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경기력·실전감각 저하 우려에도 발탁…“이기제 소집 때마다 태도나 역할 수행 능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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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용산] 강동훈 기자 = “소집 때마다 보여준 태도나 역할 수행 능력이 좋았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서울 용산구의 용산 CGV에서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명단을 발표한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 시즌 막바지에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탓에 경기력과 실전감각 저하가 우려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기제(수원삼성)를 발탁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래 지난달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기제를 소집했다. 클린스만호가 올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싱가포르·중국)을 포함해 총 10번의 A매치를 치르는 동안 이기제는 9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이 가운데 그는 6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다만 이기제는 클린스만호에서 꾸준하게 출전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수원에선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실제 그는 지난 9월 말 이후로 출전하지 못했다. 경고 누적 징계로 인해 출전하지 못한 1경기를 제외하고 5경기에서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출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기제는 지난 9월 30일이 수원 소속으로 마지막 출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과 11월 모두 이기제를 뽑았다. 그러나 이기제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우려를 샀다. 특히 그는 중국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할 뻔했다. 이에 여론은 이기제가 경기력과 실전감각 저하에서 비롯된 실책이라며 K리그를 제대로 보지 않고 선수를 발탁했다는 주장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을 질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하지만 비판적인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어김없이 이기제를 포함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기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기제와 함께 클린스만 감독은 왼쪽 풀백 포지션 자리에 김진수(전북현대)를 발탁했다. 오른쪽 풀백 포지션엔 김태환과 설영우(이상 울산HD)를 선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는 올해 수원에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왜 경기를 안 뛰었는지는 우리가 신경 쓰거나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면서도 “그동안 소집했을 때마다 훈련 과정에서 태도가 좋았고, 또 경기에 출전했을 때 역할 수행을 잘하는 등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감싸 안으며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측면 풀백은 선발 과정에서 고민이 있었다. 어린 선수를 발굴하려고 했고, 다행히 오른쪽 풀백은 설영우를 발탁한 후 지속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다만 왼쪽은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까진 김진수와 이기제로 갈 것”이라며 “김진수와 이기제는 충분히 자질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기제는 본인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소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과 믿음에 보답해야 하는 건 자연스레 이기제의 몫이 됐다. 이기제는 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면 경기력과 실전감각 저하 우려를 극복하면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직접 증명해야 한다. 혹여나 증명하지 못할 경우에는 클린스만 감독과 이기제 모두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기사제공 골닷컴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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