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우승 투수의 굴욕, 일본 드래프트 낙방…34세 최고령 지명 불발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일본인 투수 타자와 준이치(34)가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34세 역대 최고령 지명도 불발됐다.
일본 독립리그 사이타마 무사시 히트베어스 소속 투수 타자와는 26일 도쿄에서 열린 2020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에도 지명을 받지 못했다. 34세 노장 투수가 12년 만에 드래프트를 재신청해 지명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는 낙방이었다.
지난 2008년 일본 사회인야구 신일본석유 소속으로 최고 156km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았던 타자와는 그러나 드래프트 지명 거부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프로 신청서를 낸 선수가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할 경우 복귀시 고졸은 3년간, 대졸 및 사회인 출신은 2년간 일본 팀과 계약할 수 없다는 규정이 생겼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3년 총액 4000만 달러에 계약한 타자와는 200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대부분 커리어를 중간계투로 활약하며 2018년까지 9년을 뛰었다. 통산 388경기(4선발) 395⅓이닝을 던지며 21승26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4.12 탈삼진 374개를 기록했다.
특히 2013년 71경기에서 68⅓이닝을 소화한 타자와는 5승4패26홀드 평균자책점 3.16 탈삼진 72개로 활약하며 일본인 마무리투수 우에하라 고지와 함께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해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 1승6홀드를 거두며 7⅓이닝 1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2017년 마이애미 말린스와 2년 12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으며 보스턴을 떠난 뒤 하향세를 보였다. 2018년 5월 마이애미에서 방출 당한 뒤 LA 에인절스에서 기회를 잡았으나 반등은 없었다. 지난해에는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했으나 빅리그 콜업을 받지 못했다.
올해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되자 지난 7월 일본으로 돌아왔다. 일본 독립리그 BC리그에서 16경기 2승 평균자책점 3.94의 성적을 거뒀다. 지명 거부시 2년 복귀 유예 규정, 이른바 ‘타자와 룰’이 지난달 초 폐지되면서 12년 만에 일프로본야구 드래프트 신청서를 냈다. 현행 제도에서 일본프로야구 경력이 없는 일본 국적의 선수가 뛰기 위해선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타자와는 “고등학생들 사이에 아저씨가 있어 미안하다”면서도 “드래프트 참가가 가능해져 기쁘고 감사하다”며 지명을 기대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지바 롯데 마린스 등 몇몇 구단이 스카우트를 보내 타자와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끝내 지명은 하지 않았다. 육성선수 지명도 없었다.
만 34세의 적잖은 나이, 최근 2년간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려 하락세를 보인 게 미지명 이유로 보인다. 역대 일본 드래프트 최고령 지명 선수는 지난 1982년 주니치 드래건스에 3순위로 지명된 이치무라 노리키로 당시 만 30세4개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