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의 '구단주 놀이' 올시즌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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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허민 의장.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전세계약을 맺은 뒤 깨끗하게만 유지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주인 허락도 없이 덜컥 리모델링을 해버렸다. 구조를 바꾼 건물은 원상복구가 어렵다. 정상적인 전세 계약이었다면 세입자가 꽤 큰 책임을 져야 한다.

히어로즈 구단의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무혈입성한 허민 의장이 사실상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면 계약 연장은 어려울 듯 하다. 히어로즈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대표이사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소한다. 이 전대표는 지난 2018년 구단 자금 횡령으로 실형을 받고 구속 수감됐다. 구단 경영의 투명성 강화를 명목으로 당시 사외이사였던 허 의장이 대신 구단을 맡았지만 그가 구단에 투자한 것은 한 푼도 없다. 최대주주의 부탁으로 구단을 대신 경영하는 세입자인데, 현장 개입뿐만 아니라 감독 교체와 경질 등 입맛대로 구단을 주무르고 있다. 비상식적인 구단 운영으로 팬심마저 떠났고, 히어로즈를 보는 야구계 시각도 매우 차갑게 식었다. 구단 가치가 폭락했다. 광고 영업 등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주식회사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땅을 칠 노릇이다.

이 전대표와 허 의장 사이에 어떤 계약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전대표가 횡령한 회사 자금을 반납한 시기와 허 의장이 구단 경영권을 쥔 시기가 거의 일치해 모종의 금전 거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받고 있다. 구단의 KBO리그 가입금을 이 전대표에게 빌려줬던 레이니어 홍성은 회장이 구단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한 것을 고려하면, 허 의장이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명분은 없다. 홍 회장이나 허 의장 모두 이 전대표와 개인적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최대주주가 사회로 복귀하면 주주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 구단 가치를 회복해야 운영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구단을 매각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허 의장의 ‘구단주 놀이’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다. 구단에 지분이 없으니 주주총회 등에서 언제든 해임될 수 있다. 심지어 이 전대표는 전체 지분의 65%가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주주권 행사에 방해받을 요소도 적다. 허 의장이 현금으로 구단을 사들이고 싶어하더라도, 이 전대표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허 의장과 하송 대표이사도 올해 취임하면서 같은 얘기를 했다.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두 시즌 동안 하고 싶은대로 구단주 놀이를 한 허 의장은 사실 구단을 떠나면 그만이다. 감독 교체와 경질, 현장 개입 등은 법적 다툼을 할 성질의 내용은 아니다. 도덕적 흠결은 생길 수 있지만, 허 의장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모르는 프런트 사이에서는 이미 이장석파와 허민파로 아귀다툼을 펼친 터라 결속력도 사라졌다. 결국은 또 선수들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을 응원하는 죄없는 팬들도 자존심 상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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