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팬들은 인산인해+단소 선물'→英 팬들은 "제발 멀리 가라"...'한국 입국' 린가드 향한 '온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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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한국에 입국한 제시 린가드를 향한 한국 팬들과 영국 팬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린가드는 5일 인천공항을 통해 런던에서 한국으로 입국해 한국 축구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린가드는 지난 2일 영국의 스카이스포츠 보도로 FC서울 이적 임박 소식이 알려지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린가드는 FC서울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았다. 2년 계약이 확정됐고 준비됐다. 린가드는 구단 방문과 이적을 완료하기 위해 다음 주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라며 린가드의 입국 소식을 전했는데, 5일 입국하며 이적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공항을 찾은 팬들은 린가드의 등장에 환호했다. 그는 장시간 비행에 피곤한 모습임에도 팬들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짧게나마 사인과 사진 등을 찍으며 팬서비스를 했고, 한 팬은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린가드의 별명에 어울리게 단소를 선물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팬들은 그가 공항에서 떠날 때까지 그를 쫓으며 그의 한국 방문을 환영했다.

공항에 도착해 이동한 린가드는 한국에서 FC서울과의 이적 마무리를 위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과 계약에 구두 합의한 그는 7일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8일 기자회견으로 이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FC서울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다만 한국 팬들의 반응과 달리 린가드의 K리그 이적 임박 소식과 한국 도착 소식을 접한 영국 팬들의 반응은 차가울 뿐이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린가드의 한국행 소식을 전하자 일부 팬들은 "아쉽게도 북한이 아니다", "왜 이리 기회를 많이 얻는가? 그의 경력은 그를 피하라고 말한다", "그의 탐욕이 결국 그를 버림받게 하고 떠돌게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지길 바란다"라며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아주 일부의 팬들이 "행운을 빈다"라는 의견을 표하기도 했지만, 비판 의견이 주를 이뤘다.

린가드는 영국에서 뛰던 시절에도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선수였다. 맨유 시절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며 팀의 중심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겪으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시기는 웨스트햄에서 활약한 이후였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맨유와의 계약이 만료된 린가드는 여러 행선지를 고민했다. 그가 임대로 맹활약했던 웨스트햄도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린가드는 웨스트햄 대신 노팅엄 포레스트를 선택했다. 웨스트햄 팬들은 그의 선택이 주급 등 돈에 기반한 선택이라며 비판했다. 노팅엄과 웨스트햄의 경기에서 일부 웨스트햄 팬들이 가짜 돈을 뿌리며 린가드를 조롱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린가드의 FC서울 이적 임박 소식이 한국 팬들에게는 그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비판한 영국 팬들과는 달리 놀라움으로 가득찬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의 선수 경력을 고려하면 그의 K리그 이적은 충분히 놀라운 선택이다.

린가드는 맨유 유소년팀 출신으로 2015~2016시즌부터 맨유 1군에서 출전하며 활약했다. 그는 7시즌 동안 통산 231경기에 나서 35골 21도움을 기록했다.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도 소화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나서며 맨유에 쏠쏠한 도움을 줬다. 특히 2017~2018시즌이 최고점이었다. 리그 33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48경기에 출전해 13골 7도움을 기록해 맨유 공격의 최전방에서 맹활약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린가드를 박지성과 비교하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활약한 경험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오른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맨유에서 린가드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다만 2018~2019시즌부터 부상과 경기력 문제로 선발 출전 횟수가 줄어들며 하락세를 걸었다. 그는 2019~2020시즌에는 리그 22경기 출전에 선발 경기가 단 9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팀에서 입지를 잃었고, 2020~2021시즌에는 웨스트햄 임대를 떠나야했다. 웨스트햄에서 린가드는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린가드와 완전 이적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후 노팅엄으로 이적한 린가드는 다시 침체기를 겪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떠나야 했다. 노팅엄도 린가드에게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2500만원)를 지급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성적은 형편 없었다. 리그 17경기를 뛰는 동안 0골 0도움, 공격 포인트를 단 한 개도 올리지 못했다. 리그컵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자리를 잃은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린가드에 대해 '축구하지 않는 축구 선수'라고 언급할 만큼 린가드의 팀 찾기는 어려움을 겪었다.


