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계약은 도박, 데려갈 가치 없다" 美매체 혹평, '빈티지 류' TB에 또 발목 잡혔다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의 탬파베이 레이스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발목을 잡으면서 새로운 천적 관계로 떠올랐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2023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볼)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 타자들의 분전으로 패전 투수는 간신히 면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은 2.62에서 3.31로 대폭 올랐다.
변명의 여지 없는 올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후 올해 8월 복귀해 승승장구하던 기세도 한풀 꺾었다. 최고 시속 89.4마일(약 143.9㎞)에 불과한 직구 구속은 탬파베이 타자들에게는 쉬운 먹잇감이 됐다. 3개의 홈런을 포함해 11번의 시속 95마일(약 152.9㎞) 이상의 정타가 나왔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 3개 이상의 홈런을 내준 것은 2021년 8월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 이후 758일 만이었다.
그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5이닝만 던져도 찬사를 보내던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과 미국, 캐나다의 현지 언론들도 이번에는 냉정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24일)은 류현진의 커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토론토를 담당하는 키건 매더슨 역시 자신의 SNS에 "토미 존 서저리 후 환상적인 복귀 시즌을 보내던 류현진이 처음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탬파베이는 류현진에게 있어 쉬운 팀은 아니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진출 11년 차가 된 류현진은 30개 팀 중 23개 팀에 승리를 거뒀지만, 탬파베이에는 아직 좋은 기억이 없다.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거나(캔자스시티 로열스, LA 다저스) 적게 만난 팀(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미네소타 트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아니다. 탬파베이와는 이번이 6번째 맞대결이지만, 평균자책점 3.72, 29이닝 9볼넷 27탈삼진으로 승리도 패전도 없다. 6이닝 이상 던진 경기도 6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2021년 5월 24일 경기 단 한 차례뿐이다.
탬파베이 선수단이 24일(한국시간) 토론토와 홈 경기에서 끝내기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탬파베이 선수단이 24일(한국시간) 토론토와 홈 경기에서 끝내기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끈질기고 출루에 중점을 둔 팀컬러가 구위보단 제구에 중점을 둔 류현진과 상극이었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으로 몸값이 비싼 거포 유형의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콘택트와 눈야구가 되는 선수들로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한다. 류현진은 낮은 구속에도 다양한 구종을 정확한 제구로 활용해 헛스윙을 끌어내 '빈티지 류'라는 찬사를 듣는 선수.
하지만 좋은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지닌 탬파베이 타자들은 매 경기 집요하게 파울을 만들어 내는 탓에 류현진 특유의 효율적인 투구를 하기가 어려웠다. 이날도 류현진은 체인지업 24구, 커터 21구, 포심 패스트볼 20구, 커브 14구, 싱커 10구 등 다양한 구종을 던졌으나, 고작 4차례의 헛스윙을 만드는 데 그쳤다.
이러한 팀컬러를 바탕으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류현진에게 악몽을 선사하면서 천적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가 2020년 10월 1일 있었던 토론토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로 그날 류현진은 1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3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자연스레 토론토는 2-8로 대패해 허무하게 4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2경기로 마감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서 치열할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 중인 토론토에 있어 탬파베이와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또 한 번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재계약 가능성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토론토 팬사이트 '제이스 저널'은 경기 후 "류현진은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에 도전하는 토론토에 있어 분명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적인 선수였다. 1년 넘게 아웃됐던 그의 퍼포먼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우리에게 있어 보너스였다"면서도 "현재 그는 49이닝 동안 3승 3패 평균자책점 3.31,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2로 무난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벌써 36세인 류현진은 앞으로 몇 년간 하락세에 접어들 것 같다. 지난 몇 주간 인상적인 활약에도 1년 이상 이탈했던 치명적인 부상과 4년 계약 도중 실망스러운 성적은 잊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이어 "만약 류현진이 인센티브가 딸린 1년 계약을 원한다면 돌아올 가능성이 약간 있다. 하지만 그는 다년 계약을 원할 것이고 몇 년간 겪은 바에 의하면 류현진과 계약은 도박과 같다. 토론토가 확실히 데려갈 가치는 없다. 따라서 류현진과 계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류현진에 있어 탬파베이전은 원하는 계약을 위해 꼭 한 번 극복하고 넘어가야 하는 숙원과 같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예상되는 류현진의 2023시즌 마지막 등판은 30일 탬파베이와 홈 경기다.
기사제공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