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망] <20> '카르페 디엠' 밀워키 브루어스
밀워키 지난 5년 성적
2013 : 4위 (74승)
2014 : 3위 (82승)
2015 : 4위 (68승)
2016 : 4위 (73승)
2017 : 2위 (86승)
2017 밀워키 부문별 성적
득점력 : D+ (wRC+)
콘택트 : F (Con%)
파워 : B (ISO)
주루 : C+ (BsR)
수비 : B+ (DRS)
선발 : B+ (fwar)
불펜 : B+ (fwar)
IN : 로렌조 케인(5년 8000만) 요울리스 차신(2년 1550만) 맷 앨버스(2년 500만) 분 로건(1년 250만) 요바니 가야르도(1년 200만) 크리스찬 옐리치, 웨이드 마일리, 라다메스 리즈, 최지만
OUT : 맷 가르자, 앤서니 스와잭, 닐 워커, 카를로스 토레스, 윌리 페랄타, 제러드 휴즈, 앤드류 수색, 루이스 브린슨, 왕웨이중
FA 영입 비용 : 1억500만
2010년 겨울, 밀워키는 공들여서 발전시킨 팜을 허물기로 했다. 브렛 로우리로 토론토 2선발 숀 마컴을 영입. 여기에 유망주 네 명을 내주고 마컴 앞에 내보낼 수 있는 투수도 데리고 왔다. 2009년 사이영상 수상자 잭 그레인키였다. 당시 밀워키는 2011년이 다이나믹 듀오(브론 필더)를 선보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었다. 그래서 월드시리즈 우승 적기라고 판단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정규시즌 96승은 필라델피아(102승) 다음으로 많은 내셔널리그 2위. 비록 포스트시즌에서 세인트루이스에게 고배를 마셨지만(챔피언십시리즈 2승4패) 사람들은 최선을 다한 밀워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남자의 팀'이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줬다.
지난해 밀워키의 운명은 정규시즌 막판까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콜로라도가 다저스 3연전을 모두 패하고, 밀워키가 세인트루이스 3연전을 모두 승리했다면, 두 팀은 163번째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콜로라도는 1승을 챙겼고, 밀워키는 1패를 당했다. 1승 차이로 마지막 와일드카드 한 장의 주인공이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워키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빨리 얻은 성과로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자 마크 아타나시오 구단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타나시오 구단주는 엄청난 야구 열정을 보여준 故 마이크 일리치 구단주(디트로이트)와 닮았다는 평판. 그만큼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는 인물이었다. 아타나시오 구단주의 신조 중 하나는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은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 였다.
초반에는 단타만 쳤다. 요울리스 차신, 요바니 가야르도, 분 로건 같은 투수들을 수집했다. 밀워키가 연타석 홈런을 날린 것은 1월말. 트레이드를 통해 크리스찬 옐리치(사진)를 확보한 뒤 다음날 FA 대어 로렌조 케인도 손에 넣었다. 최소 15팀의 관심을 받은 옐리치는 실력/나이/계약 삼박자가 어우러지면서 가치가 굉장히 높았다. 이에 밀워키는 최고 유망주 루이스 브린슨(외야수)을 비롯해 이산 디아스(내야수) 몬테 해리스(외야수) 조던 야마모토(우완)까지 네 명을 내줬다. 야마모토를 제외한 세 선수는 밀워키 10위권 이내 유망주들. 대신 밀워키는 올해 26세 시즌인 옐리치를 향후 4년 간 4325만 달러에 쓸 수 있다(2022년 팀 옵션 1500만).
외야수가 넘치는 밀워키가 케인까지 영입한 것은 다소 놀라웠다. 케인의 계약은 이번 오프시즌 네 번째로 큰 규모였는데,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시장 침체를 무너뜨린 신호탄이기도 했다(이후 다르빗슈 호스머 제이디 마르티네스 계약). 밀워키는 각종 수상에 따른 인센티브와 매년 밀러파크 특별석 제공(20석) 결정적으로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쥐어주면서 정성을 다했다(트레이드 거부권은 올해만 전 구단이며, 2019년 15팀, 2020년 7팀, 2021-22년 각 5팀으로 줄어든다). 이로써 2010년 12월 그레인키 트레이드 때 포함됐던 케인은 7년만에 친정팀으로 금의환향 했다. 참고로 케인이 데뷔한 2010년 밀워키에서 최고참 선수는 바로 크렉 카운셀 감독이었다.
