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과 같은 콜롬비아 추태... 그때는 인종차별, 이번엔 난동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인환 기자] 그때는 인종차별을 하더니, 이제는 응급키트 던지며 난동인가. 콜롬비아가 '월드 클래스' 추태로 아쉬움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38위) 대표팀은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콜롬비아(12위)와 A매치 평가전서 전반 손흥민의 선제골과 후반 이재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신승을 거둔 한국은 콜롬비아와 역대 상대 전적에서 4승 2무 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또한 '천적'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상대로 무려 6경기(1승 1무 4패)만에 첫 승을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시원한 경기력으로 콜롬비아를 압도했다. 반면 선발 라인업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 라다멜 팔카오 등 주전들을 대거 제외하며 여유를 부린 콜롬비아는 벤투호의 강한 공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0-1로 뒤진 채 전반이 종료되자 당황한 케이로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하메스-팔카오 등 주전 선수들을 연달아 투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벤투호의 기세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했다.
콜롬비아는 후반 4분 동점골로 균형을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 13분 이재성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다급해진 콜롬비아는 전원이 공세에 나섰지만, 조현우가 연이은 신들린 선방으로 골문을 지켰다.
경기가 뒤지자 콜롬비아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보다는비매너 플레이와 신경전에 초점을 맞췄다. 연이은 거친 플레이를 이어갔다. 하메스는 경기 내내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팔카오는 흥분을 넘어 '추태'를 보였다. 그는 후반 43분 홍철이 수비 과정서 입은 충격으로 쓰러져 한국 의무진이 들어와 부축하며 라인 밖으로 나갈 때 잠시 놓고 간 응급키트를 라인 밖으로 집어 던지는 상식 밖의 모습을 보여 경고를 받았다.
응급키트를 던진 팔카오는 후반 추가 시간 콜롬비아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자, 부심 앞에 있던 물통을 걷어차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경기가 끝나고도 콜롬비아 선수들의 비매너는 이어졌다. 하메스-팔카오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심판진에게 찾아가 거칠게 항의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러한 모습은 2년 전이던 지난 2017년 11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콜롬비아는 한국에 1-2로 패한 경기에서 추태를 보였다.
하메스는 경합 과정에서 쓰러진 김진수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 했고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이 다가오자 뜬금없이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쓰러지는 헐리웃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인종차별 행위도 있었다. 미드필더 에드윈 카르도나는 기성용을 향해 화풀이로 눈을 찢는 인종차별 제스쳐를 취해 논란이 됐다. 그는 경기 후 FIFA에서 A매치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콜롬비아는 그야말로 2년 전과 데자뷔였다. 경기 전 예상과 달리 실력에서 밀리자, 비매너 플레이와 상식 밖의 행동으로 스스로에게 먹칠했다.
2년 전 경기에서 패하고 인종차별과 시뮬레이션을 선보인 콜롬비아는 이제는 응급키트 투척과 심판 항의 등 난동을 벌이며 초라하게 경기장을 떠났다.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다. 너무나 아쉽게도 2년이란 세월은 하메스를 비롯한 콜롬비아 선수들이 예절을 배우는 데는 다소 짧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