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충격' 부상 조기 강판, '44호 홈런까지 치고도...' 심상치 않은 팔 상태... 팀도 CIN에 결국 완패 [LAA…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런포를 친 뒤 차분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런포를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런포를 친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팔 상태가 심상치 않다. 자신의 등판 경기에서 1회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기세를 한껏 올렸지만, 2회 투구 도중 팔 피로 증세를 호소하며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오타니는 24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등판, 1회초 투런포를 때려냈으나 2회 투구 도중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타니의 부상 징후는 사실 이미 감지됐다. 이번 달 4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손가락 경련 증세를 보이며 4이닝만 소화한 끝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당시 성적은 4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이후 오타니는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10번째 승리를 챙겼다. 오타니가 최근 2시즌 연속 10승과 30홈런 및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10승-40홈런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17일 텍사스전에서는 오른팔에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선발 등판이 전격 취소됐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에 대해 "자기 몸 상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이날 오타니가 투수로서 14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으나 결국 다시 탈이 나고 말았다. 이날 오타니의 투수 성적은 1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2실점. 총 26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14개가 스트라이크로 연결됐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스위퍼 7개, 포심 패스트볼 6개, 스플리터 5개, 커브 2개, 커터 1개를 각각 섞어 구사한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94.4마일(151.9㎞), 속구 최저 구속은 90.9마일(146.3㎞)이 각각 나왔다. 이날 속구 평균 구속은 93.1마일(149.8㎞). 올 시즌 속구 평균 구속 96.9마일(155.8㎞)에 못 미치는 볼 스피드였다. 모든 구종이 자신의 올 시즌 구종별 평균 구속보다 느리게 나왔다. 또 오타니는 타자로 1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각각 마크했다.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3.14가 됐다. 또 시즌 타율은 0.305, OPS(출루율+장타율)는 1.074를 기록했다.
이날 LA 에인절스는 루이스 렌히포(2루수)-오타니 쇼헤이(투수 겸 지명타자)-브랜든 드루리(1루수)-로건 오호프(포수)-랜달 그리칙(좌익수)-에두아르도 에스코바(3루수)-헌터 렌프로(우익수)-미키 모니악(유격수)-앤드류 벨라스케스(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이에 맞서 신시내티 레즈는 T.J. 프리들(중견수)-맷 맥클레인(2루수)-엘리 데 라 크루즈(유격수)-스펜서 스티어(3루수)-조이 보토(지명타자)-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1루수)-닉 마티니(우익수)-윌 벤슨(좌익수)-루크 메이리(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앤드류 애보트.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1회 : 투수로 '삼자범퇴' 깔끔한 출발, 타자로 '44호 홈런' 폭발
오타니는 1회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타자 프리들을 2루 땅볼로 유도한 뒤 다음 타자 맥클레인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와 2구 모두 볼을 던졌으나, 3구째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4구째는 파울. 결국 5구째 절묘하게 뚝 떨어지는 84.2마일(135.5㎞) 스플리터를 뿌리며 맥클레인의 중심을 무너트렸다. 계속해서 오타니는 데 라 크루즈마저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결정구 86마일(138.4㎞) 몸쪽 스플리터를 선택했는데 통했다. 분명히 이 순간까지는 오타니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1회말. 오타니가 스스로 홈런포를 터트리며 더욱 힘을 냈다. 선두타자 렌히포가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오타니가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오타니는 상대 선발 애보트를 상대로 한가운데로 몰린 초구 92.9마일(149.5㎞) 포심 패스트볼을 힘차게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연결했다. 오타니의 시즌 44호 홈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15.7마일(약 186.2㎞), 비거리는 442피트(134.7m), 발사각은 20도로 각각 측정됐다. 오타니가 초구부터 바로 과감하게 배트를 휘돌린 게 돋보였다. 지난 19일 탬파베이전에서 만루포를 치며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섰던 오타니는 5일 만에 홈런포를 작렬,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43홈런)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점프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홈런을 치는 순간.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런포를 친 뒤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투런 아치를 그린 뒤 더그아웃에서 원격 세리머니를 펼치며 다음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2-0 리드 속 2회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 그러나... 더그아웃에 직접 신호를 보내다
오타니는 자신의 홈런으로 어깨를 가볍게 하면서 다시 2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타자 스티어를 상대하는 과정부터 심상치 않았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지 않은 채 포수가 잡지 못하는 등 바깥쪽으로 완전히 빠지고 만 것. 오타니는 볼카운트 1-1에서 볼 3개를 연달아 던지며 결국 첫 볼넷을 내줬다.
