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도 '무관중' 결정... 프로스포츠 중단 현실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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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코로나19 재확산에 결단...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우려도 솔솔

[김영국 기자]
 


▲  프로배구 문성민(현대캐피탈·왼쪽)-강소휘(GS칼텍스) 선수

ⓒ 박진철 기자


 
코로나19가 또다시 프로스포츠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프로배구도 19일 KOVO컵 대회를 무관중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에 이어 국내 프로스포츠 3번째로 '관중 입장'이 성사되기 직전에 무산된 것이다. 지금은 무관중이 문제가 아니라, 대회를 끝까지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날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중 입장 승인을 받아 대회를 준비하는 중 최근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개최시인 제천시와의 협의 끝에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를 무관중 대회로 진행키로 전격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KOVO컵 대회는 KOVO가 매년 비시즌 기간에 주최하는 컵 대회이다. 이번 2020 KOVO컵 대회는 공식 명칭이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이다. 그리고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열린다. 남자배구 대회는 22일부터 29일까지, 여자배구 대회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연달아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4일 "방역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2020 KOVO컵 프로배구 대회에 대해 전체 좌석(1750석)의 10%로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며 "1회당 관중 입장 규모는 전체 좌석의 9.3%인 163명"이라고 공식 발표했었다.

그에 따라 프로배구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관중 있는 경기'를 치른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프로배구는 지난 2월 25일 열린 2019-2020시즌 V리그 한국전력-삼성화재, KGC인삼공사-IBK기업은행 경기부터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또한 3월 1일 KB손해보험-현대캐피탈, 현대건설-GS칼텍스 경기 이후 6개월 동안 프로배구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올해는 비시즌 동안 배구팬들의 큰 주목을 끌었던 대표팀의 국제대회마저 모두 취소된 상태다. 배구팬들이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고 싶은 갈증이 클 수밖에 없다.

선수들에게도 이번 KOVO컵 대회는 중요하다. 장기간 실전 경기를 하지 못하면서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에 개막하는 V리그를 앞두고 몸 상태와 경기력을 점검하는 의미도 있다.

코로나19 급속 확산, '무관중 전환' 도미노
 


▲  2019-2020시즌 V리그 '무관중 경기' 장면 (2020.2.26)

ⓒ 한국배구연맹


 
그러던 중 코로나19 망령이 또다시 국내 스포츠 전체를 덮쳤다. 지난 14일부터 일부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28~56명 수준이던 확진자 수가 14일부터 20일까지 7일 연속 100명 이상을 기록했다. 14일 103명,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 18일 246명, 19일 297명, 20일 288명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이 커지면서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8월 19일부터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전체에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완전한 2단계'로 격상시켰다. 그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모든 스포츠가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그 뿐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비수도권인 지방에서도 프로야구, 프로축구 구단들이 '자발적 무관중'으로 속속 전환했다. 프로야구는 19일까지 10개 전 구단이 무관중 전환을 선언했다. 지난 7월 26일 올해 첫 관중 입장이 개시된 이후 3주 만에 다시 무관중으로 회귀했다.

KOVO컵을 주관하는 KOVO와 개최 도시인 제천시, 그리고 프로구단들도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KOVO는 18일 이번 대회에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스마트 방역 게이트 설치, 선수-관중 동선 분리는 물론, 세트 타임 간에도 소독·환기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 전반에 도미노처럼 번진 '무관중 대세'를 거스르기 어려웠다.

현재도 3단계 기준 근접... 격상시 '모든 스포츠 중단'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 1~2주 더 지속될 경우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단계에서는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다. 이미 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야구, 프로축구는 여러모로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프로배구 KOVO컵 대회도 도중에 중단하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28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에 따르면, 국내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중심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100~200명 이상 수준이고, 일주일 이내에 더블링(일일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경우)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된다고 규정했다.

또한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 대면 집합·모임·행사 금지, △모든 스포츠 경기·행사 중단, △모든 공공시설 운영 중단, △민간시설도 주점·노래방·PC방·영화관·학원·결혼식장·종교시설 등 고위험·중위험시설 운영 중단, △학교 및 유치원 등교 수업 중단,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거나 휴교·휴원, △공공기관 필수 인력 외 전원 재택근무, 민간기업도 최대한 재택근무 권고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진행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규모만 보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재앙' 언제까지... 일일 확진자 수 발표에 촉각
 


▲  코로나19 영향 직전, 여자배구 '관중 폭발'... 평일임에도 '만원 초과' 관중인 4156명이 운집했던 장충체육관 (2020.1.16)

ⓒ 박진철 기자


 
정부는 아직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시키는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계속 이어지거나 더 커질 경우 전격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대국민담화에서 "지금 방역망의 통제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민생에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같은 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들의 수용성, 현재 상황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어느 단계냐는 것이 가장 큰 판단 근거"라며 "현재는 2단계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3단계로 올리는 것은 100명 이상의 확진자 수가 2주간 연속되고, 그 과정에서 더블링(100명에서 200명, 200명에서 400명 되는 것)이 2회 이상 나와야 된다"며 "아직까지 객관적 지표상으로 볼 때 3단계로 올라갈 요건은 충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단계 격상은 모든 프로스포츠에 재앙이나 다름없다. 스포츠 관계자들이 매일 발표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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