로 뛰어오른 브래들리는 지난해 불펜 에이스였다(와일드카드 경기에서 2타점 쐐기 3루타를 날린 것이 더 뇌리에 박혀 있지만). 러벨로 감독은 성급히 브래들리에게 마무리를 맡기지 않았는데, 작년 경험이 자산이 되었기를 바라야 한다. 브래들리가 마무리에 안착할 경우, 지난해 브래들리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가 필요하다. 박스버거와 히라노가 후보들. 두 선수 모두 종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공에 의존하고 있다(박스버거 체인지업, 히라노 스플리터).


수비 강화, 휴미더 도입, 불펜 보강 등 실점 방지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다만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창과 방패를 모두 들고 싸워야 한다. 튼튼한 방패만 가지고는 절대 타격을 가할 수 없다. 골드슈미트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날카로운 창이다. 그러나 골드슈미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의심의 여지가 있다. 공격에서 또 다른 무기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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