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효과? 각성한 이주용, 희미해지는 김진수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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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고향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 매치 1차전. 국가대표팀 이주용. 2020. 10. 9. 고양 | 박진업기자 [email protected]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의 약점으로 꼽혔던 이주용(28)이 각성했다. 김진수의 빈 자리도 점점 희미해진다.

지난 8월 말 전북은 부동의 주전 왼쪽 사이드백 김진수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보낸 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공교롭게도 김진수가 이적한 후 치른 3경기에서 승리 업이 1무2패로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이로 인해 울산 현대와의 우승 레이스에서도 한 발자국 밀려나고 말았다. 대체자로 나섰던 이주용은 수비 쪽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원래 공격수인 이주용은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확실히 수비 능력은 부족했다. 이주용이 선발 출전한 강원FC, 성남FC전에서 전북은 연패를 당했는데 나란히 2실점씩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이주용이 있는 왼쪽에서 트러블이 연달아 나왔다. 상대에게 허무하게 슛을 허용한다든지, 대인마크가 느슨해 틈을 주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자연스럽게 패배의 화살은 이주용에게 돌아갔다.

불과 한 달여 전 일이지만 이주용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지난 광주FC전 승리에 기여했다. 이주용은 왼쪽에서 활발한 공격 가담과 안정적인 수비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주용은 90분간 전진패스를 16회 성공시켰다. 쿠니모토(20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페널티박스로 향하는 패스는 5회로 팀 내 1위였다. 키패스 3회, 크로스 3회 기록도 팀에서 가장 많았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좋았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4회의 인터셉트로 광주 공격을 적절하게 차단했고, 볼 획득도 13회로 1위에 올랐다. 클리어링도 3회로 전북에서 제일 많았다. 특히 왼쪽에서 자주 부딪힌 엄원상과의 경합에서 4회 모두 승리하는 뛰어난 대인방어 능력을 선보였다. 스피드가 좋은 엄원상을 방어하는 게 전북의 승부처였는데 이주용이 수비수의 역할을 완벽하게 감당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주용은 이달 초 태극마크를 달았다. A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올림피대표팀과의 두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으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1차전에서는 후반전에 들어온 엄원상에게 몇 차례 돌파를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하기도 했다. 일종의 복수전에 이주용은 선배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광주전을 통해 이주용은 김진수의 공백을 확실하게 채울 자원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제 울산과의 맞대결이 남아 있다. 울산은 측면 공격이 좋은 팀이다. 이주용의 활약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이다. 비판으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던 이주용이지만 마무리만 잘하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광주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기대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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