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인지도 위해 '거물' 기용 열망" 英 매체, 클린스만 문제 나열하며 정몽규 KFA 회장 언급

[BO]악어 0 481 0


[OSEN=정승우 기자] "이제 클린스만 뿐만 아니라 그를 선임한 정몽규(62) KFA 회장도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 '디 애슬레틱'의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 팀 스피어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과 한국의 지독했던 아시안컵"이라는 제목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도 언급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9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치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클린스만호는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부터 목표는 아시아 정상이라고 큰소리쳐왔지만, 꿈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아시아 축구 역사에 남을만한 졸전이었다. 클린스만이 이끈 한국은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도 요르단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오후 평소대로 미소를 띤 채 게이트를 통과했다.



귀국 현장은 어수선했다. 역사적인 졸전으로 패해 탈락한 감독은 웃고 있었고 자리에 모인 한국 축구 팬들은 분노에 차 욕설을 내뱉고 엿을 던졌다. 영어로 직접 "Go Home!(집에 가라)"이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게 축구야?"라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채 감독을 원망하는 소리도 들렸다.

토트넘 홋스퍼 전담 기자인 스피어스 기자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클린스만 감독은 수많은 '분노한 대중'과 마주했다. 기자들 역시 분노했다. 그는 급하게 마련된 인터뷰 장소에서 "사람이 많네요!"라며 초조하게 입을 열었다"라고 전했다.

피어스 기자는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과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 등 수많은 해외파 선수들은 이날 귀국 대신 소속팀으로 복귀했지만, 클린스만의 귀국은 한국에서 큰 뉴스거리였다. 한국의 주요 매체 중 하나는 그들이 귀국하기 전 한 시간 이상 공항에서 생중계를 진행했으며 카메라는 게이트에 고정돼 있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스피어스는 "국민들은 클린스만에게 답을 원했다. 기자회견의 첫 질문은 '사퇴할 생각이 있나요?'였다. 여기에 클린스만은 웃으면서 '좋은 질문!'이라고 답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반(反) 클린스만 정서는 아시안컵 개막 훨씬 전부터 있어왔다. 클린스만의 축구는 전술 일관성이 부족하며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의 스타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라고 꼬집었다.

스피어스는 이어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FIFA 랭킹 130위인 요르단과 비겼고 16강, 8강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선수들의 저항, 회복력으로 겨우겨우 살아남았다. 좀비 축구. 팬들은 이를 좀비 축구라고 불렀다. 한국은 계속해서 죽음에서 살아 돌아왔다"라며 '좀비 축구'를 언급했다.


스피어스 기자는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를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끔찍한 패배를 당했고 한국은 90분 내내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요르단은 명백히 전술을 이해했고 세컨드 볼을 따냈으며 끈기있고 열정적이었다. 클린스만의 한국은 절뚝거리고 빈혈기가 있어 보였으며 생명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중앙 공격수 손흥민에게 롱볼을 연결할 뿐이었다. 끔찍한 수비 실수도 있었다"라며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그는 클린스만의 문제점을 나열하면서 정몽규 KFA 회장도 언급했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경기를 지켜보며 특유의 스타일을 발전시켰다. 클린스만은 팀보다 개인에 더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경기는 분석 부족으로 비난받았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한국 축구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클린스만 감독은 탄탄한 전술과 계획보다는 그의 아우라로 선수단을 관리하려 한다'라고 평가했다"라며 "이제 클린스만 뿐만 아니라 그를 선임한 정몽규 KFA 회장도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직접 이름을 언급했다.


스피어스는 "클린스만과 정몽규는 요르단전 패배 이후 두 번 현지에서 만나 결과에 관해 이야기했고 두 사람 모두 대중의 극심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감독 교체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8일 공항에서 만난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는 현지에서 두 번 만났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특히 대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물론 대회를 치르면서 저희가 봤던 긍정적인 얘기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지금 경기 분석을 시작을 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그런 얘기도 많이 나눴다. 안 좋았던 점들, 실점이 많았던 부분들은 분명히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코앞에 다가온 태국과의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얘기도 나누면서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대화 내용을 밝혔다.



스피어스는 "정몽규 회장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축구계 거물을 기용하길 '열망'한다고 전해졌으며 KFA는 벤투의 후임 감독 물색 과정에서 철저한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비난받아왔다"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OSEN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