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아홉수, '10승의 달인'이 전한 극복법 [오!쎈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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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종서 기자] “인생에는 야구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양현종(32・KIA)은 9월 동안 ‘9’라는 숫자에 묶여있다. 지난달 28일 SK전에서 시즌 9승 째를 거둔 뒤 9월 나선 4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2이닝 10실점(8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피칭을 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따르지 않거나 혹은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지난 22일 키움전에서는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타선이 묶이면서 0-2로 패전을 떠안았다.

지독한 아홉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양현종의 모습에서 ‘옛 스승’ 이강철 감독이 조언을 했다. 이강철 감독은 현역시절이었던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10승의 달인’이다.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KBO리그 최장 기록으로 그 뒤를 정민철, 장원준(이상 8시즌), 유희관(7시즌)이 잇고 있다. 양현종이 10승을 달성하면 역대 5번째 7년 연속 10승 기록이다.

‘10승’을 ‘10시즌’이나 했던 이강철 감독이었지만, 아홉수에 대한 고생담은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나도 10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매년 아홉수에 걸렸던 것 같다. 9승 뒤 4~5번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것 같다. 10년 째에만 9승 후 바로 10승을 했고, 그해 15승을 했다”고 떠올렸다.

‘국보 투수’ 선동렬 전 국가대표 감독은 이강철 감독에게 ‘이게 아홉수구나’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정확현 연도는 기억이 안나는데 삼성과의 경기에서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선동렬 감독님께 넘겨줬다. 그런데 바운드가 잘못 튀면서 점수를 내줬고, 결국 경기가 뒤집어졌다”라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동렬 감독님이었던 만큼 2점 차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기지 못해 아홉수를 더욱 느꼈다”고 미소를 지었다.

누구보다 아홉수 벽을 많이 느꼈던 만큼 이강철 감독은 당시 얻은 극복 방법 하나를 공개했다. 이 감독은 “야구 말고 다른 걸 해야 한다. 나는 아홉수 걸릴 때 영화만 보러 다닌 적도 있다. 그렇게 아홉수를 넘고 5연승을 넘기도 했다”라며 “언제 한 번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영화를 봤는데 ‘인생에는 야구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기도 했다”고 이야기하며 옛 제자의 아홉수 극복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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