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코어 [2018 전망] <18> '오타니가 왔다' LA 에인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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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절스 지난 5년 성적 

 

2013 : 3위 (78승)

2014 : 1위 (98승) *DS 탈락

2015 : 3위 (85승)

2016 : 4위 (74승)

2017 : 2위 (80승)


2017 에인절스 부문별 성적


득점력 : D+ (wRC+)

콘택트 : B (Con%)

파워  : D (ISO)

주루  : C (BsR)

수비  : (DRS)

선발  : D (fwar)

불펜  : (fwar)



IN : 저스틴 업튼(5년 1억600만) 잭 코자트(3년 3800만) 르네 리베라(1년 280만) 크리스 영(1년 200만) 오타니 쇼헤이, 이안 킨슬러, 짐 존슨, 크리스 카터, 자바리 블래시


OUT : 유넬 에스코바, 브랜든 필립스, 리키 놀라스코, 버드 노리스, 유스메이로 페티트, C J 크론, 제시 차베스, 클리프 페닝턴, 휴스턴 스트리트, 벤 르비어, 더스틴 애클리, 페르난도 살라스, 앤드류 베일리(은퇴)


FA 영입 비용 : 1억4880만


2017년 월드시리즈는 11월2일에 끝이 났다. 그리고 에인절스는 11월3일 저스틴 업튼과 5년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남은 4년 8800만 달러를 포기하고(옵트아웃) FA 시장에 나올 것이 유력했던 업튼은, 그대로 에인절스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기존 계약 기간보다 1년이 늘어났고, 1750만 달러를 더 얹어줬다. 여기에 업튼은 앨버트 푸홀스, 마이크 트라웃과 더불어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에인절스 선수가 됐다. 이전 계약 구조가 매년 2212만5000달러를 동일하게 받는 것이었다면, 새 계약은 시간이 갈수록 연봉이 많아진다(2018년 1600만, 2019년 1800만, 2020년 2100만, 2021년 2300만, 2022년 2800만).


에인절스는 크리스마스를 약 보름 앞두고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미리 불렀다. 수많은 러브콜을 받은 오타니 쇼헤이(사진)가 에인절스를 선택한 것이다. 에인절스는 두 차례 트레이드(짐 존슨, 제이콥 피어슨)를 통해 국제 계약 보너스를 231만5000달러로 늘렸었다. 하지만 금액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는데, 켄 로젠탈(The Athletic)에 의하면 오타니 영입은 전적으로 빌리 에플러 단장의 공이다. 에플러 단장은 오타니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일본을 방문해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렇다 보니 다른 관계자들에 비해 오타니를 잘 알고 있었다. 이에 오타니가 각 팀들에게 요구한 과제(?)도 자세히 작성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한편 오타니의 행선지를 예상하는 과정에서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그러자 오타니 측은 이를 바로잡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얼마나 화제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타니를 손에 넣은 에인절스는 신나게 달렸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는 잭 코자트와 이안 킨슬러를 데리고 왔다. FA를 앞두고 최고 시즌을 보낸 코자트(.297 .385 .548 24홈런)는, 에인절스에서 3루 수비에 도전한다(코자트는 데뷔 후 줄곧 유격수로 나섰다). 에플러 단장은 코자트에게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만약 에인절스가 6인 로테이션으로 투수 13명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코자트는 지금까지 쓰던 글러브보다 더 큰 사이즈의 글러브로 바꿨다). 르네 리베라, 크리스 영으로 선수층을 두텁게 한 것도 옳은 방향이었다. 2014년 이후 팀 내 네 번째로 많은 경기에 출장한 C J 크론(408경기)은 탬파베이로 트레이드(푸홀스 617경기, 칼훈 598경기, 트라웃 589경기). 크론은 오타니가 오면서 1루 출장 시간이 줄어들 예정이긴 했다. 한편 2016-17년 에인절스에서 도합 16경기만 나온 앤드류 베일리는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에인절스 구단 직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통산 265경기 95세이브 3.12). 베일리는 비디오 판독 담당 부서에 배치됐다.


