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수' 김민재 활약에 투헬 감독·분데스리가도 극찬 "공수에서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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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입성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김민재를 두고 여기저기서 극찬 세례가 나오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완파했다.

승리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김민재였다. 워낙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뮌헨의 주전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철벽 수비에 더해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보여줬다. 1골 1도움 맹활약으로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펼쳤다. 뮌헨 이적 후 첫 골, 첫 도움이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김민재를 집중 조명했다.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주의 팀'에 김민재를 중앙수비수에 선정했다. 분데스리가는 "김민재는 해리 케인, 플로리안 비르츠와 함께 15라운드 이주의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괴물(The monster)은 바이에른 뮌헨이 슈트트가르트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경기장 양쪽 끝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지금까지 최고 활약을 펼쳤다. 전반전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골을 넣었는데 후반전에 결국 분데스리가에서 첫 골을 넣었다. 또 직전에 케인이 2-0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볼 경합에서도 무려 67%를 이겨 내며 멋진 하루를 마무리했다. 공수에서 활약이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이주의 팀에 선정된 건 처음이다. 김민재는 지난 14라운드까지 한 차례도 이주의 팀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 입단 이후 최고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받았던 7라운드 프라이부르크와 경기에서도 레버쿠젠 수비수 제레미 프림퐁과 알렉스 그리말도, 프랑크푸르트 아우렐리우 부타에게 밀려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도 김민재를 언급했다. "김민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도 다욧 우파메카노와 함께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두 선수는 두 경기 연속 자신들의 수준을 증명했다. 프랑크푸르트전 1-5 패배 이후에도 그들은 빠르게 다음 경기에 집중하려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우린 둘의 활약에 매우 행복하다"고 칭찬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도 김민재가 선정됐다. 축구 통계 전문 '소파스코어'는 김민재에게 8.3점을 주면서 양팀 통틀어 최고점을 부여했다. 멀티골을 넣은 케인보다도 더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였다. '유로 스포르트' "김민재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냈지만 이날 인상적인 수비를 다시 잘 보여줬다. 공격에서도 불굴의 정신력을 과시했다"며 평점 9점을 줬다.

독일 매체 '키커'와 '빌트'도 김민재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키커' 또한 케인보다 김민재에게 더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또 김민재를 독일 분데스리가 '이주의 팀'에 넣었다. 김민재가 '이주의 팀'에 선정된 건 올 시즌 두 번째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걷어내기 1회, 헤더 클리어 1회, 가로채기 6회, 리커버리 6회, 그리고 수비적 행동 무려 14회로 득점 2위 세루 기라시를 앞세운 슈트트가르트 공격을 완벽 봉쇄했다.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김민재는 경기 시작부터 몸 놀림이 가벼웠다. 김민재가 벽처럼 버텼다. 슈투트가르트의 공격 방향을 읽고 곧바로 소유권 차단에 성공했다. 김민재가 있어 뮌헨은 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며 슈투트가르트를 몰아쳤다. 공격 전개시 평소처럼 높은 라인까지 올라가 패스를 건넸다. 빌드업 능력이 좋아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하는 김민재이기에 가능한 전개법을 다시 보여줬다. 더불어 수비 헌신도 계속됐다. 전반 21분에는 파그노만과 일대일 상황을 맞아 정확하게 등지는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김민재가 진짜 빛난 건 공격에서다. 세트피스마다 공격에 가담해 좋은 제공권으로 위협을 가했다. 기여코 골망을 출렁였다. 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파블로비치가 문전으로 올려준 볼에 반응했다. 높게 뛰어올라 머리를 갖다대 골을 뽑아낸 아주 정상적인 득점이었다. 그런데 긴 VAR(비디오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느린 그림으로 봤을 때도 의견이 갈릴 만큼 찰나의 차이였다. 아쉽게 데뷔골의 순간을 날린 김민재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수비 상황에서 파그노만에게 정확한 태클로 볼을 뺏어내면서 공수 놀라운 활약을 이어나갔다. 김민재는 골 취소의 아쉬움을 털어내듯 태클 성공 이후 팬들을 향해 크게 환호해 더욱 큰 박수를 받았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뮌헨은 후반 10분 데이비스가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에서 케인이 멀티골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파블로비치가 처리한 프리킥을 김민재가 머리를 갖다댔다. 이 볼이 케인 앞으로 떨어졌고, 머리를 이용해 2-0을 만들었다. 김민재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슈투트가르트 수비 맞고 굴절됐다는 판단을 한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케인의 단독 득점으로 인정했다.

후반 18분 김민재가 또 다시 파블로비치와 호흡이 맞았다.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골을 뽑아냈다. 골문 안으로 들어가기 전 상대 수비 맞고 굴절됐으나 첫 슈팅 방향이 골문을 향했기에 김민재의 득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 골로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첫 득점 포효를 했다. 김민재는 세트피스에서 곧잘 골을 뽑아낸다. 나폴리 시절 입단 초기 연달아 헤더골을 터뜨려 각광을 받았고, 클린스만호에서도 지난 10월 베트남전에서 이강인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득점 맛을 봤다.

김민재의 집중력은 계속됐다. 득점 2위인 기라시를 앞세운 슈투트가르트의 마지막 공세에도 김민재는 흐트러지지 않고 잘 차단했다. 김민재에 막혀 답답한 시간을 보내던 슈투트가르트는 후반 32분 정우영을 투입했다. 짧게나마 코리안 더비가 펼쳐졌으나 김민재의 완승으로 끝났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한 김민재는 빅리그 첫해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나폴리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을 펼쳤다. 강력한 신체 조건과 뛰어난 수비 지능, 압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세리에A 공격수들을 모두 제압해 내며 나폴리를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나고 지오바니 디로렌초와 테오 에르난데스를 제치고 세리에A 최우수 수비상을 받아 활약을 인정받았다. 또 나폴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구단 최고 성적인 8강에 오르는 데에도 김민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따랐다.

2022-23시즌 김민재는 나폴리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다.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은 김민재는 지난해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했다. 조별 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한국은 김민재의 안정적인 수비를 발판 삼아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활약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포함한 빅클럽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였고 바이에른 뮌헨이 바이아웃 5000만 유로를 지불해 김민재를 품었다. 페네르바체에서 빅리그 나폴리로, 나폴리에서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입성하는 데에 단 2년이 걸린 것이다.
 


 


뮌헨엔 마티아스 더 리트흐, 우페메카노 등 세계적인 수비수들이 자리잡고 있어 주전 경쟁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를 밀어 내고 부동의 첫 번째 중앙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김민재는 굳건히 뮌헨 수비를 지켰다. 현지 매체들로부터 혹사 우려가 따랐을 정도다. 그만큼 뮌헨의 김민재 의존도는 심했다.

이젠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빌드업 능력은 물론이고 직접 골로 마무리하는 솜씨도 보여줬다. 김민재는 "뮌헨 데뷔 골이 너무 늦게 나왔다. 앞으로는 종종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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