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에게 그립 배운 완도 후배… 준우승만 거듭하다 드디어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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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미, 휴엔케어오픈서 첫 우승
최경주(50)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을 펼치자 그의 고향 전남 완도에 골프 바람이 불었다. 섬마을 초등학교에까지 방과 후 골프반이 생긴 덕분에 1학년 이소미도 골프채를 잡아봤다. 방과 후 수업은 없어졌지만 소녀 마음엔 이미 열정이 싹텄다. 골프 모르는 부모를 졸라 골프부가 있는 최경주 모교 화흥초등학교로 전학 갔다. 올해 스물한 살 이소미 골프의 출발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이소미는 25일 휴엔케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이소미의 그린 적중률은 2위(78.4%), 드라이브샷 거리는 6위(250.4야드)였다. 그런데도 조아연(20), 임희정(20), 박현경(20) 등 쟁쟁한 동기들에 밀려 신인상 랭킹 4위에 그쳤다. 올해까지 준우승만 3번 했을 만큼 실력이 뛰어났지만,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여러 차례 무너졌다.

이번엔 방법을 찾은 듯했다. 최혜진(21)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그는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역전 우승(합계 9언더파 207타)했다. 1번홀(파4) 티샷부터 실수가 나왔는데도 흔들리지 않았다. 8번홀(파5)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올라서 강풍을 뚫고 자리를 지켰다. 김보아(25)가 2위(8언더파), 최혜진은 공동 3위(6언더파)였다.

대회장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파72·6420야드)은 완도와 가깝다. 이소미는 한 달 전 같은 코스에서 열린 팬텀클래식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했으나 10위로 마무리했다. “생각만 바꿨다”고 했다. “챔피언조에 가면 경쟁자를 이기려다 무너지곤 했죠. 격투기도 아니고 상대를 쓰러뜨릴 수 없으니 나 자신과 코스를 이기자고 마음먹었어요.”

초등학교 시절 이소미는 이따금 모교를 찾아온 선배 최경주에게 레슨받았다. 그립의 중요성을 그때 배웠다. 3년 전엔 국가대표로서 프로암에서 최경주와 동반 라운드했다. “그립 잘 잡는다고 말씀해주셔서 뿌듯했어요.” 이번 대회는 삼양인터내셔날 주최로 신설됐으며, 휴엔케어는 소독 방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환경 사업 브랜드이다. 18번홀 버디를 기록한 선수 이름으로 살균소독기 플루건이 복지시설에 기증된다. 지난 23일 2라운드가 강풍으로 취소되면서 54홀 대회로 축소됐다.



제주 타미우스 컨트리클럽(파72·698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총상금 5억원)에선 호주 교포 이원준(35)이 우승했다. 1년 4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달성한 그는 신인상 랭킹 1위로 올라서 역대 최고령 신인상을 바라보게 됐다. 미국 2부 투어, 일본 투어 등에서 뛴 그는 지난해 회원 자격을 얻었지만 참가 대회 수가 모자라 신인상 자격이 올해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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