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세터의 책임감' 현대캐피탈 vs 우리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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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좋은 토스는 세터의 대담함에 기인한다. 세터는 경기를 조율하는 핵심 플레이어다. 연차 혹은 구력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대담함이 있어야 경기를 풀어낼 수 있다.

20일 천안에서 경기를 펼치는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는 주전세터가 바뀐 상황에서 만난다.

현대캐피탈은 홈코트에서 시즌 첫 경기에 나선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김형진 세터 체제'라는 점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지난 9월 2일 현대캐피탈은 시즌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에서 삼성화재와 트레이드를 단행해 세터 이승원을 내주고, 김형진을 영입했다.

김형진은 2017-2018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매 시즌 30경기 이상 나서며 경험치를 쌓아온 선수다.

세터 출신인 최태웅 감독은 김형진의 대담함을 눈여겨봤다. 제천 컵대회 이후 결단을 내린 것.

현대캐피탈은 레프트 전광인의 입대로 공백이 생겼다. 컵대회에서는 전역한 송준호가 이를 대신했지만 아직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후 연습경기에서 박주형의 대각에 이시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프트 한 자리 문제는 현대캐피탈의 두 번째 체크포인트다.

나머지 포지션은 지난 시즌과 같다. 중원의 신영석과 최민호는 리딩 블로킹에서 국내 최고수들이다. 여기에 장신 박준혁도 출전 준비를 마쳤다. 외국인선수 다우디는 집에 돌아가지 못했지만 다시 시즌이 시작되면서 활기찬 모습이다.

리베로는 여오현이 허리 부상을 이겨내고 시즌 준비를 마쳤다. 1978년생인 여오현은 순발력은 전성기에 비해 내려왔지만 리시브 감각과 위치 선정은 여전하다. 리시브는 여오현 중심, 수비에선 구자혁(1998년생)이 거든다. 정규시즌에선 경기 상황에 따라 구자혁에 기회를 많이 줄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의 간판 선수인 문성민은 재활이 진행중이다. 문성민이 돌아온다면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직은 복귀 시점을 단정할 수 없다.

원정길에 나선 우리카드는 사흘 전인 17일 홈코트로 대한항공을 불러들였다. 결과는 2-3 패.

1세트와 2세트를 내준 우리카드는 3세트 21-23으로 몰리며 셧아웃 패배 위기와 마주했지만 연속 4득점하며 기사회생했고, 그 탄력으로 4세트까지 손에 넣었다. 파이널세트 초반 0-6으로 흔들리며 경기에선 패했지만 승점 1점을 따낸 부분은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는 '하승우 세터 체제'를 예고했다. 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부에 중용했던 하승우의 플레이를 보면서 새 시즌 주전 세터로 낙점했다.

그 판단에 따라 입대를 앞둔 노재욱과 경험 많은 김광국을 트레이드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신인상을 받은 이호건을 영입했다.

하지만 하승우는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아쉬움을 남겼다. 잘하려고하다 보니 다양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초반 속공 토스 또한 완벽하게 주려는 마음에 오히려 흔들렸고, 이후 위축됐다. 결국 신영철 감독은 3세트 초반 이호건으로 세터를 교체했고, 이는 승점 1점을 따내는 결과로 귀결됐다.

이후 사흘이 지났다. 우리카드는 하승우에 기회를 다시 줄 것으로 보인다. 주전 세터로 비시즌을 준비해온 하승우다. 단 한 경기로 평가할 수는 없다.

연습경기나 팀 훈련 때의 모습은 동료들에게 각인 돼 있다. 그 부분이 첫 경기를 통해 코트에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 것. 지금 하승우에게 필요한 건 '대담함'이다.

우리카드는 오른쪽에 나경복이 있고, 왼쪽에는 새 외국인선수 알렉스가 있다. 레프트 한 자리는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류윤식이 있다. 한성정은 백업으로 준비한다.

중원에는 노련미로 무장한 하현용과 최석기가 있다. 장준호도 준비를 마쳤다. 리베로 이상욱은 든든하다. 장지원도 출전 준비를 마쳤다.

오늘 경기는 두 팀 세터의 토스가 핵심 포인트다. 현대캐피탈의 새 야전사령관 김형진의 플레이가 첫 선을 보이는 날이다. 우리카드 주전 세터 하승우의 새로운 모습도 기대된다.

두 팀 수장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세터 계보를 이었던 신영철 감독(우리카드)과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이다. 세터의 토스에 민감하고, 기량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충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두 선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경기는 오후 3시 30분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시작한다. 평일 낮경기가 다소 생소하지만 10월 30일까지는 이렇게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 때까지는 무관중 경기다. 관중은 없지만 천안 코트의 열기는 매우 뜨거울 전망.

코트는 매정한 곳이다. 또한 선수의 성장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선수에게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내가 아니면 다른 선수가 코트에 나서야 한다. 이 숙명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온다. 김형진과 하승우가 펼칠 명승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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