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감독.롯데, KIA와의 6연전이 진짜 싸움[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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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감독이 4일 수원 kt전에서 3점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는 김민성을 박수로 반기고 있는 모습. 2020.10.04. 김도훈기자 [email protected]


[잠실=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 “다음 주에 상대 할 롯데, KIA와의 6연전이 진짜 포스트시즌 진출 싸움이 될 겁니다”.

10여 경기를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 급기야 5위로 떨어진 7일 경기 전 인터뷰실. LG 사령탑 류중일감독에게 “남은 경기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의외로 담담해 보였다.

박용택의 2500안타 기록에 대해서도 “선수들이 대기록을 앞에 두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피곤하다. 여기 있는 홍보팀 직원들은 매일 꽃을 사다 놓고 대기한다. 기록을 세우지 못하면 그 꽃은 버려야 한다. 아까워 죽겠다”고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팀은 풍전등화의 상황임에도 오히려 기자실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LG 인터뷰는 어느팀 보다도 활기가 넘친다.

류감독은 “물위에 떠 있는 오리가 한가로운 것 같지만 빠지지 않으려고 물속에서는 발을 구르고 있다”면서 자신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비유했다.

류감독은 ‘감독 책임론자’다.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늘 이야기 한다. 그래서인지 긴급 상황에서도 가급적 작전을 구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기막힌 작전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1대1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공격, 무사 1,2루에서였다. 김민성은 초구에 번트모션을 취하며 삼성의 세번째 투수 노성호의 투구를 체크했다. 삼성 내야진은 전진수비로 압박했다. 1,3루수는 투수 옆에까지 나왔고 유격수는 3루쪽으로 이동하는 긴급 수비를 펼쳤다. 아주 정확한 번트가 아니면 포스아웃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자 김민성은 2구째 몸쪽 공이 들어오자 번트 모션을 거두고 힘껏 당겨쳐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3-1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LG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류중일감독은 “선발진에서 차우찬에 이어 윌슨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들을 대신해 뛸 선수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는 모두 선수들의 몫”이라고 했다. 류감독은 “그라운드에서 가끔 선수들이 감독의 바램대로 해주지 못해도, 감독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 않느냐?”면서 “남호 같은 젊은 선수들이 나와서 제몫을 해 주고 있으니 LG야구의 미래는 밝다. 남호는 일요일 경기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룻만에 다시 4위를 되찾은 LG는 이번 주말 홈에서 1위팀 NC와 더블헤더가 포함된 4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사직 원정에 이어 홈에서 다시 KIA를 상대할 예정이다. LG는 계획을 갖고 포스트시즌 진출 사활이 걸린 순위싸움의 핵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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