2018 포지션 예상 (mlb.com)


포수 : 마틴 말도나도(R)

1루수 : 루이스 발부에나(L)

2루수 : 이안 킨슬러(R)

3루수 : 잭 코자트(R)

유격수 : 안드렐턴 시몬스(R)

좌익수 : 저스틴 업튼(R)

중견수 : 마이크 트라웃(R)

우익수 : 콜 칼훈(L)

지명 : 앨버트 푸홀스(R)


지난해 에인절스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리그 11위에 머물렀다(4.38점). 리그 최하위에 그친 장타력(.397)은 더 답답했다. 트라웃 혼자 발버둥 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올해는 이전보다 든든한 지원군들을 만났다. 가장 중요한 선수는 트라웃 옆집에 안착한 업튼이다(.273 .361 .540 35홈런). 에인절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좌익수 때문에 주름이 깊어졌다. 그러나 업튼이 오면서 미간을 찡그리는 일이 사라졌다. 업튼이 오기 전 에인절스 좌익수의 조정득점창조력(wRC+) 순위는 ML 26위였는데(81) 업튼이 오고 나서는 1위로 급상승했다(137). 좌익수 수비도 좋은 업튼(DRS +8)은 트라웃이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 트라웃이 부진할 가능성은 낮다(114경기 .306 .442 .629). 올시즌 에인절스 타선이 좋아질 수 있다는 가정은, 트라웃이 건재하다는 전제하에 내세우는 것이다. 만약 트라웃이 지난 시즌보다 더 적은 경기에 출장한다면, 에인절스가 겨우내 열심히 한 보강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트라웃이 없는 에인절스는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에서 영미를 목놓아 외친 김은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그만큼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푸홀스가 달라질 수 있을까(.241 .286 .386). 푸홀스(사진)는 지난시즌 규정타석을 충족한 144명 중 승리 기여도가 가장 낮은 선수였다(fWAR -2.0). 23홈런 101타점을 올렸지만, 효율성으로 따지면 그 가치가 반감됐다. 푸홀스는 최근 세이버 신봉자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누군가가 타점은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는 기사를 작성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타점이 없으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렇다고 올시즌 푸홀스가 타점에만 신경쓸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지난 몇 년을 통틀어 몸상태가 최고라고 밝힌 푸홀스는 체중을 약 7kg 정도 감량했다. 오타니에게 지명타자를 양보하고, 1루수 출장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한때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던 푸홀스가 1루 수비 감각을 얼마나 되찾을지도 관심사다. 참고로 푸홀스는 통산 3000안타에 3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달성 시 보너스 300만). 2000타점도 시즌 내 노려볼 수 있다(-82개). 메이저리그 역사상 600홈런/3000안타/2000타점을 모두 이루어낸 타자는 지금까지 두 명밖에 없다(행크 애런, 알렉스 로드리게스).


에인절스는 우타자가 굉장히 많은 팀이다. 몇 안되는 좌타자들인 콜 칼훈(.244 .333 .392) 루이스 발부에나(117경기 .199 .294 .432) 그리고 오타니가 선전해줘야 한다. 에인절스는 좌타자들에게 선물 하나를 준비했다. 홈구장 우중간 담장 높이를 18피트(5.4m)에서 8피트(2.4m)로 낮춘 것이다. 당겨치는 비중이 높은 칼훈과 발부에나에게 희소식. 두 선수는 모두 성적 회복이 공통 과제인데, 발부에나에게 기회가 충분히 주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시즌 에인절스의 자랑은 수비였다(DRS +30). 안드렐턴 시몬스(.278 .331 .421)와 마틴 말도나도(.221 .276 .368)는 각각 유격수, 포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시몬스 DRS +32, 말도나도 +22). 올해는 투수들의 어깨가 더 가벼워질 전망. 뛰어난 2루 수비를 뽐내는 이안 킨슬러가 왔기 때문이다(통산 2루수 DRS +108). 지난 시즌 공격에서 아쉬웠지만(.236 .313 .412 22홈런) 선구안이 나빠진 것은 아니었다(볼넷률 6.6→9.0%). 에인절스는 킨슬러가 리드오프를 맡아주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발부에나/푸홀스의 1루 수비, 코자트의 3루 수비는 변수가 될 수 있는데, 코자트가 유넬 에스코바(DRS -9)보다 절망적이진 않을 것이다.