6개월가량 무직 상태를 유지 중인 린가드에게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구단은 바르셀로나였다. 스페인의 문도데포르티보는 '린가드는 바르셀로나의 자유계약 영입 옵션이다. 구단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탓에 추가 영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비용이 들지 않는 옵션을 찾고 있는데, 린가드가 그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린가드 스스로가 바르셀로나에 역제안했다는 소식도 등장했다. 스페인의 스포르트는 '린가드는 노팅엄에서 활동한 후 소속팀 없이 두바이에서 훈련 중이다. 31세의 린가드는 옛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며 바르셀로나가 훌륭한 발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를 영입하는 금액은 200만 유로(약 28억원) 미만의 비용으로 FFP 규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전했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이를 해결해줄 저렴한 자원을 원했기에 린가드 영입을 고민했지만, 구체적인 협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후 떠오른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린가드는 사우디 알 이티파크에 방문해 한 갈간 훈련을 진행하며 사우디 이적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스티브 제라드 알 이티파크 감독도 당시 린가드에 대해 "오랫동안 그를 지켜봤기 때문에 그의 재능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 시설을 이용하고,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고 있다. 우리는 그를 만나서 기쁘다. 그는 환상적이다. 린가드는 그가 클럽으로 오도록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분석 중인 사항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그의 사우디행이 성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우디행은 무산됐다. 영국 언론은 '린가드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파크에 높은 임금 요구를 함에 따라 이적 가능성이 작아졌다. 사우디는 고액의 연봉으로 선수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린가드의 임금 요구는 너무 높다고 생각했다. 또한 알 이티파크는 린가드와 계약하려면 두 명의 선수를 방출해야 했다. 1월에는 그런 이적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린가드의 재정적인 요구가 너무 크고, 사전 계약도 제안되지 않았다'라며 무산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사우디행도 무산된 린가드는 한국에 도착하며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린가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선수로 남아 있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티브 제라드의 지도를 받으며 한 달간 훈련을 진행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아시아에서의 기회는 2년 반 정도의 계약으로 여겨지며, 그의 첫 해외 구단이 될 것이다. 린가드는 영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이탈리아, 튀르키예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었지만, 지난 7달 동안 계약을 맺지 못했었다'라며 린가드가 선수 경력에서 처음으로 해외 구단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린가드는 노팅엄을 떠난 뒤 소속팀 없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훈련 중이다. 옛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는 린가드는 바르셀로나가 훌륭한 발판이 될 거라고 여기고 있으며 남은 시즌 동안 200만 유로(약 28억원) 미만의 비용이 들 것이다. 이는 바르셀로나의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린가드의 사우디 이적 가능성을 주목했다.

이어 사우디 이적설도 다시 재점화 됐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가 뛰고 있는 알샤밥이 언급됐지만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럽 튀르키예 리그에서도 린가드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린가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가드의 FC서울 입단은 다가오는 2024시즌 K리그 흥행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다. 만약 성사된다면 많은 축구 팬들이 린가드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FC서울 감독으로 취함한 김기동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 당시 선수 영입에 대해 "선수 수급에 대해선 단장님과 소통하고 있다. 제가 왔으니 조만간 좋은 '선물'을 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볼을 직선적으로 앞으로 정확히 보내줄 수 있는 미드필더, 터프한 수비수, 스피드와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를 원한다. 제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찾고 있다"라고 밝혔는데, 린가드는 김 감독에게도 큰 선물이 될 수 있는 미드필더다.

