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FA] ‘1년 계약’ 인생 최대의 승부수 띄운 이관희 “꼭 지켜내고 싶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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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꼭 지켜내고 싶은 것이 있다.”

서울 삼성은 지난 13일 오후, 김동욱과 장민국, 그리고 이관희와 FA 재계약을 맺었다. 외부 영입은 없었지만 핵심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2020-2021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소 놀라운 결과도 있었다. 은퇴를 앞둔 노장 선수도 아닌, 그것도 이제 전성기를 맞이한 이관희가 불과 1년 계약(3억 5천만원)을 맺은 것이다. 모두가 의아해하던 상황 속에서 이관희가 답을 전했다.

이관희는 “지난해 보수 협상을 하면서 서열 30위 이내의 계약을 했다. 그건 이번 FA 때도 무조건 삼성에 남겠다는 의지와도 같았다”라며 “물론 보수 서열 30위 이내로 계약하게 되면 (이)대성이나 (장)재석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이번 FA 때는 또 다른 각오를 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구단에서는 다년 계약을 이야기하셨지만 나는 1년을 원했다. 그 이유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삼성과 나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지 못했고 항상 저평가를 받아야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내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내가 지켜내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벼랑 끝에 몰고 간 느낌이 있다. 그래서 계약 기간, 그리고 돈과 상관없이 1년을 원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이후 3시즌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우연히 이관희가 팀의 핵심 전력으로 올라선 순간부터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지 못한 것이다.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던 이관희는 지난 날의 아쉬움을 결코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지켜내야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상민)감독님께서 이번에 재계약을 하셨지만 다음 시즌에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동안 내가 부상으로 힘들어했을 때마다 도움을 준 트레이너 형들과도 이별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해 왔던 이들과 이별하고 싶지 않더라. 그러려면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그 밑바탕은 내가 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감독님께도 1년만 계약하겠다는 내 의사를 전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 내게 있어 FA보다 명예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전했다. 꼭 지켜내고 싶다.” 이관희의 말이다.

자신만을 생각해도 벅찬 FA이지만 이관희는 본인보다 전체를 바라봤다. 그가 생각하는 삼성은 그저 KBL 10개 구단 중의 하나가 아닌 운명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 운명을 지켜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관희의 생각이 100% 현실적이지는 않다. 최고로 준비해도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로 무대. 절실한 마음이 매번 해피 엔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이관희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1년 계약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은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겠다는 것과 같았다.

“남들이 봤을 때는 분명 무리수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많은 돈을 받고 싶은 마음?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FA라는 신분은 내게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매년 하는 연봉 협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지키는 것, 그것만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지금과 같은 결심이 필요했다.”

1년 뒤, 이관희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절실한 목소리로 한 가지를 이야기했다. 바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개인적인 기록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단 하나만 이뤘으면 한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는 것. 이 목표를 이뤘을 때 새로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너무도 절실하다. 개인적인 영광보다 팀으로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풀이하듯 하나씩 꺼낸 이관희는 꼭 적어달라며 마지막 이야기를 꺼냈다.

“다른 선수들을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한 뒤 감독님과 하이 파이브를 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나 역시 멋지게 득점한 뒤 감독님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기사를 감독님께서 보시게 된다면 꼭 손을 내밀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그만큼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꼭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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