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물고 싸운 부상병동…현대캐피탈, 저력으로 만든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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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현대캐피탈 네 번째 우승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크다.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만든 기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1~3차전을 모두 잡으며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대한항공의 우세를 점쳤던 것과 달리 현대캐피탈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큰 위기 없이 통산 네 번째 챔피언에 등극했다. 

◇ 부상병동, 정신력으로 버텼다
현대캐피탈은 애초에 불리하게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했다. 3차전을 치르지 않았으나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를 치르며 체력을 소진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푹 쉬었던 대한항공보다 체력에서 열세였다. 설상가상 부상자가 속출했다. 문성민은 5라운드에 당한 부상에서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한 채 포스트시즌을 소화했다. 주포인 크리스티안 파다르는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 초반엔 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후반부에 접어들면 위력이 떨어졌다. 전광인도 아팠다. 문성민처럼 무릎 통증을 안고 뛰었다. 3차전 당일까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발 출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큰 부상자 없이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했다. 여러모로 현대캐피탈이 어려워 보였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 원동력은 정신력이었다. 최 감독은 “아프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어차피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선수들에게 부상은 핑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과로 보여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최 감독의 주문에 부응했다. 강력한 정신력과 투혼으로 세 경기 만에 챔피언결정전을 마무리했다. 

◇ 더 강했던 센터라인, 우승 원동력
현대캐피탈 우승의 최대 원동력은 센터라인이다. 신영석은 올해 초 종아리 근육을 다쳤지만 후반기 컨디션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지난 시즌 MVP답게 든든하게 센터를 지켰다. 때마침 전역해 복귀한 최민호도 큰 힘이 됐다. 최민호는 정규리그 막판 돌아왔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두 선수가 버티는 센터라인은 대한항공보다 강했다. 블로킹 횟수에서 세 경기 모두 앞섰다. 1차전서 13대7, 2차전서 16대10, 그리고 3차전서 11대5로 압도했다. 좌우 공격의 수준이 비슷하다고 볼 때 센터가 강한 현대캐피탈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대한항공의 김규민~진성태~진상헌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도 탄탄했지만 현대캐피탈에 미치지 못했다. 

◇ “명장이다” 적장도 인정한 최태웅 감독 지도력
3차전을 앞두고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최태웅 감독은 명장이다. 결국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나”라며 이례적으로 적장을 칭찬했다. 최 감독은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적절하게 동기부여를 해 ‘명언 장인’으로 불린다. 1차전 5세트 6-9, 3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기적은 일어난다”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최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은 기적처럼 경기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다. 챔피언결정전의 분수령이 된 장면이었다. 포스트시즌 들어 최 감독은 위기마다 묘수로 돌파구를 찾았다. 부상으로 인해 기복이 있던 파다르를 대신해 허수봉을 라이트로 투입해 해법을 찾았다. 시즌 내내 비판 받던 세터 이승원을 뚝심 있게 내세운 것도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자칫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신뢰와 임기응변으로 팀을 지탱했다. 자신의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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