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망] <22> '다시 도전' 미네소타 트윈스
미네소타 지난 5년 성적
2013 : 4위 (66승)
2014 : 5위 (70승)
2015 : 2위 (83승)
2016 : 5위 (59승)
2017 : 2위 (85승)
2017 미네소타 부문별 성적
득점력 : A (wRC+)
콘택트 : C (Con%)
파워 : C+ (ISO)
주루 : A+ (BsR)
수비 : B (DRS)
선발 : D+ (fwar)
불펜 : D+ (fwar)
In : 애디슨 리드(2년 1675만) 랜스 린(1년 1200만) 마이클 피네다(2년 1000만) 로건 모리슨(1년 650만) 페르난도 로드니(1년 450만) 잭 듀크(1년 215만) 제이크 오도리지, 에릭 아이바
Out : 맷 벨라일, 헥터 산티아고, 딜론 지, 글렌 퍼킨스, 바톨로 콜론, 크리스 지메네스, 박병호
FA 영입 비용 : 5190만
103패 팀이 1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해낸 것은 말 그대로 기적이었다. 미네소타는 기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올해도 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였다. 당면 과제는 무너진 마운드를 재건하는 것이었다. 미네소타는 작년 7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마이클 피네다와 계약을 맺었다. 2018년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피네다는 2019년에 연봉이 몰려 있다(2018년 200만, 2019년 800만). 미네소타가 재활 중인 투수에게 계약을 준 것은 피네다가 두 번째. 2010년 1년 계약을 준 불펜 투수 클레이 콘드리는 메이저리그에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었다.
배수의 진을 쳐야 될 선수들도 대거 영입했다. 페르난도 로드니, 잭 듀크, 애디슨 리드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로드니(41)는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낸 첫 40대 선수가 됐다(이후 베노아 100만, 이치로 75만). 메이저리그 14년차에 접어드는 듀크는 미네소타에 대해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팀이다. 휴스턴을 보는 기분이다"고 말했다(듀크는 휴스턴에서 뛴 적이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불펜을 완성했지만, 여전히 선발에 목이 말라 있었다. 끈질기게 구애를 펼친 다르빗슈 유는 컵스에 입단했다. 테드 래빈 단장은 텍사스 부단장 시절부터 다르빗슈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비즈니스에서 개인 친분은 그다지 힘이 없었다. 다르빗슈를 놓친 미네소타는 트레이드로 제이크 오도리지를 데려온 데 이어 랜스 린도 영입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당초 미네소타의 2년 20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한 린은, 길었던 밀당 끝에 미네소타의 손을 잡았다. 린이 막차를 타면서 아니발 산체스는 기회를 잃었다. 산체스는 스프링 캠프에서 자리를 확보할 경우 250만 달러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로건 모리슨도 미네소타가 낚아챘다. 모리슨은 타석 수와 옵션에 따라 최대 2년 1650만 달러로 확대된다. 사실 모리슨과 린의 합류는 오도리지가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오도리지는 지난 시즌 탬파베이에서 함께 뛴 모리슨을 적극 추천했다. 그리고 모리슨이 오프시즌 동안 함께 훈련한 린의 마음을 돌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알짜배기 선수들을 모은 미네소타는 전력 보강을 실속있게 했다는 평가. 팀 연봉은 구단 역대 최다인 1억3000만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네소타는 집토끼 단속은 하지 않았다. 4년 2000만 달러 계약의 종료를 앞둔 브라이언 도저는 1월말 팀 행사에서 미네소타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도저에게 추가 제안을 하지 않았다. 도저도 "실망스럽다"는 말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네소타는 마이너리그에 로이스 루이스(팀 1위) 원더 하비에르(2위) 닉 고든(8위) 같은 재능 있는 미들 인필더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이가운데 루이스는 팀 최고 보너스를 경신하고(672만5000달러) 입단한 작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 한편 2015년 12월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는, 결국 양측 합의하에 남은 계약을 해지했다. 박병호는 2016년 62경기 .191 .275 .409(12홈런)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시즌 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사진 바이론 벅스턴)
2018 포지션 예상 (mlb.com)
포수 : 제이슨 카스트로(L)
1루수 : 조 마우어(L)
2루수 : 브라이언 도저(R)
3루수 : 미겔 사노(R)
유격수 : 호르헤 폴랑코(S)
좌익수 : 에디 로사리오(L)
중견수 : 바이론 벅스턴(R)
우익수 : 맥스 케플러(L)
지명 : 로건 모리슨(L)
지난해 미네소타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나기 전 마무리 브랜든 킨즐러를 팔았다. 애틀랜타에서 받은 하이메 가르시아도 일주일만에 포기했다. 미네소타의 포스트시즌 도전은 누가봐도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이후 리그 세 번째로 좋은 35승24패(.593)를 기록했다. 8월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346)을 올린 타선 덕분이었다(컵스 338득점).
