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언니 김연경’ 채널이 바라는 것, 여자배구를 알아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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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여자배구를 널리 알리는 것. 김연경(32·흥국생명)과 스태프들의 유일한 목적이다.

김연경은 여자배구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배구 여제로 통한다. 올해 국내로 복귀한 그는 V리그의 흥행에도 앞장선다. 경기장은 물론 코트 밖에서도 힘쓴다. 시즌,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팬들과 소통한다.

주로 활용하는 창구 중 하나는 유튜브다. 지난해 7월 14일 ‘식빵언니 김연경’ 채널을 개설했다. 현재 구독자 수는 약 51만 명. 올린 동영상 개수는 50개가 조금 넘는다. 총 누적 조회 수는 2768만회를 돌파했다. 인기가 상당하다. 일상생활부터 경기 및 방송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 힐링 콘텐츠(자존감을 올리는 법) 등 주제가 다양하다.

전문 PD가 담당한다. 우연한 계기로 손을 잡았다. PD는 “다른 유튜브 방송의 게스트 섭외 차 ‘김연경 스포츠아카데미’에 찾아갔다. 마침 선수가 유튜브를 시작하려던 참이라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자리가 됐다”며 “약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식빵언니 채널의 PD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김연경은 SNS 라이브를 켠 뒤 PD를 담당자라고 소개했다. 그가 계속 사양하자 치킨과 자장면을 사주며 쐐기를 박았다. 유쾌한 시작이었다.
 




내친김에 첫 촬영에 임했다. 당시 대표팀에 머물던 김연경이 진천선수촌으로 복귀하는 영상을 찍었다. 그것이 첫 번째 일화가 됐다. 오프닝만 함께하려던 PD는 어느덧 1년 넘게 김연경과 동행 중이다.


본격적으로 아이템 기획에 돌입했다. 초기에는 김연경이라는 선수이자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브이 로그 형식으로 김연경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담았다. PD는 “잘 어울릴 것 같은 콘텐츠가 떠오르면 딱 맞게 더 발전시켜 가져간다. 놀라운 것은 선수가 방송을 잘 이해하고 있어 주제만 던져도 어떻게 시작하고 끝내야 하는지 단번에 파악한다는 점”이라고 미소 지었다. 그는 “‘이거 왜 하는 거야!’라고 화내는 콘텐츠들의 결과가 좋았다. 예를 들면 ‘(400번 젓는) 달고나 커피 만들라고 한 사람 누구냐?’ 등이다”라며 웃었다.

1년간 PD 혼자서 전체적인 기획과 촬영, 편집을 진행했다. 최근 일거리가 많아져 식구가 늘었다. 김연경까지 총 4명이다. 막내가 PD와 디자인을 병행한다. 최근 나온 김연경 티셔츠도 그의 작품이다. 다른 한 명은 영어자막을 번역한다. 시간상 한 번 촬영할 때 두세 개의 콘텐츠를 같이 찍는다. 한 편을 제작하는 데 4~5일이 걸린다. 브이 로그도 모르던 김연경은 유튜브를 즐기기 시작했다. PD는 “이젠 촬영을 일찍 마치면 서운해한다”고 귀띔했다.

V리그가 개막하며 제작 패턴이 조금 달라졌다. PD는 “비시즌엔 ‘정말 이렇게 시간이 많으신가?’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지금은 훈련과 경기가 중요하다. 일주일에 많아야 하루, 이틀 정도 빈다”며 “그때 영상을 찍으면 유일한 휴식시간이 없어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몸 관리에 매우 엄격한 선수다. 무조건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시즌이 한창이라 잠시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스태프들은 발전을 위한 시간으로 쓰려 한다. PD는 “새로운 것들을 기획 중이다. 게스트를 섭외해 펼치는 토크쇼 ‘김연경 쇼’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 훨씬 활발한 에너지가 나온다.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식빵언니 김연경’을 만들고 가꾸는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다. 김연경을 통해 여자배구를 알리는 것. 이토록 매력적인 스포츠를, 이 종목을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PD는 “김연경 선수가 좋아서 채널을 구독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중에 경기장에 오셔서 배구를 같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우리 모두 이 생각 하나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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