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탈락 허삼영 한탄 "부상자 속출, 제대로 붙어보지도 못했다"

[BO]스포츠 0 972 0


삼성 라이온즈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허삼영(48) 감독은 실패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
삼성은 지난 10일 대구 롯데전에서 0-1로 패하면서 가을야구 좌절이 확정됐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삼성은 하위권은 멤돌고 있다. 2015년 정규리그 우승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준우승)한 것이 마지막 가을야구였다. 올 시즌을 이대로 8위로 마감한다면 최근 5년간 삼성의 성적은 '9위-9위-6위-8위-8위'가 된다.

지난 해 9월 삼성은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감독으로 전격 선임했다. 선수 경험은 적지만 '데이터' 활용에 능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구단 역대로 봐도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21년 동안 계속 삼성에만 있었기에 소통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이터 대가답게 슈퍼컴퓨터 '알파고'를 합친 '허파고'라는 별명과 함께 삼성의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성은 6월에 15승 10패를 거두는 등 10개 구단 중 4번째로 30승(25패)에 도달했다. 기쁨도 잠시. 그 이후 순위는 점점 떨어졌다. 선수들의 부진도 있었지만 부상자 속출이 치명타였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정규시즌이 5월 초가 돼서야 개막한 데다 일정 축소 없이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로 해 스케줄이 빡빡했다. 올스타 휴식기가 사라졌고 더블헤더에 월요일 경기까지 편성돼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더 커졌다.
그런 와중에 삼성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외국인 선수 타일러 살라디노(31)가 허리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교체됐고,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28)도 옆구리 부상으로 두 달간 자리를 비웠다. 구자욱(27), 김상수(30), 이원석(34), 이학주(30), 포수 강민호(35)까지 주전급 선수들이 한 번씩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올해 부상자명단 등재 횟수가 11일 기준 38회로 리그 1위(2위·LG 36회)다. 개막 후 5~7월에 매달 8명씩, 8월에 7명, 9월 5명, 10월 2명 등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허삼영 감독은 "선수들 부상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제대로 붙어보지도 못했다. 실력 대 실력으로 맞붙어 패한다면 인정할 수 있겠지만 자꾸 뜻하지 않게 부상 선수가 나왔다. 경기 운용 면에서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부상자 속출로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된 게 가장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역시 야구를 잘 하는 팀일수록 부상 선수가 적은 반면 약팀일수록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온다는 게 올 시즌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 역시 "시즌 초반 부상자 명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오히려 부상자가 많이 나오더라.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며 한숨을 쉬었다.

긍정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선발진에선 최채흥(25)과 원태인(20) 등이 풀타임으로 활약하고 있고, 불펜에서는 최지광(22)과 김윤수(21) 등이 등장했다. 내야에는 KBO리그 최단신 신인 김지찬(19·163㎝)이 활력을 불어넣었다.

허삼영 감독은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을 발굴했다. 특출나게 리그를 지배할 만한 선수는 없지만 조합을 잘 한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자원이 나오고 있다. 내년에 더 탄탄한 전력을 갖추기 위한 뎁스가 진행돼야 한다. 내년에 더 좋은 야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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