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 하고 싶었던 이재도, “이관희 형, 오늘도 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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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하지만, (이관희는) 오늘(11일)도 워스트다. 그래도 오늘 분위기 바꾸는 3점슛을 넣었다.”

창원 LG는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수원 KT를 87-76으로 제압했다. 5연승을 질주한 LG는 KT와 나란히 30승 17패를 기록해 공동 2위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2위 자리 싸움에서 굉장히 중요한 한 판 승부였다. LG는 이날 지면 KT보다 2경기 뒤진 3위로 처진다. 7경기가 남았다는 걸 감안하면 2위로 올라서는 과정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전반까지 36-33으로 대승한 승부를 펼친 LG는 3쿼터에만 두 차례 연속 8점을 바탕으로 한 때 58-39, 19점 차이까지 앞섰다. 이후 KT에게 3점슛을 내줘 추격을 허용하는 듯 했지만, 벤치에서 쉬던 이재도와 아셈 마레이가 소방수로 등장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재도는 이날 3점슛 2개 포함 22점 4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다음은 이재도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일문일답이다.

승리소감
2위 싸움의 가장 분수령이었던 경기였고, KT란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 팀대팀으로 제대로 붙어서 이겨 기분이 더 좋다. 우리는 하나로 똘똘 뭉친 느낌이다. 하나하나 이야기를 하면 마레이, 텔로 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정희재 형, 이관희 형, 구탕, 유기상, 양준석 등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줬다. 우리 팀이 강한 게 사실 관희 형과 구탕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그걸 메우는 게 나온 것이다. 2위를 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는데 저도 마찬가지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말씀해 주시겠지만,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경기 후 팬들에게 남은 7경기 다 이기겠다고 했다.

저도 모르게 나왔다(웃음).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려고 한다. 요즘 우리 경기력으로 봐서는 질 거 같지 않다. 우리도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하나 미끄러질 수 있다. 확정 짓기 전까지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준비했으면 한다.

지난 시즌과 비슷하게 어렵게 2위
작년과 똑같다. 지난 시즌 5,6라운드에서 7승 2패(5R 7승 2패, 6R 6승 3패)를 했던 거 같다. SK가 잘 하는 바람에 득실 편차(SK와 3승 3패, 득실 편차 +5점)로 끝까지 가서 (2위 싸움에서) 이겼다. 이번에도 끝까지 갈 거 같다.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시즌을 하는데 2위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쉬운 시즌이 없구나 생각한다. 위에서 놀 수 있는 팀에서 그 중 한 명으로 뛸 수 있는 게 너무 기쁘다.

후반 득점이 많이 나왔다.
이번 시즌은 다 끝나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전 시즌보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힘들었다. 선수로 항상 잘 하고 싶고, 항상 이기고 싶은 마음에 변화를 주려고 했는데 그런 것 때문에 기존의 제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린 거 같다. 이번 시즌은 힘들었는데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마음을 비우니까 그 때부터 플레이가 잘 되었다. 그 시기가 마레이의 복귀와 맞물렸다. 기존에 하던 걸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니까 최근 경기력이 좋다. 앞으로 그러려고 한다.
그런 생각이 있다. 선수로 위를 보게 된다. 왜 저런 선수처럼 될 수 없을까 한계를 항상 생각해서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내려놓고 나만의 길을 가자고 하니까 요즘 잘 풀린다. 감독님께서도 최근에 슛을 쏠 때 너무 조바심을 내지 말라고, 네가 한 게 있는데 어디 가겠냐고 해주신 한 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 코치님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신다.
6라운드를 기점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저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기존 제 스타일이 있는데 보다 더 잘 하려고 했다. 심플 이즈 베스트인데 제 스스로 생각이 많다. 제 스스로 발전하고 실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거다. 더 올라가고 싶고 위에 있는 선수만 보였다.

자신보다 위에 있는 선수
예를 들면 소노의 이정현 선수나 DB의 알바노 선수, 변준형 선수, 허훈 선수, 허웅 선수 등 너무 많다. 같은 포지션인 1,2번(포인트가드, 슈팅가드)으로 뛰는 선수들이 각자 훌륭해서 장점 밖에 안 보인다.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슬펐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변화를 주고, 주고, 주고 했었는데 저에게 맞지 않은 플레이였다.
누군가는 저에게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왜 그걸 꼭 버리려고 생각하냐고 할 수 있다. 그랬던 거 같다. 간단하게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플레이도 잘 된다. 그리고 5000점, 2000어시스트를 하면 저에게 뜻 깊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록을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





통산 10번째 5,000점 2,000어시스트에서 어시스트 1개 부족(정규리그 통산 5,008점 1,999어시스트)

이렇게 제가 부족하다(웃음). 스타성과 엔터테이너가 있었다면 한 번에 딱 홈 팬들 앞에서 달성했을 거다. 그렇게 아쉬운 게 저다. 다음 경기에서 얼른 어시스트 하나를, 대기록이라고 해도 되겠죠? 얼른 달성해서 저에게 상을 주고 싶다.

유기상
이번 시즌 신인상을 받아야 된다고 본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제가 생각하는 신인상의 기준은 기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시즌에 활약하는 걸 파악해야 하는 거다. 그걸로 봤을 때 두 말 할 것 없이 유기상이다.
판단 기준은 뛰는 출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팀에서 어느 정도 믿고 뛰는지, 기록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출전시간과 경기수, 그게 그 팀에서 그 선수를 얼마나 믿고 출전 시키느냐라고 생각한다. 그걸 생각하면 (유기상이) 다른 신인상 후보와 차이가 난다.





5라운드 KT와 맞대결에서 이긴 뒤 워스트를 이관희로 꼽았다. 또 KT 이기고 기자회견을 한다.

사실 이관희 형과 3년째 뛰고 있다. 관희 형을 한 번 자극하면 그 다음 경기에서 잘 한다(웃음). 그걸 기대하고 한 것도 있다. 6라운드 즈음이면 베테랑이 힘을 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희 형이 최근 흐름이 좋지 않아서 한 번 자극하면 쫙 올라올 거라고 여겼는데 아직 시기 상조인 거 같다(웃음).
다음 경기부터 관희 형이 올라올 거다. 팀 분위기가 좋아서 장난으로 한 거다. 누구보다 관희 형이 열심히 하고 농구에 진심인 걸 후배들도 다 알고 있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11일)도 워스트다. 그래도 오늘 분위기 바꾸는 3점슛을 넣었다.

#사진_ 정을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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