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도자 후보군은 이미 있다” 축협 클린스만 출구전략 준비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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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60)의 경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출구 전략도 준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감독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방안은 어느 정도 준비됐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는 비상 플랜이 있다는 얘기다.

협회가 클린스만의 대안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시작점이었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로 힘겹게 토너먼트에 진출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떨어진다는 전제 아래 경질의 후속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과 계약을 맺을 당시 8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계약을 정리할 수 있는 옵션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16강에서 탈락한다면 대안을 같이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4강까지 오르면서 무의미한 고민이 됐지만 그 흔적은 확인됐다. 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들이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수준의 지도자들의 계약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협회 측에서 계약과 관련해 확인하는 연락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협회의 비상 플랜은 13일 임원회의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위 임원들이 정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필요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국내 지도자가 대안으로 언급된 것이다. 미리 준비된 플랜이 아니라면 꺼내기 힘든 부분이었다.

다만 협회가 정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220만 달러(약 29억원)에 달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잔여 연봉 뿐만 아니라 다른 코칭스태프의 연봉까지 감안하면 위약금 규모가 어디까지 불어날지 모른다.

협회는 천안축구센터 건립으로 예상했던 예산이 물가 상승으로 불어나 300억원 가량의 추가 대출까지 받은 상황이다. 지도자 문제로 거액의 비용이 추가된다면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협회는 코로나19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대출받은 500만 달러(약 67억원)의 부채도 아직 갚지 못했다.

이때문에 협회 일각에선 현실적인 대안으로 경질 대신 코칭스태프 일부 개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대표팀을 맡았던 시절에도 전술은 요아힘 뢰브 등 코치들이 도맡았다는 점에서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평가다.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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