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송광민, 화해 시도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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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일주일 전이다. 배팅볼을 던지던 한용덕 감독은 훈련을 마친 송광민을 멈춰세웠다.

"광민아, 하나 더 치자." 한 감독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송광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배팅케이지로 들어섰다.

지난겨울 감독 취임식에서 송광민은 선수단 대표로 한 감독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또 수염을 기르려는 한 감독에게 면도기를 선물했다. 한 감독은 시즌 초반 수염에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수염은 광민이 덕분"이라며 허허 웃었다.

또 송광민은 한 감독의 든든한 오른팔이었다. 미디어데이 때 야수 대표로 한 감독과 함께 했으며 시즌이 시작하고 나선 3번 타자 3루수로 활약했다. 1루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태균 정근우 등 베테랑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져 있을 때 송광민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면서 갈등이 생겼다. 송광민은 1루 겸업을 어려워했다. 더군다나 허리, 발가락 등 여러 부위에 통증이 생겨 마음으로나 몸으로나 부담이 생겼다. 연습이든 실전이든 전력으로 하기가 어려웠다. 훈련이나 경기에서 자진해서 빠지는 날이 낮아졌다. 한 감독은 송광민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플레이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 7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경기 중 한 감독이 송광민을 나무라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잦아지는 질책에 송광민은 힘겨워했다. 대화 방식도 불만이었다. 한 감독의 말투, 단어 하나하나에 민감해졌다. 둘 사이를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송광민은 지난달 24일 1군에서 말소됐을 때 주변인에게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 감독은 송광민과 관계 회복을 위해 힘썼다.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주장 완장을 이성열에게 넘겼다. 송광민이 잘 할 때면 콕 집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진한 날에도 공개 석상에서만큼은 송광민을 감쌌다.

하지만 떨어진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3일 송광민을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말을 할수록 화가 난다"는 한 감독의 말에 큰 실망감이 묻어져 나왔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한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쓸지 여부는 그때 가 봐야 한다. 오선진 김회성 등 열심히 하는 선수를 쓰겠다"고 강경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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