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답지 않았던 신한은행, 관중들은 끝까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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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쿼터에 9득점하더니 3쿼터에는 6점에 그쳤다. 선수 개인이 아닌 팀 득점이다. 그래도 원정 벤치 뒤쪽 관중석에 자리잡은 관중들은 플레이 하나에 응원도구를 흔들며 호응했다. 3쿼터가 끝났을 때 34점차로 뒤졌지만 적어도 관중들만큼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반면 선수들은 3쿼터 종료 6분 여를 남기고부터 가로채기를 당해도, 상대에게 패스를 해도 평온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접전 양상이던 2쿼터 초반까지는 ‘(경기가) 안풀린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냈지만 잠깐 뿐이었다. 인천 신한은행은 5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청주 국민은행을 맞아 졸전 끝에 49-73(13-15 9-22 6-25 21-11)으로 대패했다. ‘꼴찌’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날 패배로 신한은행은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를 7연패로 마쳤다. 10경기 성적은 1승 9패. 에이스 김단비가 꼬리뼈와 허리 통증으로 개점 휴업 중이고 몸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이름값으로 영입한 쉐키나 스트릭렌은 개막 직후 퇴출됐다. 새로 데려온 자신타 먼로는 팀 합류 직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더니 팀 전술을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아 코칭스태프에게 또 한 번 깊은 한 숨을 안겼다. 먼로는 이날 국민은행 박지수를 맞아 15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무성의한 플레이로 신기성 감독의 쓴웃음을 이끌어냈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은 5대5 농구로 이길 확률이 없다. 적극적인 수비로 리바운드를 따내거나 볼을 가로채 아웃넘버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극강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만년꼴찌였던 팀을 맡아 병적으로 체력훈련에 매달렸던 이유도 속공과 압박농구에 특화된 팀 색깔을 만들어 5대5 농구의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구상 때문이었다. 신한은행 곽주영은 카일라 쏜튼에게 한 자리에서만 두 번 가로채기를 당한 뒤 상대 로포스트까지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기본기가 약하니 상대의 작은 페이크 동작에도 중심을 잃기 일쑤였다. 이 과정에서 미식축구를 방불케하는 육탄전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은행에서는 국내 최고 센터인 박지수와 최고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카일라 쏜튼이 3쿼터까지 34점(18리바운드)를 합작했는데 이는 신한은행 전체 선수들이 3쿼터까지 뽑은 28점보다 훨씬 많았다. 

문제는 이같은 졸전을 최근 여자프로농구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경기는 관중들의 시간과 돈(입장료 및 부대비용)을 사는 것이다. 팬들은 선수들의 건실한 플레이에 시간과 돈, 애정을 기꺼이 투자한다. 여자농구도 엄연히 프로 스포츠다. 선수단만 각성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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