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코어 [2018 전망] <21> '뒷문 단속' 콜로라도 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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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지난 5년 성적 


2013 : 5위 (74승)

2014 : 4위 (66승) 

2015 : 5위 (68승) 

2016 : 3위 (75승)

2017 : 3위 (87승)


2017 콜로라도 부문별 성적


득점력 : D (wRC+) 

콘택트 : C (Con%) 

파워  : C (ISO) 

주루  : D+ (BsR) 

수비  : C+ (DRS) 

선발  : B (fwar) 

불펜  : A (fwar) 


In : 웨이드 데이비스(3년 5200만) 브라이언 쇼(3년 2700만) 제이크 맥기(3년 2700만) 크리스 아이아네타(2년 850만) 카를로스 곤살레스(1년 500만)


Out : 팻 니섹, 마크 레이놀즈, 타일러 챗우드, 조너선 루크로이, 그렉 홀랜드, 라이언 해니건


FA 영입 비용 : 1억1950만


버드 블랙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어냈다. 투수의 마음은 투수가 가장 잘 아는 것일까. 콜로라도 최초의 투수코치 출신 감독인 블랙은 마운드 높이를 한껏 높여 놓았다. 정확히 말하면 불펜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2016년 메이저리그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남긴 불펜(5.13)은 승리 기여도가 1.9(ML 23위)에서 6.4(ML 6위)로 뛰어올랐다(+4.5). 야수진(-3.8)과 선발진(+0.2)의 변동을 고려하면 돌풍의 근원지가 어디였는지 더 명확해진다.


불펜 야구에 취한 콜로라도는 더 화려한 불펜을 추구했다. 이에 700만 달러 마무리 그렉 홀랜드와 결별한 뒤, 약 1000만 달러가 더 비싼 웨이드 데이비스(사진)를 영입했다(연평균 1733만). 2021년 1500만 달러 옵션은 이전 시즌 30경기 이상 마무리하고, 2021년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갈만큼 건강하면 선수 옵션으로 변경된다. 콜로라도는 데이비스에 앞서 제이크 맥기를 잔류시키고, 브라이언 쇼를 새롭게 추가했다. 불펜 강화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는데, 세 선수에게만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마이크 던, 애덤 옥타비노에게도 연봉 700만 달러를 보장한 콜로라도는 가장 비싼 불펜을 가진 팀이 됐다. 참고로 ESPN에 따르면 이번 시장에서 불펜투수 36명이 따낸 3억3925만 달러는 2016년 4억2120만 달러(33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콜로라도의 지분은 전체 31% 정도다(2016년은 채프먼/잰슨/멜란슨이 2억2800만).


불펜에 올인을 하다보니 다른 곳에서는 돈을 아껴야 했다. 시즌 중반 트레이드 해온 조너선 루크로이는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양측이 생각하는 금액 차이가 상당했다. 콜로라도는 미련을 버리고 크리스 아이아네타를 데리고 왔다. 2004년 드래프트에서 콜로라도가 뽑은 아이아네타는, 에인절스(2012-15) 시애틀(2016) 애리조나(2017)를 거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시장에 찬바람이 쌩쌩 불면서 카를로스 곤살레스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돌아왔다. 지난 봄 콜로라도가 제시한 3년 45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거절했는데,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는 1년 계약에 합의했다. 곤살레스는 로스터 등록 시 300만 달러를 받기 때문에 사실상 1년 800만 달러 계약이다. 한편 콜로라도와 틀어진 루크로이는 어떻게 됐을까. 3월초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다가 오클랜드와 1년 6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아이아네타의 계약 총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2018 포지션 예상 (mlb.com)


포수 : 크리스 아이아네타(R)

1루수 : 라이언 맥마혼(L)

2루수 : D J 르메이휴(R)

3루수 : 놀란 아레나도(R)

유격수 : 트레버 스토리(R)

좌익수 : 이안 데스몬드(R)

중견수 : 찰리 블랙몬(L)

우익수 : 카를로스 곤살레스(L)


