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야 구위 좋아진다” 연투 힘든 필승조, 롯데의 딜레마 [오!쎈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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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쉬어야 구위가 좋아지는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가 필승조 딜레마에 빠졌다. 대상은 박진형이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필승조 역할을 맡았지만 좋지 않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접전 상황에서 활용하기 힘든 투구 내용으로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올 시즌 박진형은 48경기 1승4패 17홀드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하고 있다. 홀드에 비해 필승조라고 부르기에는 평균자책점이 현저하게 높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는 1.63, 피안타율은 3할2푼7리에 달한다. 월별 평균자책점도 줄곧 6점대 이상이다. 5월 12경기 평균자책점 1.86(1승 3홀드)로 필승조 역할을 곧잘 수행했지만 6월 12경기 6.75, 7월 8경기 6.75, 8월 10경기 6.23, 그리고 9월 이후 6경기에서 12.00에 그치고 있다.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하면서 뒤를 잇는 불펜 투수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박진형은 올해 등판시 총 22명의 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필승조 투수 치고는 다소 많은 수치다.

최근 3경기에서도 모두 1이닝을 막지 못했다. 지난 6일 사직 KT전에서는 4-3으로 앞선 6회초 선발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선두타자 박경수에게 우월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피홈런 이후 2아웃까지는 잡아냈지만 배정대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이닝을 매듭짓지 못했다. 최준용에게 공을 넘겼고 흔들리는 분위기를 억제하지 못한 채 내리 실점했다. 6회에만 5실점 하며 4-8로 끌려갔다. 이후 타선이 각성하면서 10-9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진땀승의 어두운 단면이었다. 

무엇보다 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지만 연투가 힘들다는 것도 역할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6일 경기 전 허문회 감독은 “(박)진형이는 쉬어야 구위가 올라오더라”고 언급했다. 연투 상황에서 롯데의 불펜 선택지는 줄어드는 셈이다. 

기록으로도 확인이 된다. 박진형은 2연투를 해야 했던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에 머물렀다. 지난달 24일 대전 한화전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퍼펙트로 막아냈지만 이튿날 연투 상황에서는 홈런 1개 포함해 3안타를 얻어맞고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강판된 바 있다. 최근 사례에서도 연투 상황에서의 아쉬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나 6일 KT전은 지난달 27일 광주 KIA전 이후 9일 만의 등판이었다. 연투도 사실상 힘든데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올라온 상황에서도 흔들렸다. 연투가 아닌 상황에서 35경기 평균자책점 5.83으로 기록은 별반 다르지 않다.

위험도가 높은 순간에서 불안하고 연투 상황에서도 고전하는 투수를 필승조로 고집하기에는 팀의 상황이 촌각을 다툰다.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5연승으로 겨우 KIA와 공동 6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을 뿐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승부처이자 한국시리즈 7차전이다. 최준용, 김건국 등 대체 자원들도 존재한다. 20경기 남짓 남은 시즌, 롯데의 필승조 재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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