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양창섭, 13년 만에 삼성 투수 신인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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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3년 만에 삼성 투수 신인상이 탄생할까. 

삼성은 두산과 함께 역대 KBO리그 신인상 최다 배출 구단이다. 총 6명이 신인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LG와 현대가 5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삼성의 신인상 수상자는 야수에 치중됐다. 양준혁(1993), 이동수(1995), 최형우(2008), 배영섭(2011), 구자욱(2015) 등 5명이다. 투수는 2005년의 오승환이 유일하다. 



역대 35명의 신인상 중 투수 포지션은 17명이다. 둘 중 한 명 꼴이다. 하지만 삼성 투수는 유난히 신인상과 인연이 없었다. 

삼성의 젊은 투수는 최근 두각을 보이지도 못했다. 기회를 얻었으나 뿌리내리지 못했다. 꾸준히 한 시즌을 마치기도 힘들었다. 최충연이 그나마 중용됐지만 지난해 42경기의 평균자책점은 7.61이었다. 

올해는 대형 신인 등장에 화색이다. 신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된 양창섭은 기대에 걸맞은 피칭을 펼쳤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눈길을 끌더니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팀의 경기수 이상 이닝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듀브론트(1.00·롯데), 휠러(1.17·한화)에 이어 3위다. 

10개 구단 통틀어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국내 선발투수는 흔하지 않다. 그만큼 양창섭의 호투는 퍽 인상적이었다. 

볼넷이 많은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지난 13일 수원 kt전에서 볼넷 4개를 허용했으며 일주일 후 대구 NC전에도 볼넷 2개를 내줬다. 피안타율이 0.200이나 WHIP가 1.57로 높은 이유다. 

양창섭은 총 131개를 던졌다. 볼은 58개. 스트라이크 비율이 55.8%다. 컨트롤이 나쁜 투수는 아니다. 20일 경기는 짓궂은 날씨로 정상적인 피칭이 어려웠다. 김진욱 kt 감독은 “투구 매커니즘이 좋다”라고 호평했다. 양창섭도 “잘 보여야 한다고 마음 먹으니 힘이 너무 들어갔다”라며 제구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양창섭은 벌써 선발진 한 자리도 꿰찼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양창섭을 4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4선발은 고정 선발투수다. 

1년차 고졸 투수가 프로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뛴다는 것은 흔하지 않다. 삼성 선발진이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양창섭의 경쟁력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졸 신인 투수 중 개막부터 선발투수로 뛰는 이는 양창섭 밖에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곽빈의 보직 및 1군 엔트리 등록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한화의 박주홍은 불펜에서 임무를 맡는다. 

포수 강민호는 양창섭에 대해 “멘탈이 강하다. 프로 첫 시즌인데 잘 적응하더라. 한국야구의 미래로 촉망 받는 투수다. 시간 흐르면 분명 한 축을 이룰 것이다”라며 했다. 

최근 10년간 투수 신인상은 모두 순수 신인이 아니었다. 2007년 임태훈(두산)이 마지막이다. 나아가 오승환 이후 13년 만에 삼성 투수 신인상에 도전한다. 등판 순서에 따라 양창섭은 다음 주중 KIA와 광주 3연전을 통해 KBO리그 정식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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