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또 '새 역사' 썼다…세비야 꺾고 사상 첫 UEFA 슈퍼컵 우승
세비야에 승부차기 5-4 승리
지난 시즌 첫 챔스 우승 이어
UEFA 슈퍼컵 첫 출전에 정상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UEFA 슈퍼컵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UEFA 슈퍼컵 우승 직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펩 과르디올라(왼쪽) 감독과 엘링 홀란. 사진=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가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이다. 대회 첫 출전에 정상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트레블에 이어 명실상부한 유럽 최강의 팀 입지를 다시 한번 굳혔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17일(한국시간) 그리스 피레아스의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2023 UEFA 슈퍼컵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리하고 우승 타이틀을 품었다. 정규 시간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이 대회는 전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팀이 단판 승부로 맞대결을 펼치는 대회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랜드 FA컵, 그리고 UCL까지 정상에 올라 ‘트레블’을 달성했다. UEFA 슈퍼컵 우승은 맨시티 구단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맨시티 감독으로만 무려 1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맨시티는 EPL 우승 5회, 잉글랜드 리그컵 우승 4회, FA컵 우승 2회, 커뮤니티 실드 2회, UCL과 UEFA 슈퍼컵 각각 우승 1회를 기록했다.
전 시즌 UEL 정상에 올라 통산 7번째 UEFA 슈퍼컵에 출전한 세비야는 이번에도 우승에 실패해 고개를 숙였다. 세비야는 지난 2006년 첫 출전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2007년을 시작으로 2014년과 2015년, 2016년, 2020년에 이어 올해 대회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UEFA 슈퍼컵 세비야전 선발 라인업. 사진=맨시티 SNS
맨시티는 엘링 홀란을 중심으로 잭 그릴리시와 콜 팔머가 양 측면에 포진하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마테오 코바시치와 로드리, 필 포든이 중원에 포진했다.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나단 아케, 마누엘 아칸지, 카일 워커는 수비라인을, 에데르송을 골문을 각각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세비야의 에릭 라멜라가 전반 2분 만에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자 맨시티도 팔머와 아케, 로드리 등의 연이은 슈팅으로 응수했다. 전반 17분 그릴리시가 찬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야신 보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맨시티는 전반 25분 일격을 맞았다. 측면에서 올라온 마르코스 아쿠냐의 크로스가 유세프 엔네시리의 헤더로 연결돼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일격을 당한 맨시티의 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동점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맨시티는 전반 74%의 볼 점유율 속 슈팅에서도 9-4로 우위를 점했으나 오히려 0-1로 뒤진 채 마쳤다. 단 1개 허용한 유효 슈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세비야 유세프 엔네시리의 선제골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세비야 유세프 엔네시리가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맨시티는 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추가 실점의 위기까지 맞았다. 엔네시리의 슈팅을 에데르송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에도 맨시티는 결정적인 기회보다 오히려 위기를 맞아 궁지에 몰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18분 결실을 맺었다. 로드리의 크로스를 팔머가 헤더로 연결해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하던 맨시티는 후반 2번째 슈팅을 결실로 만들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맨시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세비야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팔머, 그릴리시의 슈팅이 골문 안쪽으로 향했으나 번번이 득점은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 34분 엘링 홀란이 찬 이날 유일한 슈팅마저 수비벽에 막혔다. 끝내 맨시티의 역전골은 나오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 콜 팔머의 동점골 순간. 사진=게티이미지기뻐하고 있는 콜 팔머 등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
결국 맨시티는 전체 슈팅 수에서 23-8로 크게 앞서고도 결국 승부차기에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승부차기 집중력이 좋았다. 1~4번 키커가 나란히 성공했다. 승부는 결국 마지막 5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선축이었던 맨시티는 워커가 성공한 반면, 세비야의 마지막 키커였던 네마냐 구데이의 킥은 크로스바를 스치고 벗어났다. 두 팀의 운명도 엇갈렸다. 단 한 팀에 주어지는 UEFA 슈퍼컵 우승 트로피는 맨시티의 몫이 됐다.
경기 후 폿몹 평점에서 맨시티는 로드리가 8.7점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동점골의 주인공 팔머도 8.4점, 그릴리시도 7.9점을 각각 기록했다. 정규시간 단 1개의 슈팅에 그친 홀란은 맨시티에서 가장 낮은 6.1점의 평점에 그쳤다. 세비야에선 맨시티의 파상 공세를 1실점으로 막아낸 보노가 7.9점으로 가장 높았고, 마르코스 아쿠냐(7.8점) 엔네시리, 루카스 오캄포스(이상 7.7점)도 높은 평점을 받았다. 토트넘 출신 공격수 라멜라는 5.5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에 그쳤다.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예전엔 팀이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을 땐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아니었다.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 다음 도전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이라고 밝혔다. 그릴리시는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경기 전부터 감독님이 우승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말씀해 주셨다. 맨시티는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멋진 기분”이라고 웃어 보였다.
창단 첫 UEFA 슈퍼컵 우승을 자축한 맨체스터 시티 우승 포스터. 사진=맨체스터 시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