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플레이어]"초속 보다 종속이 빠르다" 강민호 증언 입증한 오승환의 완벽 4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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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

4-2로 앞선 삼성 라이온즈의 9회초 공격, 선두 강민호(35)가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대주자 타이밍, 하지만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불펜에서 오승환(38)이 몸을 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9회말 등판이 예정된 끝판왕. 호흡을 맞출 포수 강민호가 필요했다.

다음날인 18일 한화전도 마찬가지. 5-4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9회초 강민호가 또 다시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지만 대주자 기용은 없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찰떡 궁합 베테랑 배터리.

변화구 구사율이 늘어난 오승환은 강민호 사인을 보자마자 미트에 공을 꽂는다. 최근 들어 고개를 젓는 법이 없다.

강민호는 '오승환 선배'에 대해 무한 존경심이 있다. 일거수일투족 경탄의 시선을 보낸다.



돌아온 전설의 마무리를 이끄는 안방마님 강민호. 그가 여전히 살아있는 오승환의 공에 대한 감탄사를 던졌다.
"승환이 형 공을 받으면서 느꼈던 게 있어요. 복귀한 직후에는 초속이 빠르고 종속 느린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후반기 들어서는 오히려 초속이 느리고 종속이 빠르다는 걸 느껴요. 아무래도 데뷔 초반에는 수술 후유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14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의 언급.

직접 공을 받는 강민호의 증언은 정확하다.

최근 오승환 특유의 돌직구가 살아났다. 구속이 140㎞ 중·후반이지만 배트가 밀리거나 늦게 나온다. 종속이 살아있는 탓이다. 돌직구가 살면서 타자들이 난감해졌다. 늘어난 슬라이더 등 변화구까지 타이밍을 맞히는 게 쉽지 않다.

오승환은 주말 한화와의 더블헤더 포함, 대전 4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4경기 3⅔이닝 동안 단 1안타 무실점. 탈삼진은 무려 6개로 아웃카운트 절반 이상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살아난 돌직구 덕이었다.

연투에도 직구 위력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오승환은 3연투 보다 3연속 휴식이 더 걱정"이라던 허삼영 감독의 말을 제대로 입증한 셈.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여전히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군림할 수 있는 비결.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다음은 강민호의 증언이다.

"정말 대단하시죠. 아침에 나와 운동하는 모습만으로 귀감입니다. 솔직히 우리 때 베테랑 투수들은 적당히 누워있다가 경기 나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쉬지 않고 부단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승환이 형의 모습이, 젊은 친구에게는 귀감이자, 존재 자체가 모범이에요."



라이온즈의 현재와 미래를 지키는 두 베테랑 배터리.
진짜 승부는 내년으로 미뤘다.

말과 행동으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오승환과 강민호가 삼성왕조 재건을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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