기성용과의 호흡도 기대된다. FC서울은 최근 기성용과 재계약을 맺었다. 기성용은 린가드와 마찬가지로 EPL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에서 뛰며 활약한 바 있다. 린가드가 합류한다면 두 EPL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다만 린가드의 몸상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따른다. 린가드는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오랜 기간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최근 맨유 레전드 폴 스콜스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린가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새 소속팀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스콜스는 그런 모습이 탐탁지 않았다. 스콜스는 댓글로 "체육관에서 놀 생각인가, 아니면 진짜로 축구를 할 생각인가"라며 조롱과 욕설이 담긴 의견을 남겼다. 다만 린가드는 스콜스의 격한 발언에도 따로 답변을 남기지는 않았다. 그는 대신 자신과 스콜스에 대한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의 SNS 게시물에 웃음 이모티콘만을 남기며 차분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린가드는 팀을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는 당초 자신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던 가족들과의 계약까지 파기하고 팀을 구하기 위해 새로운 에이전트까지 선임한 사실이 전해졌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당시 '린가드는 새 구단을 찾는 과정에서 좌절감을 느껴 에이전트를 해고했다. 린가드는 노팅엄을 떠난 후 FA 자격을 유지 중이다. 그는 구단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이적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적에 진전이 없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도 '린가드는 단지 축구를 너무 하고 싶어 할 뿐이다. 그는 전 에이전트와 모든 관계를 끊었다. 그는 노팅엄을 떠난 이후 여러 계약 제안과 문의가 제대로 진전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커져 그의 에이전트와의 복잡한 장기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돈은 원동력이 아니다'라며 린가드의 선수 복귀 의지를 설명했다.

아직 다른 선택지가 남았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 소속 사미 목벨 기자는 '린가드의 이름이 FC서울에 합류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와서 주목을 받고 있다. 린가드는 FC서울과 이탈리아 구단을 포함해 26개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라며 린가드의 차기 행선지 후보가 FC서울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린가드에 대한 엄청난 관심이 있다. 여기에는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이끄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참가 구단 라치오도 포함됐으며, 여러 접근 방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라며 라치오가 유력한 경쟁자라고 밝혔다.

린가드 입장에서도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라치오와 같은 구단의 제안은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린가드는 그간 여러 유력 구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으며, 한국 입국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기에, 라치오의 제안은 린가드와 FC서울의 협상 결과에 따라 더욱 진전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또한 린가드는 EPL 시절에도 여러 사고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기에 그의 기행에 대해서도 약간의 우려는 있을 예정이다. 린가드는 지난 2022년에는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됐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린가드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강아지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라고 전했다. 당시 일부 팬들이 두 마리의 애완견들 모두 귀가 잘려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논란이 됐다. 일부 개 품종에서는 귀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귀를 자르는 성형 수술이 진행되곤 하는데, 이 수술은 영국 내에서 의학적인 이유로 수의사가 진행하지 않는 한 엄연한 불법 행위에 속한다.

2023년에는 과속 단속에 걸린 후 가짜 이름을 제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국의 더선은 '제시 린가드는 운전 과속 혐의 후 재판받을 예정이다. 린가드는 과속으로 적발됐을 때 경찰에게 가짜 이름과 주소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법원은 린가드가 경찰에 주차장으로 추정되는 주소와 존재하지 않는 남성의 이름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린가드의 차량은 지난해 8월 제한 속도를 초과했고, 이를 포착한 경찰은 운전자에 대해 세부 정보를 요청하는 통지서를 린가드에게 보냈다. 린가드는 이 통지서에 운전자와 주소를 기재해 회신했는데, 이 주소가 가짜 주소였으며, 운전자의 이름도 사실이 아니었다. 결국 경찰은 정보 파악의 오류를 만든 린가드를 기소했다. 린가드 측은 자신이 그런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더선은 "린가드의 변호인은 린가드가 이 통지서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린가드가 해당 소식을 자신을 기소하는 법원 서류를 통해 알았다고 변호했다"고 강하게 해명했다.

린가드가 한국에 입국하며 도착과 동시에 엄청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여러 기대와 우려가 커지는 만큼 그의 이번 K리그 이적 소식은 한국, 영국 축구 팬들에게도 큰 관전 요소인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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