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할건 인정하자' NC, 해커 포기는 명백한 '실패'

 

인정할건 인정하자. 에릭 해커를 보낸 것은 명백한 악수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해커(넥센 히어로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2017시즌 후반 불펜으로 간 제프 맨쉽과의 결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해커와도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외였다. 

90만달러에 달하는 연봉이 부담이기도 했고 83년생, 우리나이로 서른 여섯이라는 나이가 가장 컸다. NC는 해커가 더이상 연봉값을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새 선수 찾기에 나섰다. 

팬들은 5년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해커를 포기하고 다른 선수를 찾아나선다는 것은 완벽한 대안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대만 출신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을 데려왔다.

하지만 '이럴거면 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의 활약은 애매했다. 왕웨이중은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10패-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141⅔이닝밖에 소화를 못했다. 베렛도 29경기에서 6승10패-5.28, 155이닝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해커가 2017년 12승7패-3.42에 160⅓이닝을 소화한 것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넥센과 계약하며 해커는 7월부터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79⅔이닝을 소화하고 5승3패-5.20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기대에 못미치지만 이닝 소화력이 좋다. 베렛처럼 29경기에 등판했다면 16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게다가 해커는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한 해커는 5⅓이닝 1실점으로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28일 인천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5⅓이닝 4실점. 기록만 보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과정은 좋았다.

압도적인 구위를 내세운 상대 선발 메릴 켈리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5회 시작전 켈리는 교체됐지만 해커는 계속 마운드에 올랐다. 홈런 공장인 SK 타선을 상대로 6회 1사까지 2실점으로 버텨냈다. 이재원에게 던진 실투 하나가 투런홈런으로 이어진 것이 아쉬웠지만 1차전에서 제이크 브리검이 4이닝 5실점 한 것을 보면 해커는 그런대로 제 몫을 해줬다고 볼 수 있다.

이제 NC는 1선발감을 찾는데 딜레마에 빠졌다. 150㎞를 던질 수 있는 좌완 파이어볼러보다 더 좋은 투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그렇다고 성적이나 항상 '타이트하다'는 어깨 상태로 보면 왕웨이중이 성장형 투수라고 보기도 힘들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믿고보는 엔런트'의 힘이 제대로 발휘돼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