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공격성공률 지난해比 10%p↓…대한항공 비예나 '삐걱'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비예나의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한항공은 개막 후 3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다. OK금융그룹에 풀세트 접전 속 패했을 뿐 우리카드(세트스코어 3-2), 삼성화재(세트스코어 3-1)를 연거푸 제압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찜찜함을 지우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맘에 걸리는 것은 비예나의 부진이다.
비예나는 지난 시즌 V-리그 최고의 공격수였다. 31경기에서 786점을 뽑아 가빈(한국전력·689점)을 제치고 득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지만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첫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무난히 재취업에 성공한 비예나이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위용을 전혀 선보이지 못하는 중이다.
비예나는 3경기 총 39점(평균 13점)으로 지난해(평균 25.35점)보다 득점력이 크게 떨어졌다. 공격성공률 43.84%는 지난해 56.36%보다 10% 이상 못 미치는 기록이다. OK금융그룹전에서는 6점에 머물렀다.
신장 192㎝로 V-리그 역대 최단신인 비예나가 리그를 평정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타점과 빠른 스윙 덕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타점이 뚝 떨어지면서 지극히 평범한 선수가 됐다.
대한항공은 비예나의 난조가 일시적이길 바라고 있다.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예나는 1993년생으로 나이가 젊은 편이다. 기량이 하락할 시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일원인 비예나는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늦은 지난 달 중순 한국땅을 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2주 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고 9월 말에야 팀 훈련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짧았다.
게다가 점프시 가장 중요한 무릎 상태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비예나는 현재 경미한 무릎 통증을 안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예나는 무릎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산틸리 감독은 비예나를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며 컨디션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운동을 할수록 몸이 올라오는 스타일이기에 초반 위기만 넘기면 충분히 작년의 모습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예나가 아직 정상궤도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토종 라이트 공격수인 임동혁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임동혁은 OK저축은행전에 3세트부터 선발로 투입돼 팀내 최다인 22점을 책임졌다.
덕분에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0-2의 열세를 딛고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