오타니가 2회 선두타자 스티어를 상대하면서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1개도 던지지 못했다. /사진=MLB.com 게임데이
오타니는 후속 '베테랑' 조이 보토를 초구에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다음 타자는 6번 엔카나시온-스트랜드. 초구가 다시 바깥쪽으로 낮게 빠졌다. 2구째는 바깥쪽으로 잘 떨어진 낮은 볼. 3구째 비슷한 코스로 던지며 배트를 유도해냈다. 이어 4구째 역시 비슷한 코스를 공략하며 헛스윙을 유도한 오타니. 초구와 2구는 90마일(144.8㎞)과 90.1마일(145㎞) 스플리터였고, 3구와 4구는 77.2마일(124.2㎞)과 76.1마일(122.4㎞) 스위퍼였다. 다시 영점이 잡히는가 싶던 순간, 그리고 5구째. 94.2마일(약 151.6㎞)의 빠른 볼을 뿌렸으나 배트가 밀리며 파울이 됐다. 그런데 갑자기 강한 볼을 던지면서 무리가 왔던 것일까. 오타니는 6구째를 던지기에 앞서 벤치 쪽으로 고개를 살짝 흔든 채 신호를 보냈다. 이에 구단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가 통역 및 포수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 오타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오타니는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한 번 크게 깜박였다. 그리고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한 채 성큼성큼 마운드를 떠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오타니는 벤치에 앉지도 않은 채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어진 3회말 타석에서도 들어서지 않으면서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의 교체 이유는 '팔 피로(Arm fatigue)' 증세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경기를 마친 뒤 필 네빈 감독은 오타니에 대해 "현재 검사 중이다. 다들 아는 바와 같이 시간이 걸린다. 통증은 없었다고 한다. 현재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오타니의 올 시즌 성적은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동안 85피안타(18피홈런) 50실점(46자책) 55볼넷 167탈삼진 피안타율 0.18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6이 됐다. 타자로는 125경기에서 타율 0.305(462타수 141안타) 44홈런 91타점 96득점 78볼넷 135삼진 17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은 0.667이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2회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한 채 마운드를 스스로 내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오타니가 떠난 에인절스,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다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에인절스는 3회말 또 한 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벨라스케스가 좌전 2루타로 출루한 뒤 렌히포가 역시 좌전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3-0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타니 없는 마운드는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곧바로 이어진 4회초. 신시내티는 선두타자 맥클레인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데 라 크루즈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스티어가 우중간 안타를 치며 1,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보토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 맥클레인이 홈을 밟으며 한 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5회초. 신시내티가 3점을 뽑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1사 후 메이리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사 후 맥클레인이 유격수 실책을 틈타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데 라 크루즈가 유리한 2-0의 볼카운트에서 3구째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4-3 역전 성공. 신시내티는 7회 4점을 뽑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벤슨과 1사 후 프리들의 내야 안타, 맥클레인의 볼넷으로 만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어 데 라 크루즈가 우익수 방면 싹쓸이 3타점 적시 3루타를 작렬시키며 7-3까지 달아났다. 계속해서 후속 스티어가 좌전 적시타를 치며 8-3이 됐다.
에인절스는 7회말 선두타자 렌히포의 우전 3루타와 샤뉴엘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3루 기회에서 드루리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주자 렌히포가 득점했다. 하지만 9회초 신시내티는 2사 2루에서 스티어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완전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에인절스의 4-9 완패. 이날 패한 에인절스는 3연패에 빠진 채 61승 66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 반면 신시내티는 2연승을 달리며 66승 61패의 성적과 함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신시내티 엘리 데 라 크루즈가 24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에서 5회 3점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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