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나이에, 믿을 수 없어"…TOR 감독·적장·美언론 죄다 감탄, 444일 걸린 승리 대단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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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 류현진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류현진 나이에, 그저 믿을 수가 없다."

류현진(36,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 3경기 만에 클래스를 입증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6구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토론토는 11-4로 이기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의 어깨가 꽤 무거웠다. 최우선은 팀의 연패 탈출이었다.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생존하려면 하루빨리 연패를 끊고 상승세를 탈 필요가 있었다. 또 토론토는 류현진이 지옥의 17연전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하길 바랐다. 류현진은 팀의 연패스토퍼 임무와 함께 개인적으로는 지난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당한 오른 무릎 타박상 이후 몸 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막중한 임무를 잘 해낼 것이라 믿었다.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이 무릎 타박상에도 단 한 경기도 이탈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에 감탄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캐나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류현진이 강습 타구에 맞았을 때) 숨죽였지만, 류현진은 젊고 건장한 청년이었다. 타구가 무릎을 강타하자마자 수비를 이어 갔고, 좋은 결과(투수 땅볼)까지 낸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니 그를 신용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고, 류현진은 기대에 부응했다.

▲ 류현진(가운데)과 존 슈나이더 감독(오른쪽).
▲ 데이비드 로스 시카고 컵스 감독.


# 슈나이더 감독도, 적장도 감탄한 류현진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을 마치기까지 13개월이 걸렸다. 나이 30대 후반에 수술을 받고 돌아온 류현진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복귀 3경기 만에 승리를 챙기며 여전한 클래스를 증명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4.00에서 2.57까지 낮추며 정상궤도에 다시 올랐다는 것을 증명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경기 뒤 캐나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정말 놀랍다. 류현진은 정말 조금도 실수하는 법이 없다. 류현진은 강한 타구를 억제했고, 복귀하고 처음 등판한 3경기 모두 류현진이 (팔꿈치를) 다치기 전과 같았다. 그의 나이에 그저 믿을 수가 없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쉬운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극찬했다.

공격 물꼬를 트기 쉽지 않았던 적장도 류현진의 투구에 감탄하긴 마찬가지였다. 데이비드 로스 컵스 감독은 "구속은 아직 류현진이 원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은 걸 알지만, 그래도 그는 충분히 투구할 수 있었다. 류현진에게 리드를 안겼을 때, 류현진은 빅이닝을 만들기 까다로운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우리는 1회에 토론토가 실책으로 2실점했던 것처럼 그런 실수가 필요했는데, 류현진은 리드를 잡자 순항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 류현진.


# 미국·캐나다 언론, 류현진 '인간 승리'에 주목하다

미국과 캐나다 언론은 류현진의 인간 승리에 주목했다. MLB.com의 토론토 담당 기자 키건 매티슨은 "류현진은 견고했고, 매우 류현진다운 등판이었다. 토론토의 5선발로 기대하기에 충분한 투구 내용이었다"고 호평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선'은 '류현진은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뒤 처음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컵스 상대로 어느 정도 확실한 단계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류현진인 5이닝 동안 자책점을 기록하지 않았고, 직전 등판 무릎 부상의 여파가 없다는 것도 증명했다. 토론토는 알렉 마노아를 트리플A로 보낸 상황이라 선발 로테이션에서 류현진의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때문에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류현진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토론토의 결정적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1회 자책점이 아닌 2실점을 했지만, 이후로는 컵스의 위험한 타선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잠재우는 견고한 투구를 펼쳤다. 올 시즌 토론토 선발진은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류현진이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두 흡수한 것 같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은 3개밖에 잡지 못햇지만, 그의 커맨드는 선발 임무를 완수할 정도로 충분히 괜찮았다'고 호평했다.

첫 승을 이끈 결정구는 역시나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잡은 삼진 3개의 결정구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직구(40개) 위주로 던지되 체인지업(24개)과 커터(12개), 커브(10개) 등 변화구를 적절히 잘 활용하면서 컵스 강타선을 이겨냈다. 직구 구속은 최고 91.1마일(146.6㎞), 평균 88.4마일(142.3㎞)을 기록했다. 91.1마일은 류현진이 부상 복귀 후 기록한 최고 구속이었다.

메이저리그 투구 분석 전문가인 롭 프리드먼은 자신의 SNS에 류현진이 3차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은 장면을 편집해 올리면서 "매우 까다로운 체인지업(Filthy Changeups)"이라고 평가했다. 로스 컵스 감독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파괴적이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 류현진.


# 어이없는 벨트의 실책으로 꼬인 1회…류현진답게 풀어 갔다

후반기 팀 득점 1위에 오른 컵스 강타선을 상대해야 했다. 컵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팀 타율 0.286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 팀 홈런은 46개로 3위, 팀 득점은 183으로 1위에 오르며 뜨거운 화력을 자랑했다.

컵스는 크리스토퍼 모렐(지명타자)-니코 호너(2루수)-이안 햅(좌익수)-코디 벨린저(중견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스즈키 세이야(우익수)-패트릭 위즈덤(1루수)-닉 마드리갈(3루수)-미겔 아마야(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류현진에 맞섰다. 좌타자는 벨린저 한 명만 배치하며 좌완 류현진을 공략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류현진은 시작부터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1회초 1사 후 호너를 볼넷으로 내보낸 가운데 햅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흐름을 끊는 듯했다. 1루수 브랜든 벨트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는데, 벨트가 이를 놓쳤고 최소 2사 2루로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 1사 1, 2루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벨린저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실책만 아니었다면 이닝을 매듭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2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고, 스완슨에게 좌익선상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0-2 선취점을 뺏겼다.

베테랑답게 류현진은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2회초 선두타자 위즈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마드리갈과 아마야를 각각 3루수 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공 11개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안정감을 찾자 타선이 곧장 터지기 시작했다. 2회말 달튼 바쇼가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조지 스프링어의 1타점 적시타를 더해 순식간에 5-2로 달아났다. 류현진의 시즌 첫 승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 류현진


# 91.1마일 직구로 누른 컵스 추격 의지…5회까지 86구 순항

류현진은 3회초 대량 실점 뒤 추격하려는 컵스 타선을 계속해서 잠재웠다. 1사 후 호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1사 1루 햅 타석에서 포수 잰슨이 2루를 훔치던 호너를 잡으면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시속 91.1마일 직구로 햅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활화산같은 컵스 타선을 계속해서 눌렀다.

류현진은 4회초 선두타자 벨린저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날 첫 선두타자 출루였다. 류현진은 스완슨과 스즈키를 연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계속해서 1루에 벨린저를 묶어두는 데 성공했고, 위즈덤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4회말 3점을 지원한 타선 덕분에 8-2로 앞선 5회초. 류현진은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임무까지 완벽히 완수했다. 마드리갈 3루수 땅볼-아마야 투수 땅볼-모렐 좌익수 뜬공으로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투구 수 86개로 한 이닝 더 던질 만한 여력이 됐지만, 직전 등판에서 종아리 타박상을 입은 만큼 무리하지 않고 공을 내려놨다. 5회말 공격 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더그아웃에 있는 류현진에게 임무를 다했다는 사인을 줬고, 류현진은 곧장 수긍하고 동료들과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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