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악어 오재원은 우리의 '존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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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야구했던,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를 보았던 아마야구 선수들에게 오재원은 존경의 인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황이 더욱 안타깝고, 여전히 그가 법의 마지노선을 넘는 일이 없길 바라고 있다.

서울 강남 경찰서는 20일 전 야구선수이자 국가대표 출신인 오재원에 대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전날(19일) 긴급 체포된 뒤 경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추가 마약 정황을 파악해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MHN스포츠는 지난 10일 단독으로 전직 프로야구선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과 임의동행했음을 보도했다. 당시 본지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같은 날 새벽 오재원이 마약 투약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모처에서 경찰서로 임의 동행을 했다.

오재원 '마약 투약' 신고는 그와 함께 있던 여성 A 씨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씨는 "오재원과 함께 마약 투약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후 A 씨에 따르면 "오재원과 2022년부터 최근까지 나와 함께 했던 것을 자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 기자와 연락이 닿은 오재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하며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 기사를 쓰지 마라"고 말했다.

오재원 '마약 투약' 관련 내용은 추가적으로 계속됐다. 20일 저녁 TV 조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신고자 여성 A 씨의 진술 외에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보하고 오재원을 체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재원은 경찰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의 모발 등에 대한 국과수의 마약 정밀 감정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에 나올 전망이다.



허슬 플레이의 아이콘, 모두를 동경케 한 오재원의 플레이

두산 베어스 선수 시절 오재원의 플레이는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 그 자체였다. 또 수비에서 재치 있는 모습과 함께 그것을 지켜보며 배우던 아마추어 선수들에겐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다.

2003년 2차 9라운드 72순위로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22년까지 16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두산 왕조의 발걸음을 언제나 함께했다.

오재원은 KBO리그 통산 1,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를 올렸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 속에 오재원이 있었고, 3번의 두산 우승(2015, 2016, 2019년) 멤버에도 오재원이 주축 멤버였었다.



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야구팬들에게 기쁨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선수 오재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2015 초대 프리미어12 대회, 일본과의 준결승 경기다. 준결승 당시 오재원은 큼지막한 타구를 외야로 보내며 배트 플립을 한 뒤 유유히 진루하는 모습을 비췄다. 비록 타구는 아쉽게도 중견수 뜬공이 되었지만, 그가 보여준 이 퍼포먼스는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재원이 선수 시절 가장 극찬 받았던 부분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 센스있는 야구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내야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두산을 이끌었고, 수비 플레이에서 동료 선수의 악송구가 나와도 이를 태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배울 점이 많은 선수였다. 특히 본 기자가 야구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지도자들은 TV를 통해 오재원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야구는 저렇게 하는 것"이라며 지도 영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0년 후반대 드래프트에 참가한 내야수 선수들의 대다수가 존경하는 선수로 오재원을 지목, 고교야구 선수라면 한 번쯤은 오재원에 대해 "존경스럽다"는 감정을 느꼈다.



은퇴 후, '우리 형'에서 '우리 혐'이 된 오재원

동경 받던 오재원이지만, 은퇴 후 행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재원은 은퇴 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언급하며 "난 코리안 특급을 매우 싫어한다"며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비난해 구설에 올랐다.

또 지난해 6월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이 SSG 최정을 몸에 맞는 공을 내보낸 것을 두고 빈볼 의혹을 제기한 뒤 양창섭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여기에 해설 도중 지역 비하 발언이 겹쳐져 SPOTV와 계약이 해지됐다.

박찬호를 향한 정확하지 않은 비난, 해설위원으로서 일종의 '막말' 여파가 더해져 한순간에 오재원은 선수 시절 유지하던 팬심을 잃었다.



구속의 기로에 선 오재원, 그리고...

구속영장은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타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때, 도주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됐을 때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한 영장을 의미한다.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법원에 청구하면 판사가 심사 후 발부할지, 기각할지 결정한다.

오재원의 현 상태는 구속 영장 신청 상태다. 법원에서 경찰의 청구 이유에 대한 입증 자료가 부족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될 때, 다시 말해 구속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경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할 수 있는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재원의 구속 영장 결과는 다음 주 내 마약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온 뒤, 확실히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우 아쉬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최근까지 개인 레슨 문의를 통해 아마추어 선수들을 양성하던 오재원이기에 더 안타깝다. 한 시대를 울리고 감동을 선사했던 선수다. 또 오재원을 보고 꿈을 끼우고 동경했던 선수들도 여전히 많다.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마약 투약 혐의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오재원이다. 



 

기사제공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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