2018 선발진 예상 (mlb.com)


1선발 : 개럿 리처즈(R)

2선발 : 앤드류 히니(L)

3선발 : 오타니 쇼헤이(R)

3선발 : 맷 슈메이커(R)

5선발 : 타일러 스캑스(L)


*예비 : 파커 브리드웰(R) 닉 트로피아노(R) J C 라미레스(R)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파커/베드로시안/미들턴/존슨/알바레스*/우드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오타니의 주요 보직은 선발투수라고 말했다. 야수보다 투수로 팀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에인절스는 더 나아가 오타니가 그들이 찾는 에이스가 맞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둘러 재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에서 뛰던 시절 오타니의 한 시즌 최다이닝은 2015년 160.2이닝이었다. 또한 오른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염좌로 자가혈청주사(PRP)를 맞은 사실도 전해졌다. 타자 겸업과 별개로 투수로서도 관리가 필요한 상황. 에인절스는 6인 로테이션으로 오타니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인데,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올해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 경쟁에 나서려면, 오타니가 선발로서 평균 이상의 활약은 해줘야 한다. 지난 2월25일 밀워키와 시범경기에서는 1.1이닝 2K 2실점(2안타 1볼넷).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7마일이 찍혔지만, 제구가 오락가락했다.



선발진을 이끌어야 할 선수는 개럿 리처즈(사진)다. 리처즈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구위를 가지고 있다. 올해는 통산 비중이 5%밖에 되지 않았던 커브를 더 던질 것으로 보인다. 회전수의 제왕으로 불리는 리처즈는 커브도 리그 평균(2490회)보다 훨씬 높은 회전수(3186회)를 기록했다(통산 피안타율 .137). 문제는 리처즈가 지난 2년간 62.1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는 것. 커브와의 연애를 꿈꾸는 것보다 부상과 이혼하는 것이 우선이다. 리처즈를 비롯해 맷 슈메이커(6승3패 4.52 77.2이닝) 타일러 스캑스(2승6패 4.55 85이닝) 앤드류 히니(1승2패 7.06 21.2이닝) 등 에인절스 선발 후보들은 하나같이 내구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불펜은 출혈이 심했다. 지난해 팀 내 불펜 승리 기여도 1위 유스메이로 페티트(59경기 2.89 fWAR 1.9)와 최다 세이브 1위 버드 노리스(57경기 19세이브 4.70)가 팀을 떠났다. 페티트와 함께 불펜의 살림꾼이었던 블레이크 파커(71경기 2.54)가 올해도 바쁜 시즌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파커가 마무리로 등판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원래 에인절스가 차기 마무리로 내정한 투수는 캠 베드로시안이다. 2016년은 그에 걸맞는 피칭을 펼쳤는데(45경기 1.12) 지난 시즌은 사타구니 부상 때문에 주춤했다(48경기 4.43). 오프시즌 하체 강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소식. 만약 베드로시안이 건강하면 마무리는 그의 몫이 될 수도 있다. 두 선수와 함께 팀 내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키넌 미들턴(평균 97.2마일)도 책임감이 커졌다(64경기 3.86). 미들턴은 패스트볼 슬라이더 투 피치에서 벗어나 체인지업 장착을 도모하고 있다.


타선은 무게감이 더해졌다. 성적 하락이 우려되는 선수가 있지만(코자트 시몬스) 희망이 보이는 선수도 있다(킨슬러 칼훈). 트라웃의 단짝이 푸홀스에서 업튼으로 바뀐 점도 반갑다.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는 단연 오타니다. 시도 자체가 역사인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에인절스를 웃게 할 수도, 울게 할 수도 있다. 마운드에서 오는 불안감은 여전히 지울 수 없지만, 지켜볼 선수가 늘어난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즌이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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