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토종 3점대 ERA 실종…KBO 역사상 초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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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토종 최후의 보루였던 양현종(30·KIA)마저 무너졌다. 이제 국내투수 중 3점대 평균자책점을 가진 선수가 아무도 없다. KBO 리그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위기다.

양현종은 3일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전체적으로 구위가 정상이 아님이 곳곳에서 드러났던 양현종은 끝내 옆구리 통증에 조기 강판됐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4.15로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국내투수 중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양현종이었다. 그러나 이날 부진하면서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올라갔다. 평균자책점 4.00 미만을 기록 중인 리그 전체 투수도 5명(린드블럼·윌슨·소사·후랭코프·브리검)으로 줄었다.

3일 현재 규정이닝을 던진 투수는 총 24명이다. 이 중 국내투수는 8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성적도 예년에 비하면 좋지 않다. 양현종이 4.15, 박종훈(SK)이 4.23, 한현희(넥센)가 4.69, 이재학(NC)이 4.79, 문승원(SK)이 4.82로 평균자책점 5.00 미만인 선수가 5명에 불과하다.

KBO 리그 역사상 평균자책점 4.00 미만의 국내투수가 한 명도 없었던 시즌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에는 김광현(SK·3.42)이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전체 2위에 오르며 그래도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다. 적어도 평균자책점만 따지고 보면 올해만큼 국내 선발투수들이 고전한 경우는 없었다.

그래도 양현종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던 흐름이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3.48이었다. 자타 공인 국내 최고의 선발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11경기에서 이 수치가 5.46까지 치솟았다. 근래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어깨에 피로가 쌓였고, 아시안게임에도 차출돼 또 2번의 등판을 한 것이 피로도를 가속화시켰다는 평가다.

양현종은 KBO 리그 좌완 역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졌다. 최근 4년간은 모두 180이닝 이상이었고 2016년에는 200⅓이닝, 지난해에도 193⅓이닝, 올해도 184⅓이닝을 던졌다. 이는 포스트시즌이나 대표팀 등판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팀이나 대표팀 사정에 등판을 거를 수도 없었다. 결국 이를 버티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규정이닝에 발목이 잡힌 선수들도 있다. 올 시즌 23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2.65라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광현(SK)의 소화이닝은 129이닝이다. 팔꿈치 수술서 돌아온 뒤 구단 관리를 받았고, 예상대로 규정이닝에는 소폭 모자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23경기에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던 최원태(넥센) 또한 팔꿈치 부상으로 134⅓이닝 소화에 머물렀다. 규정이닝 소화는 어려워졌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투수는 양현종, 박종훈, 이용찬(두산)이다. 양현종 박종훈은 남은 경기에서 3점대 진입이 가능한 거리에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남은 등판에서 호투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용찬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할 만하다. 다만 두산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어 향후 등판 일정이 다소 유동적이다.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 중인 이용찬은 규정이닝까지 7⅔이닝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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