타선은 이멤버 리멤버. 새 멤버는 지난해 리그 홈런 5위에 오른 모리슨이다(.246 .353 .516 38홈런). 2016년 12.1도의 평균 발사 각도를 17.4도로 조정한 것이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왔다. 미네소타는 모리슨의 융화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진지함과 가벼움의 양면성을 지닌 모리슨이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좀더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모리슨은 입단식에서 동료들을 별명으로 부르면서 친화력을 과시했는데(오도리지 Average White Righty, 로드니 Hot Rod) 심지어 일면식이 없는 폴 몰리터 감독도 별명을 붙여서 불렀다(Paulie 3K)
몰리터 감독은 가급적 타순에 손을 대지 않을 계획. 이에 도저는 '파괴형' 리드오프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간다(.271 .359 .498 34홈런). 2013년 이후 도저가 리드오프 타순에서 친 108홈런은 ML 최다 기록이다(찰리 블랙몬 105홈런). 전형적인 리드오프는 아니지만, 투수로 하여금 많은 공은 던지게 했다(2013-17년 타석당 지켜본 공 4.08개). 그런데 미네소타는 도저보다 더 지독한 타자가 바로 뒤에 등장한다. 4년만에 3할 타자로 돌아온 조 마우어다(.305 .384 .417). 마우어(사진)는 <1번 같은 2번>이다(2번 .320 .394 .426). 타석당 지켜본 공 4.38개는 리그에서 애런 저지(4.47개) 다음으로 많았다. 투 스트라이크에 몰려도 메이저리그 2위에 해당하는 타율(.269)을 선보였다(1위 저스틴 터너 .279). 올해도 베테랑 두 선수는 젊은 타자들이 종횡무진 누빌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 그래야 미네소타만의 '신바람 야구'가 펼쳐질 수 있다.
바이론 벅스턴(.253 .314 .413)은 레그킥을 버리고 공격에서의 활로를 찾았다. 7월까지 조정득점창조력(wRC+)이 61에 불과했지만, 8월 이후 128로 두 배가 뛰어올랐다. 수비와 주루는 이미 최정상급. 중견수 디펜시브런세이브(DRS +24)와 <팬그래프> 베이스런닝 수치(11.7)는 모두 ML 1위였다. 만약 마지막 검증(공격)이 정말 끝난 것이면, 마이크 트라웃, 크리스 브라이언트 같은 승리 기여도 괴물이 또 한 명 탄생한다(fWAR 8월 이전 0.9, 8월 이후 2.6).
타선의 트윈 타워가 되어줘야 할 한 명은 미겔 사노다(.264 .352 .507 28홈런). 사노는 정강이 부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몸상태는 회복이 됐지만, 사노가 오롯이 시즌에 집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작년 12월, 한 여성 사진작가는 2015년에 있었던 사노의 성추행 혐의를 고발했다. 사노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사무국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를 엄중히 다루는 메이저리그는, 법적 처벌과 별도로 최소 15경기, 최대 8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여기에 본인은 연루되지 않았지만, 도미니칸공화국에 있는 사노의 자동차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에는 사노의 형제가 탑승해 있었다고 한다.
미네소타가 시즌 후반 지뢰밭 타선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에디 로사리오(.290 .328 .507 27홈런) 호르헤 폴랑코(.256 .313 .410 13홈런)도 상승세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로사리오는 밀워키가 영입한 크리스찬 옐리치, 로렌조 케인보다 조정득점창조력이 더 좋았다(wRC+ 로사리오 116, 옐리치/케인 115). 나머지 외야 한 자리는 맥스 케플러(.243 .312 .425)가 맡을 예정인데, 그러면 타선에서 5명이 좌타자로 채워진다. 마이너리그 옵션을 소진한 스위치히터 케니스 바르가스(.253 .314 .444)가 있지만, 모리슨이 온 이상 자리가 만들어질지는 의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균형을 맞춰야 될 우타자 세 명의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다(도저 벅스턴 사노).
