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포커스]'아쿠나도 스탠튼도…' MLB 가을야구에 늘어나는 '빠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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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디비전시리즈가 한창인 메이저리그.

'빠던', 배트플립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같은 날 두명의 타자가 거침 없는 '빠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한명은 애틀랜타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또 한명은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었다. 아쿠나는 다음 타석에서 보복구로 의심되는 사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면, 스탠튼은 다음 타석에서 투수가 바뀌면서 조용히 넘어갔다.

아쿠나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트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날린 뒤 배트 플립을 했다. 타격 후 잠시 멈춰 타구를 지켜본 아쿠나는 배트를 오른손에 거꾸로 잡은 뒤 던지는 세리머니 후 1루로 향했다.

문제는 마이애미가 4-1 역전에 성공한 직후인 3회말 애틀랜타 공격에서 터졌다. 1사 후 두번째 타석에 선 아쿠나가 알칸타라의 2구째 몸쪽 빠른 공에 왼쪽 엉덩이 위 옆구리 쪽을 강타당했다.

전 타석 홈런 직후 98마일 짜리 강속구에 의한 사구. 아쿠나는 고의성을 의심한 듯 바로 1루로 향하지 않고 타석 뒤로 물러나 서성거렸다.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배트를 든 채 홈플레이트 앞을 지나 투수 가까운 루트를 거쳐 1루로 향했다.

충돌을 우려한 심판이 막아서는 순간, 아쿠나는 벤치를 향해 손을 들어 도발의 뜻이 없음을 표현했다. 잠시 술렁였지만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논란은 경기 후까지 이어졌다. 아쿠나가 경기 후 SNS를 통해 "그들은 나를 잡지 못하기 때문에 맞히는 것"이라며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알칸타라는 등판 후 인터뷰에서 "왜 그는 우리가 맞힐 때마다 고의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그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 나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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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유사한 배트 플립 장면이 포착됐다.

주인공은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괴력의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었다. 스탠튼은 1-5로 뒤지던 4회초 무사 1,2루에서 탬파베이 선발 글라스노우의 몸쪽 97마일 빠른 공을 당겨 왼쪽 담장을 크게 넘겼다. 배트를 들고 자신의 타구를 잠시 감상한 스탠튼은 배트를 훌쩍 던진 뒤 그라운드를 돌았다. 2회 솔로포에 이은 연타석 홈런.

6회 스탠튼의 세번째 타석. 홈런 2방을 허용한 탬파베이 그라스노우는 카스티요로 바뀌었고 빈볼은 없었다.

홈런 타자의 '배트플립'과 '타구감상'은 메이저리그에서 금기시 된 불문율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 팬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 시청기회를 잡은 KBO리그의 빈번한 '빠던 문화'에 열광했다. 현지에서는 팬들의 볼거리인 배트 플립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극적인 승부 속에 점점 늘고 있는 메이저리그 배트플립.

과도기 속 논란과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빠던 세리머니'에 대한 엄격한 금기의 족쇄는 조금씩 헐거워질 가능성이 커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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