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고척과 작별하던 날…“안녕, 7년 동안 고마웠어요” 본격 미국 진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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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고척 삼성전을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키움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얼굴이 타석에 들어섰다.

5-3으로 앞선 8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7번 타자 박수종 대신 이정후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월 말 왼 발목 수술을 한 뒤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이정후는 복귀 후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이정후는 삼성 투수 김태훈과 12구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이정후는 1루를 향해 힘껏 내달렸고 고척돔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그는 9회 중견수로 나서 수비도 소화했다.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타격을 한 뒤 달리고 있는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그리고 이정후는 이제 정든 고척돔과 작별을 한다.

이정후는 “어제부터 경기에 나서기 전까지 굉장히 긴장했다. 그런데 막상 타석에 들어가니 긴장이 풀렸다. 아직 실전 감각이 없었는데, 하나둘 공을 보다보니 공이 맞아가면서 파울도 나왔다. 그래도 (홈구장에서의) 제 마지막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완전히 100%가 아닌 컨디션으로 돌아왔던 이정후는 “최선을 다해 되든 안되든 준비하려 했다. 마지막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출장이었기 때문에 재활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1군에) 왔다. 그래도 최대한 괜찮은 몸 상태를 만들고 싶었는데 잘 됐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마지막 타석을 설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정후에게 고척돔은 특별한 장소다. 휘문고를 졸업한 이정후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지명을 받았다.

이종범 코치의 아들로 주목을 받았던 이정후는 데뷔 첫 해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해나갔다.

2021년에는 타율 1위로 데뷔 첫 타이틀을 획득한 이정후는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하며 우뚝 섰다.

이제 한국은 이정후에게 좁은 무대가 됐다. 이정후는 지난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구단도 이를 지지했다.

올시즌 뜻하지 않은 부진과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정후는 여전히 최고의 타자임을 입증했다. 올시즌 86경기에서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등을 기록했다. 그리고 홈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이정후의 시선은 본격적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이번 시즌 동안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정후를 보러 한국을 찾았다. 이날 삼성전에서는 피트 퍼텔러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경기를 찾아 이정후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정후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구단은 샌프란시스코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동료로 뛴 김하성이 성공한 덕분에 이정후의 평가가 높아졌다. 한국에 방문해 이정후를 여러 번 체크했고, 후반기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건강을 되찾을 것”이라고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시즌 11명의 선수가 중견수 수비를 소화할 정도로 이 자리를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이정후가 주로 수비를 소화한 포지션은 중견수다.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선수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많은 구단들이 이정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MLB 사무국이 이정후를 포스팅 공시하면 공기 기한인 30일 동안 물밑에서 치열한 영입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 팬들과 작별인사를 한 이정후는 “7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는 게 느껴졌다. 앞으로 7년보다 더 긴 야구 인생이 남았겠지만, 제가 처음 시작했던 이 7년은 가슴 속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하진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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