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과도 같은 일"+"잃으면 큰 타격" 황희찬,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아웃...울버햄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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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황희찬의 부상 소식에 울버햄튼 팬들과 게리 오닐 감독도 울상을 짓게 됐다.

울버햄튼은 29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16강)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브라이튼을 꺾으며 울버햄튼은 FA컵 8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 황희찬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황희찬은 토마스 도일, 장-리크너 벨레가르드와 함께 공격진을 이끌었다. 울버햄튼은 전반 2분 마리오 르미나의 득점으로 앞서 나갔고, 후반 막판까지 한 골의 격차를 유지하며 승리했다.

다만 황희찬은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었다. 올 시즌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황희찬은 후반 12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의료진이 이를 확인하고 결국 교체됐다. 날카로운 패스 시도 후에 혼자서 쓰러진 상황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황희찬은 다리를 절뚝이며 페드루 네투와 교체되며 벤치로 들어갔다.

게리 오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황희찬에 대해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위에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이 정도 규모의 팀에서 그의 부상은 재앙과도 같은 일이다. 며칠 동안 어떤 선수를 쉬게 하고 뛰게 할지도 고민하느라 힘들었다. 황희찬의 상태는 크게 심각해 보이진 않는다"라며 황희찬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재 상황에서는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닐 감독의 발언에도 현지 언론의 걱정은 계속됐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황희찬은 햄스트링을 움켜쥐었는데, 이는 매우 걱정스러운 모습이고, 이미 그는 울버햄튼 소속으로 여러 차례 그런 부상을 겪었다. 너무 심각한 부상이 아니길 바라며, 울버햄튼이 일정 기간 그를 잃는 것은 분명히 큰 타격일 것이다. 그는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라고 걱정을 표했다.


이번 부상은 황희찬이 올 시즌 반전의 활약과 함께 울버햄튼 공격 선봉장으로 활약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RB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튼으로 완전 이적한 황희찬은 지난여름 이적시장 당시 울버햄튼의 재정 문제와 더불어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적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일부 언론은 '황희찬은 올 여름 울버햄튼을 떠난다. 울버햄튼은 FFP 문제에 직면했고, 구단 장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황희찬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던 팀은 리즈였다. 리즈를 이끌었던 제시 마치 감독이 황희찬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즈는 마치 감독이 떠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리즈 지역지 MOT리즈뉴스는 '1년 전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였던 리즈는 이제 그 관심이 시들었다. 황희찬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경력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아예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리즈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십 둘 중 어느 곳에 있을지 모르지만 새 시즌에 앞서 새로운 얼굴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챔피언십에서 뛰는 건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에는 뉴캐슬이 관심을 보였다. 영국의 풋볼 인사이드는 '울버햄튼이 이번 여름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선수단 판매를 해야 한다. 구단 수뇌부가 약속을 깨면서 훌렌 로페테기 감독도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주장이 물밑에서 나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황희찬도 울버햄프턴이 다음 이적시장에 현금 확보를 위해 팀을 떠날 선수 중 하나다.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뉴캐슬이다. 에디 하우 감독이 추가적인 선수단 보강을 원하고 있고 황희찬이 뉴캐슬이 쫓는 선수다'라며 뉴캐슬이 황희찬을 원한다고 전했다.

리즈와 뉴캐슬 모두 황희찬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건네지는 않았고, 황희찬은 결국 팀에 잔류해 새 시즌을 준비했다. 이적설까지 휘말리고 감독까지 바뀐 상황이었기에 황희찬의 올 시즌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상황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완전히 뒤집혔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새 감독 오닐이 부임한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입지가 흔들리며 교체로 밀려났던 황희찬은 세계적인 맨유 수비진을 앞에 두고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남겼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슈팅이 완-비사카 발을 맞고 굴절돼 골대 옆그물을 때려 아쉬움을 삼켰다. 기세를 올린 황희찬은 시즌 첫 골도 빠르게 터졌다. 지난 8월 홈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리그 2라운드 맞대결서 득점에 성공했다.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유일한 골을 기록하며 해결사 가능성을 보여줬다.

