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만 생각했다” 서울고 사령탑으로 감독 커리어 시작한 ‘왕년의 명포수’ 김동수 [베이스볼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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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무대에서 감독을 한다면, 모교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김동수 서울고 감독(55)은 1990년대를 풍미한 포수였다. 1990년 신인 1차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1999년까지 팀의 2차례(1990·1994년) 한국시리즈(KS) 우승에 앞장섰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7차례나 수상하며 1990년대 대표 안방마님으로 입지를 다졌다. LG를 떠난 뒤에도 2009시즌 후 히어로즈에서 은퇴할 때까지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와 해설위원으로 시야를 넓혔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히어로즈 1군 배터리코치를 맡았고, 2015년 LG로 돌아와 퓨처스(2군)팀 감독과 퀄리티컨트롤코치, 타격코치, 수석코치, 스카우트 총괄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올해는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야구국가대표팀 배터리코치, KBO 전력강화위원 및 재능기부위원까지 맡아 다방면에서 한국야구의 발전에 기여했다. 선수와 지도자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만큼 프로 감독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곳은 모교 서울고였다. 잠시 프로와 작별하고, 고교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언젠가 고교무대로 가게 된다면, 모교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며 “올해 KBO에서 일하며 유소년 야구쪽, 넥스트 레벨 캠프를 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서울고 선배들도 ‘모교로 돌아오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KBO가 유소년선수 육성을 위해 진행하는 넥스트 레벨 캠프 당시 선수들의 타격 영상을 촬영해 동작을 분석하고, 1대1 맞춤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프로선수들을 지도할 때와는 눈높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기본기와 인성교육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야구계에서 ‘서울고를 졸업한 선수는 기본기와 인성을 모두 갖췄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그게 핵심”이라며 “처음부터 기본기와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학교에 다닐 때 그런 점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프로에서 기본기부터 가르쳐야 하고, 인성 문제로 힘들 수도 있다. 야구를 잘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학생다운 인성교육과 기본기에 많이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뚜렷하다. 김 감독은 “내가 서울고에 다닐 때 팀 성적이 최고였다. 그 때 혜택을 많이 받았고, 고교야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제는 모교 후배들에게 내가 학창시절 받았던 것들을 돌려주고 싶다. 선수들이 졸업한 뒤에도 ‘좋은 선배가 있었구나’라는 기억을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강조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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