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 ‘쾅’… 서브킹 문성민 “토스할 때 느낌 팍!”

[BO]엠비 0 1565 0

[인터뷰] 남자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달성한 토종 거포





“공을 토스할 때부터 느낌이 오죠. 이건 자신 있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9년 동안 강한 스파이크 서브를 상대 코트에 수없이 꽂아 넣으며 생긴 감각 덕분일까. 현대캐피탈의 토종 거포 문성민(32)이 V리그 최초로 서브 300득점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통산 257경기 만에 대기록을 쓴 문성민은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서브에 대해 꼼꼼히 설명했다.

문성민은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3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10득점을 올리며 팀의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문성민은 3세트 초반 2번 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자신의 300번째 서브 득점을 올렸다.

2010-11시즌부터 V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문성민은 서브 득점 기록을 끊임없이 경신해왔다. 2016-17시즌 서브 득점 200호 기록을 가장 먼저 썼던 그는 2년 만에 300득점에 도달했다. 세트당 평균 서브 에이스는 무려 0.315개에 달한다. 박철우(삼성화재·269점)가 문성민의 뒤를 쫓고 있으나 세트당 평균은 0.208개로 크게 차이가 난다.

날카롭고 강한 문성민의 서브는 좋은 토스와 안정적인 볼 미팅에서 나온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토스가 정확하니 볼을 때리는 타이밍과 타점이 좋은 것”이라며 “볼과 손바닥이 만나는 미팅감이 안정돼 더욱 정확한 서브가 된다”라고 분석했다. 서브의 90%는 토스라고 강조하는 문성민도 “최대한 힘을 실어 때릴 수 있는 편한 높이로 토스하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서브를 칠 때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8초 룰(게임 시작 후 8초 안에 서브해야 하는 규칙)’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서브 전 가져가던 자신만의 루틴(습관)을 간결하게 바꿨다. 예전에는 서브 엔드 라인 뒤로 세 발짝 걸은 후 공을 가슴에 한 번 튕기는 등의 동작으로 서브를 준비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문성민은 “지금은 긴 루틴 없이 간단하게 서브를 때리는 데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흔히 점프력과 유연성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서브는 나이가 들수록 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성민에게 서브 걱정은 남의 얘기다.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훈련하기 싫어하거나 귀찮아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할 정도로 성실하게 훈련해왔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젊었을 때만큼 폭발적이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강한 서브를 치려 한다”며 “아직까지 서브만큼은 자신 있다”라고 했다.

V리그가 공인한 ‘서브 장인’에게도 까다로운 상대는 있다. 지난해부터 의정부체육관을 새로운 홈구장으로 삼은 KB손해보험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3번의 원정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문성민은 “경기장 분위기나 느낌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점점 적응 중이니 곧 좋은 서브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비슷한 경기 수 동안 서브 득점 300개에 도달할만한 선수로는 전광인(현대캐피탈·27)과 송명근(OK저축은행·25) 등이 꼽힌다. 현재 전광인과 송명근은 각각 164개, 160개를 기록 중이다. 문성민은 “각 팀의 공격을 맡는 주축 선수들은 다들 서브가 강하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나를 뛰어넘는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서브로는 장인의 경지에 오른 그에게도 보완할 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문성민은 “서브가 잘 안 들어가 영상을 돌려보면, 타점이 낮고 어색한 모습이 보인다”라고 반성했다. 서브를 조금 더 다듬고 개선하기 위해 문성민은 오늘도 천안의 훈련장에서 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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