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KIA 감독' 끝내 불발되나... 아들 이정후가 직접 밝혔다 "나랑 아버지는 미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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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종범(54)의 모습은 결국 볼 수 없는 것일까. 차기 KIA 감독 후보로 팬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예정대로 코치 연수를 이유로 한국을 떠난다. 아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출국 전 직접 밝혔다.

이정후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가족들도 같이 미국으로 넘어갈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미국으로 넘어가고 아버지도 연수가 계획돼 있어 오실 것이다. 일단 나랑 아버지는 그렇게 미국으로 나가고 어머니는 집 문제 등 일 처리를 도와주러 한 번 넘어오실 것 같다"고 말했다.

역대 27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가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12월 15일 샌프란시스코와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건을 포함하는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07억 원) 규모의 6년 계약에 합의한 지 48일 만이다.

이정후의 답변은 청산유수였다. 2017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첫 스프링캠프를 떠난 7년 전보다 떨리지 않았다. 그는 "그때(7년 전)는 정말 프로 선수로서 첫 시작이어서 떨리고 긴장됐는데 지금은 선배님들도 안 계시고, 또 다른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떨림보단 기대가 더 크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한 선수의 상징과 같은 1억 달러 계약에도 부담보단 책임감을 말한 이정후다. 그는 "솔직히 많은 돈을 받았다고 해서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 내가 그렇게 많은 돈을 받고 가서 잘해야 나 다음으로 한국에서 도전하는 후배들이나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거라 생각한다. (김)하성이 형이 잘해서 좋은 대우를 받은 것처럼 내가 또 잘한다면 앞으로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나 대우가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해서 책임감은 있다"고 힘줘 말했다.

막힘이 없던 이정후의 답변이 멈칫하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아버지 이종범 전 코치의 거취 문제였다. 최근 이종범 전 코치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의 현역 시절 고향팀이자, 스프링캠프 출국 하루 전 사령탑을 잃은 KIA 때문이었다. KIA는 지난달 29일 김종국 감독을 품위손상행위를 이유로 전격 경질했다. 구단 후원 업체 선정 과정을 대가로 특정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김종국 감독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뉴스1에 따르면 두 사람의 구속영장에는 김 전 감독이 2022년 7월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A씨를 만나 광고 계약과 관련해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고, 해당 업체의 광고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KIA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여 원과 수천만 원대의 금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밝혀지는 과정도 좋지 않았다. KIA 구단은 이 모든 것을 외부 제보로 알게 됐다.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이 지난달 24일이지만, 김 전 감독은 끝까지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27일 구단과 면담 과정에서도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일단 김 전 감독을 믿고 1월 28일 경질이 아닌 직무 정지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바로 그다음 날 이미 구속 영장 청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했다. KIA가 구속 영장 청구 사실이 알려진 지 반나절 만에 품위손상 행위를 이유로 김 전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한 이유다. 구속 영장은 지난달 30일 기각됐으나, KIA 구단은 그와 상관없이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심재학(52) KIA 단장은 "지금 상황에서 빠르게 우리 팀을 재정비하고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개막까지 50여 일 남은 시점에서 최대한 우리 팀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감독을 찾고 있다"고 새 감독의 조건을 말했다. 이어 "포괄적으로 후보 명단을 추리고 있는데 타 구단 코치는 시즌을 시작한 그 팀에도 분명히 피해가 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새 감독이 자기만의 사단을 꾸릴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10~11월에 감독을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보군이 제한적이다. 기존 코치진부터 외부의 코치 출신까지 모두 보고 있는데 (기존의) KIA를 잘 안다기보다 지금 우리 선수들을 잘 알고,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하는 사람에게 가산점이 분명 붙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단장이 밝힌 조건 중 우리 팀에 빠르게 녹아들 것과 외부 코치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한 이들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 전 코치를 떠올렸다. 이종범 전 코치는 1993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2012년 3월 은퇴하기 전까지 통산 170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7(6000타수 1797안타)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 출루율 0.369 장타율 0.828의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은퇴 후에는 한화 이글스를 시작으로 LG에서 주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시절 소속팀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연수를 다녀오고 국가대표팀 코치로도 활약했으나, 타이거즈와 인연이 적었다.

이종범 KIA 감독설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번을 적기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이 전 코치는 해외 연수를 비롯해 십수 년간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며 현장 감각을 잃지 않았다. 또 이미 시즌을 위한 세팅이 다 끝나고 타이거즈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필요한 현 상황도 이 전 코치에 유리하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아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기로 미국 연수를 이야기해 왔던 이 전 코치다.

아들 이정후의 말에 따르면 1일까지 그 계획은 변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이종범 KIA 감독'은 끝내 불발될 위기다. 이정후는 관련된 질문에 "민감한 문제다. 내가 한 팀의 감독 자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사실 그렇게 공석이 될 때마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는데 그동안 직접적으로 연락이 왔다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야기하기에 조심스럽다. 이 부분은 아버지 인생이라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기사제공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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