리그 연속골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리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갑작스런 햄스트링 부상으로 팬들을 놀라게했던 황희찬은 짧은 휴식만으로 회복했다. 팰리스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던 황희찬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5분 뒤 득점을 기록했다. 브라이턴전에서도 교체 투입 후 5분 만에 헤더로 득점을 터뜨린 황희찬은 팰리스전 경기에서도 교체 투입 후 5분 만에 머리로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울버햄튼 공격의 선봉장임을 증명했다. 리버풀을 상대로는 선발 출전해 전반 7분 선제골을 폭발했다. 비록 팀은 1-3으로 패해 빛이 바랬지만 황희찬의 활약은 박수를 받을만했다.


리버풀전의 폭발을 시작으로 득점 행진이 이어졌다. 리그컵 3라운드 입스위치전, 맨체스터 시티전, 애스턴빌라전, 본머스전, 뉴캐슬전,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무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적립에 성공했다.

코리안가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명성이 올라갔다. 무려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입에서 나온 별명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 경계해야 할 선수를 언급하면서 황희찬의 이름을 순간 잊어버리고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것이 큰 화제가 됐고, 이후 황희찬이 득점까지 기록하며 그의 새로운 별명으로 자리 잡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맨시티전 당시 황희찬에게 결승 역전골을 허용한 후 인터뷰에서 '황'이라고 이름을 정확하게 언급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넌지시 밝혔다.

활약은 꾸준했다. 뉴캐슬전 당시 전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던 황희찬은 후반 26분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고메스의 전진 패스를 따라 순간적으로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했다. 이후 섬세한 드리블로 태클을 시도한 수비수 한 명을 제치더니 한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가까운 골대 하단 구석을 정확하게 찔렀다. 셰필드전에서 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은 토트넘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홈 경기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어진 풀럼 원정에서 다시 페널티킥 득점으로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번리전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홈구장 몰리뉴 스타디움을 뜨겁게 만들었다.

오닐 감독도 시즌 초반 로테이션 선수로 고려했던 황희찬의 활약에 감탄을 쏟아냈다. 오닐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득점이고, 두 번째는 게임과 구조에 대한 그의 이해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다. 그는 내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정말 좋은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전술을 구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장에서 빠르게 상황을 이해하고 공격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황희찬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정말 침착하고, 득점을 하기 위해 올바른 자리에 도착하는 본능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오닐 감독은 지난해 12월에도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를 통해 "황희찬이 그렇게 많은 골을 넣은 이유는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며 "그는 대단한 자질을 갖고 있다. 팀 구조가 그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특정 지역에 있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알고 있으며, 그는 공을 오래 갖고 있지 않으며, 아주 관리를 잘한다. 팀은 특정 방식으로 경기장에서 골문 앞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황희찬은 이런 방식을 따라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골을 넣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황희찬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했다.

활약 후에는 아스널 이적설까지 등장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를 비롯해 일부 외신들은 아스널을 비롯한 일부 빅클럽이 황희찬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활약만 꾸준히 이어진다면 황희찬이 빅클럽 합류까지 노린다면 이적을 추진할 가능성도 존재했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놓칠 수 없었고, 황희찬의 주가가 더욱 치솟기 전에 발 빠른 보상으로 그와 재계약에 합의하며 황희찬을 팀에 오래 잔류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오닐 감독은 웨스트햄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한 기쁨도 직접 밝혔다. 오닐은 "그는 매우 열심히 일했고, 나와 코치진, 동료들이 여기 온 이후로 모든 것을 제공했기에 우리는 그를 보며 기쁘다. 그리고 그는 정말 중요한 골도 넣었다. 그를 오랫동안 팀에 둘 수 있어 기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훌륭한 사람이고, 어제 나와 스태프를 찾아와서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함께 한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것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누군가가 자신이 하는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그 사람의 득점과 도움이 새로운 계약으로 보상 받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라며 재계약을 축하했었다.

아시안컵 이후 황희찬이 부진과 함께 부상까지 당하며 올 시즌 후반기 활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다. 울버햄튼과 황희찬이 목표로 하던 유럽대항전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황희찬의 빠른 부상 복귀가 중요할 전망이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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