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가 돌아왔다, 그런데 손흥민-김민재-이강인은 뛰지 않는다…빅클럽 참가 거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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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을 주도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유러피언 슈퍼리그가 다시 돌아왔다. 슈퍼리그 창설을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승소 판정에 활짝 웃었다.

지난 21일 유럽연합(EU)의 최상위 판결기관인 유럽사법재판소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이 슈퍼리그 창설을 막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중심이 돼 새로운 빅클럽 간의 새로운 대회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FIFA와 UEFA는 클럽들의 참가를 금지해온 데 관한 판정이다.

슈퍼리그는 지난 2021년 5월, 12개 빅클럽이 챔피언스리그 이상의 최상위 리그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슈퍼리그 창설을 주도한 측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로부터 35억 유로(약 5조 원)를 투자받아 빅클럽끼리 상업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모델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UEFA를 비롯해 각국 리그 연맹, 팬들의 반발이 컸다. 출범을 알리고 머지않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6(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가 탈퇴를 밝혔고 뒤이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AC밀란, 인터 밀란 등도 뒤를 따랐다.
 



거센 반발에 잠시 숨을 고르던 슈퍼리그 측은 이번 승소를 통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페레스 회장은 판결 직후 "아주 만족스러운 결론이다. 유럽축구는 결코 특정 단체가 독점해서는 안 된다. 클럽의 운명은 스스로 정해야 한다"며 "전 세계 축구팬을 끌어들일 수 있는 권리를 이제서야 인정받았다. 축구가 승리한 날이다. 2년 넘게 법정 공방 끝에 자유가 승리했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유럽축구는 70년 전 유러피언컵을 근간으로 한다. 이제 다시 유럽축구에 새로운 추진력이 될 현대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유럽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축구 역사는 물론 스포츠에 있어서도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궤를 함께하는 바르셀로나도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만족한다. 슈퍼리그는 새로운 엘리트 대회의 길이 될 것이다. 우리는 1899년에 창단한 뒤 항상 축구계를 선도했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다양한 대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유럽축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슈퍼리그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능력 주의를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하겠다"고 지지했다.

이와 관련해 UEFA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이 슈퍼리그를 지지하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유럽축구의 더 크고 넓은 이익을 위해 계속 헌신할 의지가 크다"며 "각 국의 협회, 리그, 클럽과 협력해 좋은 모델을 만들 것이다. 현재 체계를 탈퇴하려는 움직임은 각 국의 법령이 보호 장치가 될 것"이라고 여전히 반대 의견을 냈다.
 


▲ 슈퍼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의 모습은 볼 수 없다. 토트넘, 뮌헨, PSG 모두 불참 의사를 전했다 


UEFA의 말처럼 이번 판결은 슈퍼리그의 창설을 막을 수 없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따라서 당장 슈퍼리그가 출범하는 건 아니다. 더불어 슈퍼리그라는 취지와 달리 프리미어리그, 세리에A 클럽들이 탈퇴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64개 팀 체제로 승상제를 도입해 1~3부 리그로 운영하겠다는 큰 틀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1부는 스타리그, 2부 골드리그, 3부 블루리그로 명하고, 리그별로 8개 팀이 한 조가 돼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총 14경기를 치른다. 조별리그 이후 8강 토너먼트가 진행된다. 경기 일정은 자국 리그와 충돌하지 않게 조절하며 슈퍼리그 전 경기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개발해 무료 중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빅클럽들의 참가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당장 슈퍼리그 창설에 문이 열린 날 일제히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홋스퍼, 첼시 등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기존처럼 UEFA 대회에 참가할 뜻을 전했다.
 


▲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는 슈퍼리그 창설을 포기하지 않았다. 



타 리그 반응도 엇비슷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슈퍼리그 참가 반대를 밝혔고,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도 "슈퍼리그와 관련한 어떠한 계획에도 전적으로 거부한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주축이 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일 수 있는 스페인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럽 축구는 슈퍼리그를 원하지 않는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마찬가지다. 유럽 축구와 국내 리그를 보호해야 한다. 매 시즌 각 리그들이 UEFA 유럽대항전 진출권을 위해 겨루는데 찬성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각 리그 사무국도 반대 성명을 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20개 팀을 대표해 "우리는 슈퍼리그 개념을 거부한다. 팬들은 축구에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우리 팬들은 국내 축구와 유럽 축구의 연결 고리를 끊는 행동에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축구는 승격, 강등, 국내 리그, 컵 대회, 유럽대항전까지 매년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자격, 주말에 일어나는 매치업이 존재한다. 오랜 라이벌 의식과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 이런 점은 프리미어리그 헌장에 명시된 부분이다. 프리미어리그는 국내외 구단들의 상호 보완적인 균형을 보호하고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이번 판결이 리그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알렸다.

따라서 슈퍼리그가 초대 대회를 발족한다해도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 등 한국 선수들이 무대를 누비는 모습은 단기간에 보기 힘들 전망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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