2018 선발진 예상 (mlb.com)
1선발 : 어빈 산타나(R)
2선발 : 호세 베리오스(L)
3선발 : 랜스 린(R)
4선발 : 제이크 오도리지(R)
5선발 : 카일 깁슨(R)
*예비 : 필 휴즈(R) 아달베르토 메히아(R)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로드니/리드/로저스*/힐덴버거/프레슬리/듀크*
미네소타는 시즌 초반 4인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어빈 산타나(16승8패 3.28)가 오른 중지 수술을 받으면서 5월은 되어야 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11승8패 3.43)과 오도리지(10승8패 4.14)가 선발진에 들어오면서 꽤 무게감이 생겼다. 적어도 개막전 2선발로 카일 깁슨을 둔 작년보다는 훨씬 희망적이다. 참고로 지난해 미네소타 선발진의 평균자책점(4.73)은 포스트시즌 진출팀들 중 가장 나빴다. 바로 위는 콜로라도(4.59)로, 두 팀은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패했다.
오도리지는 투수들의 고개를 숙이게 하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탈출했다. 만약 계속 남았다면 기존 애런 저지, 조시 도널슨, 매니 마차도와 더불어 지안카를로 스탠튼, 제이디 마르티네스도 실컷 마주칠 뻔 했다. 막강한 타선을 보유한 클리블랜드가 있지만, 동부지구가 특목고라면, 중부지구는 일반계다. 더욱이 캔자스시티/화이트삭스/디트로이트는 컨텐딩보다 리빌딩에 더 가까운 팀들이다. 아무래도 부담이 덜할 수밖에 없다. 토미존 수술 첫 해를 보냈던 린은 바뀐 레퍼토리를 눈여겨 봐야 한다. 포심 비율을 떨어뜨리고(38.8%) 싱커(42.2%)와 커터(11.8%)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구속 하락에 따른 임시방편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호세 베리오스(사진)는 지난 시즌 마운드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14승8패 3.89). 그동안 자체 생산 투수를 키우는 데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에 베리오스의 등장은 누구보다 반가웠다. 2016년 58.1이닝 35볼넷이 145.2이닝 48볼넷으로 줄었다(9이닝당 5.40→2.97볼넷). 우타자 볼넷 허용률 4.3%는 조시 톰린(2.4%) 다음으로 낮았다(140이닝). 커브 비중이 ML 6위였던 베리오스(29.9%)는 싱커 제구를 다듬어야 한다. 그러고 보니 미네소타 선발진은 슬라이더(산타나) 커브(베리오스) 변형 패스트볼(린) 스플리터(오도리지) 처럼 다양한 주무기를 내세운다.
로드니(61경기 39세이브 4.23)는 현역 300세이브 투수 두 명 중 한 명(케이로드 437세이브, 로드니 300세이브). 마무리의 조건으로 경험을 중시하는 몰리터 감독에게 딱 들어맞는 투수다. 로드니가 마무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잊을만하면 원치 않는 극장 개봉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주자 유무에 의한 피출루율/피ops를 살펴보면 로드니가 가급적 어떤 상황에 올라와야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없을 시 .239/.452, 있을 시 .391/.802). 리드(77경기 2.84)와 듀크(27경기 3.93)는 충분히 증명한 투수들. 타일러 로저스(69경기 3.07)와 트레버 힐덴버거(37경기 3.21)도 주목받고 있다. 힐덴버거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1마일에 머물렀지만, 패스트볼보다 15마일 느린 체인지업이 타자들을 녹였다(체인지업 피안타율 .179).
작년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별다른 누수 없이 전력을 높인 덕분에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해도 더 이상 미네소타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팀의 상징 마우어는 2011년부터 시작된 8년 계약(1억8400만)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마우어가 미네소타를 떠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 미네소타 세인트 폴에서 태어난 마우어는 태어날 때부터 약속된 미네소타 선수였다(심지어 딸도 쌍둥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 우리는 두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 어쩌면 미네소타 마우어의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