지난 시즌 콜로라도 공격력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이 없었다. 들뜬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었는데, 막상 내용물이 별 볼 일 없었다. 홈에서 타율(.298) 출루율(.364) 장타율(.498) 모두 ML 1위에 오른 것은 그리 새롭지 않았다. 그러나 홈 조정득점창조력(wRC+)은 93으로 ML 22위였다. 극단적인 타자 구장을 떠나 원정에서 날아다녔을 리는 만무했다(원정 .248 .312 .390 wRC+ 82). 올해는 홈과 원정의 격차를 줄이기 이전에, 홈에서의 생산력부터 만회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찰리 블랙몬과 놀란 아레나도에게 책임을 묻기는 힘들었다. 나란히 MVP 순위에서 5위(블랙몬) 4위(아레나도)를 차지한 둘은 리그 최강의 듀오였다. 블랙몬은 리드오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331 .399 .601 37홈런). 눈에 띄게 끌어올린 장타력은 쿠어스필드 효과를 톡톡히 누린 산물로, 홈 장타율 .773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2위 애런 저지 .725). 그러나 원정에서는 마치 헐크로 변신하기 전 브루스 배너 박사 같았다(.276 .337 .447). 원정 ops .784는 지난해 위트 메리필드와 같은 수준이다(홈 ops 1.239). 올해도 블랙몬은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쓴다. 그런데 지난해 파괴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3년 연속 마이너스를 찍은 중견수 디펜시브런세이브(DRS -5)도 향후 포지션 변경을 시사한다.


블랙몬이 물음표라면, 아레나도는 느낌표다. 3년 연속 35홈런 130타점을 이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37홈런 130타점) 심지어 성적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아레나도가 올해도 35홈런 130타점 이상을 기록하면, 역사상 불과 네 명밖에 없었던 4년 연속 35홈런 130타점 타자가 된다(베이브 루스, 켄 그리피 주니어, 새미 소사, 라이언 하워드). 2015년 38.5%였던 아웃존 스윙률이 2016년 34.2% 2017년 30.6%까지 떨어진 상태. 유인구에 잘 대응한 결과 데뷔 후 첫 3할 타율도 넘어섰다(.309 .373 .586). 아레나도 역시 홈과 원정의 온도차는 있었다(ops 홈 1.036, 원정 .886). 하지만 블랙몬처럼 완전히 힘을 잃어버리진 않았는데, 원정 18홈런은 홈에서 친 19홈런보다 겨우 하나 부족했다. 데뷔 후 한 번도 골드글러브를 놓친 적이 없는 3루 수비도 여전히 최정상을 지키고 있다(DRS +20). 팀 리더로 거듭난 아레나도는 콜로라도가 오래 잡아둬야 한다. 2년 2950만 달러 계약이 올해 끝나면 연봉조정 마지막 시즌을 거친 후 FA가 된다(2020년)



정확성의 D J 르메이휴(.310 .374 .409) 장타력의 트레버 스토리(.239 .308 .457 24홈런)는 콜로라도의 부사수들. 30홈런 타자 마크 레이놀즈(.267 .352 .487)가 팀을 떠났지만, 지난해 나란히 부진했던 1985년생 동갑내기 두 타자가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이안 데스몬드(95경기 .274 .326 .375)와 카를로스 곤살레스(.262 .339 .423)다. 콜로라도가 5년 7000만 달러를 안겨준 데스몬드(사진)는 지난해 부상(왼손 종아리)에 시달렸다. 올해 연봉이 2200만 달러로 오르는만큼 그에 맞는 활약을 해줘야 한다. 현재 콜로라도의 가장 애매한 포지션은 1루. 라이언 맥마혼이 스프링 캠프에서 잘해주고 있지만(.354 .367 .542) 데스몬드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1루도 맡아줄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체면을 구긴 곤살레스는 좌투수 성적이 관건(좌완 상대 .206 .241 .321). 9월 24경기에서 해답을 찾았다면(.377 .484 .766) FA 재수는 성공할 것이다.


주전 포수가 토니 월터스에서 아이아네타로 바뀐 것은 고무적이다. 83경기를 뛰고도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한 월터스(.240 .341 .284)는 다른 의미로 놀라웠다. 한 시즌 250타석 이상 들어선 콜로라도 타자가 홈런이 없었던 것은 1993년 알렉스 콜에 이어 두 번째. 포수 전체 홈런이 5개로 ML 최하위였던 콜로라도는, 지난 시즌 17홈런을 친 아이아네타(.254 .354 .511)의 합류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아이아네타 통산 쿠어스필드 .265 .378 .501). 외야진은 헤라르도 파라(.309 .341 .452)가 벌써부터 부상 소식을 전했지만, 예비 자원은 넉넉하다. 이가운데 데이빗 달이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2년 드래프트 전체 10순위의 달은 2016년 63경기에서 .315 .359 .500을 기록해 기대를 모았다. 한 시즌을 허비하게 한 늑골 부상 여파가 없는 것이 중요하다.


