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 출전' 디제이 존슨, 현대모비스의 오프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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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안양 = 민석환 객원기자] 28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현대모비스 경기에서 디제이 존슨이 선발로 출전했다. 

존슨은 현대모비스가 치른 6경기 중 3경기에서 평균 3분만 출전했다. 그것도 대부분이 승부의 향방이 갈린 4쿼터 막판, 이른바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에 나섰다. 이날은 처음으로 주전 선수로 출전한 것이다. 최근 야구에서 유행하는 오프너(Opener) 전략 같았다.

존슨은 1쿼터 9분 동안 8점(2점슛 4/5)을 생산했다. 공격 리바운드 3개를 포함해 총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을 책임지는 모습도 보였다. 

관중들이 존슨의 높은 타점을 보고 환호를 지를만큼 운동능력에서는 월등한 모습을 보여줬다. 4쿼터에도 3분가량 뛰며 11리바운드를 완성했다. 득점 2점이 모자라 더블더블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4쿼터에는 세번의 쉬운 슛을 연속으로 실패했고, 본인도 어이가 없는지 웃기도 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디제이 존슨는 수비 범위가 넓고, 터프함이 좋아 오세근을 지치게할 목적으로 기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1쿼터부터 디제이 존슨은 코트에 에너지 레벨을 올리며 안정된 리바운드를 가져올 수 있었다. 덕분에 이대성과 박경상이 빠른 공수전환으로 3점슛과 속공으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프너(Opener)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기용이었다. 

사실 존슨은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도 제 3의 옵션이다.(라건아도 외국인 선수로 포함) 존슨은 국내 최고의 선수라고 할 수 있는 라건아, 안정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단신용병 섀넌 쇼터들보다는 낮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포지션에서도 제 4의 옵션이다. 라건아, 이종현, 함지훈보다 낮은 출전시간을 부여받고 있으니 말이다. 본인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행을 택했고, 배우는 자세로 KBL에 적응 중이다.

양동근과 쇼터는 경기가 끝난 뒤 한입으로 존슨을 칭찬했다. 양동근은 "배려심이 깊은 친구다. 굉장히 밝고, 먼저 한국말로 인사하며 팀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섀넌 쇼터도 "아주 영리한 친구이면서도 팀을 에너지 넘치게 만든다"라며 오늘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과거 NBA에는 브라이언 스칼라브리니(Brian Scalabrine)라는 선수가 있었다. 팬들은 이 선수를 '승리를 부르는 선수'라며 좋아했다. 승부가 결정된 가비지 타임에만 등장하니 브라이언의 존재로 승리를 직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칼라브리니도 이런 역할을 싫어하지 않고, 경기 후, 엉성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팬들을 즐겁게 한 바 있다.

오늘 경기 전까지 존슨은 브라이언 스칼라브리니 같은 선수였다. 홈경기에서 팬들도 많은 역할을 부여 못하는 존슨이 안타까웠는지 동작 하나 하나마다 환호하곤 했다. 그러나 오늘은 과거의 라건아 같은 모습이었다. 

과거의 라건아도 로드 벤슨의 백업 선수였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모비스로 영입된 라건아는 실력으로 벤슨을 이겨내고 주전선수가 되었고, 지금은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디제이 존슨은 착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 팬들도 좋아한다. 언젠가는 존스가 브라이언 스칼라브리니가 아니라  제2의 라건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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