2018 포지션 예상 (mlb.com)
포수 : 매니 피냐(R)
1루수 : 에릭 테임즈(L)
2루수 : 에릭 소가드(L)
3루수 : 트래비스 쇼(L)
유격수 : 올랜도 아르시아(R)
좌익수 : 크리스찬 옐리치(L)
중견수 : 로렌조 케인(R)
우익수 : 도밍고 산타나(R)
밀워키는 리그 최강 외야진에 도전한다. 옐리치가 타격에서 최고 시즌이 기대된다(.282 .369 .439). 타자에게 악명 높은 말린스파크를 벗어난 동시에 타자에게 유리한 밀러파크로 넘어왔다. 특히 밀러파크는 좌타자가 더 반기는 곳. 지난 3년간 말린스파크 좌타자 홈런 팩터가 0.81이었던 반면 밀러파크는 1.51로 가장 높았다. 옐리치의 통산 장타율도 홈(.398)보다 원정(.462)에서 더 돋보였다. 다만 옐리치의 타격 성향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옐리치는 발사 각도에서 유추할 수 있듯(평균 4.8도) 땅볼 비율이 높은 타자다(통산 땅볼 59.1% 뜬공 19.2%). 타구질도 땅볼이 좋았다. 땅볼 평균 출구 속도는 87.6마일로 전체 11위지만, 뜬공은 전체 87위(92.6마일)에 불과했다(50타구 이상 252명). 뜬공 출구 속도 2위 지안카를로 스탠튼(99.8마일) 25위 마르셸 오수나(94.7마일)와 옐리치의 차이점. 옐리치가 구장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발사 각도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자칫 잘못되면 현재 장점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중견수는 케인이 맡을 계획이다. 지난해 옐리치는 중견수 디펜시브런세이브(DRS)가 -6으로 평균 이하였다. 케인은 전성기 수준은 아니지만(2013-15년 DRS +49) 옐리치보다 뛰어난 중견수 수비를 보여줬다(DRS +5). 타자로서도 준수한 활약(.300 .363 .440). 케인 역시 타자에게 불리한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뛰었다. 데이빗 스턴스 단장은 케인에 대해 "진짜 파이브툴 플레이어"라고. 2015년 캔자스시티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케인이 친정팀 우승도 도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외야진의 마지막 퍼즐은 도밍고 산타나(사진)가 유력하다(.278 .371 .505). 지난해 30홈런 15도루를 해낸 산타나의 조정득점창조력(wRC+) 126은 팀 1위였다(테임즈 125). 2사 후 득점권 ops 1.191은 놀란 아레나도(1.278) 다음으로 높은 ML 2위(70타석). 우익수 수비는 썩 좋지 않았는데(DRS -5) 키온 브록스턴이 중견수로 나올 때와 달라질 수 있다(브록스턴 DRS -7).
밀워키는 외야수 두 명이 추가되면서 라이언 브론(.268 .336 .487) 브록스턴(.220 .299 .420) 브렛 필립스(37경기 .276 .351 .448)의 자리가 없어졌다. 올해 연봉 1900만 달러를 받는 브론은 벤치에 묵혀둘 수 없는 선수. 밀워키는 브론에게 1루 수비를 주문했다. 브론이 안착하면 내야 옵션은 강화된다. 그런데 브론은 2007년 신인 시절 내야 수비에 트라우마를 남기고 외야로 떠난 기억이 있다(3루수 DRS -32). 20-20이 가능한 브록스턴(20홈런 21도루)도 제4의 외야수로 쓰기에는 애매하다. 이에 외야 자원으로 선발투수를 받아오는 트레이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두 선수는 실질적인 2년차를 맞이한다. 에릭 테임즈(.247 .359 .518 31홈런)와 트래비스 쇼(.273 .349 .513 31홈런)다. 테임즈는 좌완이 나오면 약점을 노출했지만(.182 .264 .394) 이 부분을 보완해 줄 훌륭한 파트너가 있었다(아길라 좌완 상대 .302 .370 .531). 테임즈/아길라로 재미를 본 밀워키가 다짜고짜 이 플래툰을 폐기하진 않을 것이다(브론마저 넘보고 있는 1루에 최지만이 입지를 다지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새로 합류한 옐리치, 케인이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도합 62홈런을 쏘아올린 '테임즈 쇼'는 올해도 계속되어야 한다.
첫 풀타임 시즌이 나쁘지 않았던 올랜도 아르시아는 주전 유격수 굳히기에 들어간다(.277 .324 .407). 최대 격전지는 아르시아와 짝을 이룰 2루다. 에릭 소가드(94경기 .273 .393 .378) 조너선 비야(.241 .293 .372)가 경쟁한다. 소가드가 우위에 있지만, 비야는 얼마든지 이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 2016년 리그 도루왕(62개)에 ops .826을 기록했으며, 밀워키 타선의 특징인 <파워+스피드>에 더 어울리는 타자다. 매니 피냐, 스티븐 보트, 젯 밴디가 버티고 있는 포수는 공격과 수비가 가장 균형 잡힌 피냐(.279 .327 .424)가 선두다. 피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포수 터커 반하트보다 포수 디펜시브런세이브가 더 좋았다(DRS 피냐 +14 반하트 +11)
2018 선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1선발 : 체이스 앤더슨(R)
2선발 : 잭 데이비스(R)
3선발 : 요울리스 차신(R)
4선발 : 주니어 게라(R)
5선발 : 웨이드 마일리(L)
*예비 : 지미 넬슨(R) 브랜든 수터(L)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크네이블/반스/헤이더*/앨버스/제프리스/로건*
밀워키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는 선발진에 달려 있다. 타선에 A급 선수 두 명을 포함한 것과 달리, 선발진은 3~4선발 투수들만 충원했다. 지난 시즌 선발진의 삼각편대는 잭 데이비스(17승9패 3.90) 지미 넬슨(12승6패 3.49) 체이스 앤더슨(12승4패 2.74)이었다. 이가운데 넬슨은 9월에 받은 어깨 수술로 복귀일이 미정이다. 넬슨이 돌아오기 전까지 남은 자원들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지난주 사근 부상을 당했던 데이비스가 큰 부상을 피한 것이 다행이다.
중요한 시즌을 앞둔 스턴스 단장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두 선수(옐리치 케인)가 잘해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차이'를 일으키려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차신이 좋은 활약을 해줘야 한다. 우리 코칭 스태프들이 그를 그렇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에서 기사회생한 차신(13승10패 3.89)은 빼어난 슬라이더가 일품인 투수(피안타율 .154). 올해는 체인지업 구사를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홈(9승3패 1.79)과 원정(4승7패 6.53)의 불협화음을 얼마나 개선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밀워키는 과거 팀의 에이스였던 요바니 가야르도를 불펜으로 기용할 방침이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웨이드 마일리를 비롯해 브렌트 수터 같은 선수에게도 기회. 일각에서는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알렉스 콥 영입도 언급했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