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슈퍼백업 김용의, LG의 반복된 운용미스[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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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기 전까지 누구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상황에 맞춰 모든 수를 동원해 승리 확률을 높여야 한다. 긴박한 1점차 리드에서는 더 그렇다. 수비가 뛰어난 선수들을 배치해 변수를 최소화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운용이 지난 27일 LG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바로 전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던 백업 1루수가 벤치만 지켰고 뼈아픈 역전패와 마주하고 말았다.


사실상 6회말 무실점으로 LG가 승기를 잡았던 경기였다. 상대팀이 던진 회심의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6회말 KT는 1사 1, 3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 대타카드를 펼쳤다. 승부수를 던졌는데 LG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유한준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없이 6회말을 마무리했다. KT는 8회말 2사 1루에서 마지막 대타카드였던 장성우를 투입했고 고우석은 장성우를 삼진 처리하며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뒀다.

그런데 9회말 송구 에러 두 개와 함께 승부가 뒤집혔다. 9회말 유한준의 타구를 잡은 2루수 정주현이 1루 송구 에러를 범했고 유한준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송민섭의 희생번트에 고우석이 1루 송구 에러를 범해 4-4 동점이 됐다. 결국 LG는 무사 1, 3루에서 배정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릎 꿇었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켈리의 역투와 이형종의 2홈런 4타점 원맨쇼는 허무하게 기록지에만 남았다. LG의 2연승과 단독 3위 점프도 무산됐다.

운용에 문제가 없었다면 단순히 수비 실수에 의한 패배로 돌아보며 된다. 하지만 9회말 LG 벤치는 승리를 향한 최선의 수를 펼치지 않았다. 늘 리드 상황에서 1루를 책임졌던 김용의는 이날 투입되지 않았고 로베르토 라모스는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포구시 아쉬운 판단을 했다. 정주현의 바운드된 송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굴절된 공은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기록은 정주현의 송구 에려였으나 라모스가 아닌 김용의가 1루를 지켰다면 다른 결과를 기대할만 했다. 포스아웃은 어려웠을지 몰라도 2루는 허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끝내기 안타를 맞은 무사 1, 3루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전략을 펼쳤다. LG는 1번 타자 배정대와 정면승부를 강행했는데 KT는 대타 카드를 소진한 상태였다. 배정대와 승부를 피하고 만루에서 강민국을 상대하는 게 나았다. 타율 0.302의 배정대보다는 타율 0.224의 강민국에게 삼진을 잡거나 내야땅볼을 유도할 확률이 높다. 어차피 1점만 허용하면 패배다. 1, 3루보다는 홈 포스아웃으로 3루 주자를 잡을 수 있는 만루가 수비도 수월하다. 무사였기 때문에 3번 타자 황재균과 승부는 피하기 힘들었다. 조용호의 교체로 인해 구멍난 상대의 2번 타순을 공략하는 게 정석으로 보였는데 LG는 올해 상대팀 최고 히트작인 배정대에게 맞불을 놓았다가 고개숙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을 관리차원에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근 투구수가 많았던 마무리투수 김재윤도 부상자명단에 올려 재충전시켰다. 라인업은 물론 선발투수 매치업까지 고려하면 여러모로 LG가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경기였다. 그러나 9회말 어설픈 대처로 인해 또다시 역전패 악몽에 시달렸다. 시즌 종료까지 25경기, KT와 5경기 남은 가운데 이러한 패배가 반복된다면 절대 목표로 삼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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