2018 선발진 예상 (mlb.com)


1선발 : 존 그레이(R)

2선발 : 타일러 앤더슨(L)

3선발 : 허먼 마르케스(R)

4선발 : 채드 베티스(R)

5선발 : 카일 프리랜드(L)


*예비 : 제프 호프먼(R) 안토니오 센사텔라(R)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데이비스/맥기*/쇼/옥타비노/던*/러신*/오버그


지금까지 콜로라도의 투수 육성법은 일관적이었다. 무작정 하나의 유형으로 통일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블랙 감독과 스티브 포스터 투수코치는 '맞춤형 과외'로 차별화를 뒀다. 각 투수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다양한 투수들을 한 곳에 모았다. 과거 FA 선발투수 잔혹사를 겪은만큼 올해도 외부 영입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 허먼 마르케스(29선발) 카일 프리랜드(28선발) 등 신인 투수들이 도합 93선발을 합작했는데, 이러한 2년차 투수들의 성장이 요구된다.



존 그레이(20경기 10승4패 3.67)와 마르케스(29경기 11승7패 4.39)는 구위를 앞세우는 투수들. 지난 시즌 에이스로 도약한 그레이는 왼발 골절만 아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마지막 13경기 7승3패 2.64). 100이닝 이상 던진 134명 중 9이닝당 피홈런이 10번째로 적은 것(0.82개)도 쿠어스필드 투수로서 합격점이다. 두 좌완 선발 타일러 앤더슨(17경기 6승6패 4.81)과 프리랜드(33경기 11승11패 4.10)는 기교파에 가깝다. <포심 체인지업 커터>의 앤더슨은 무릎 수술을 회복한 마지막 4경기를 잘 끝냈다(3승1패 1.19). <포심 싱커 커터>의 프리랜드(사진)는 이상적인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1.95는 ML 8위). 땅볼 유도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지만, 장타 억제가 우선 목표인 쿠어스필드 투수에게는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홈 6승8패 3.72).


콜로라도는 최근 메이저리그 대세론을 따를 예정. 선발에게 맡기는 이닝을 줄이고, 불펜 활용을 높일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불펜 투입이 이루어질 것이다. 웨이드 데이비스가 2014-16년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2014-16년 185경기 1.18). 지난해 컵스에서 확인했듯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59경기 32세이브 2.30). 패스트볼 평균 구속(94.7마일)과 커터 평균 구속(90.6마일)도 예전 같지 않다. 다만 수 차례 중압감을 이겨낸 관록은 데이비스만의 무기다. 홀랜드보다 더 좋은 선택인 데이비스가 크게 휘청거리진 않을 것이다. 맥기(62경기 3.61)와 쇼(79경기 3.52)는 힘의 균형을 맞춰줄 투수들. 쇼는 5년 연속 70경기 이상 등판했을 때 주는 개근상을 유일하게 받았다. 맥기와 함께 마이크 던(68경기 4.47) 크리스 러신(60경기 2.65)의 좌완 불펜 라인업도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블랙 감독이 오면서 달라진 것은 의사소통 방식이다. 블랙 감독은 투수와 포수가 충분히 대화를 나누도록 권하고 있다. 피칭을 하기에 앞서, 배터리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블랙 감독 역시 그냥 좌시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 동분서주 했다. 특히 쇼를 가까이서 지켜봤던 테리 프랑코나 감독과 찰스 내기 코치에게 직접 연락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는 후문이다(내기는 애리조나 시절 쇼의 스승이었다).


올해도 다저스의 벽은 높다. 애리조나는 물론 샌프란시스코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예상을 뒤엎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이제 더 큰 기대 속에 성과를 내야 한다. 심혈을 기울인 불펜 야구가 빛을 보려면 리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선이 더 활발하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 작년처럼 블랙몬과 아레나도, 둘만 기억이 나서는 곤란하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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