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이 대성통곡한 이유 "이승원 때문에 울컥"
[천안=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6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로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적전 3연승을 거두며 여유롭게 챔피언에 등극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대성통곡했다. 그는 “이승원 이야기가 나와서 울었다. 승원이가 이번 시즌 힘들었다. 한계도 보였는데 마지막에 잘해주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났다. 2세트에 전광판을 넘어갈 때 부상 당하는 줄 알았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고 시즌에 충실히 연습한 게 이번에 나왔다. 늘 나올 것 같을 때 다쳐 안타까웠는데 그게 생각나서 울컥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최 감독과의 일문일답.
-심하게 운 이유가 무엇인가?
이승원 이야기가 나와서 울었다. 승원이가 이번 시즌 힘들었다. 한계도 보였는데 마지막에 잘해주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났다. 2세트에 전광판을 넘어갈 때 부상 당하는 줄 알았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고 시즌에 충실히 연습한 게 이번에 나왔다. 늘 나올 것 같을 때 다쳐 안타까웠는데 그게 생각나서 울컥했다. 제 마음 속의 MVP는 이승원과 여오현이다.
-3연승은 예상 못한 부분 아닌가.
3연승이 아니라 (우승이) 힘들 것이라 봤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플레이오프에 운이 따랐다. 아가메즈가 부상을 당했고, 2차전에서 승원이가 해주면서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졌다.
-문성민이 조연으로 잘해줬다.
오늘 중간에 빠지기는 했지만 성민이가 확실히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분위기 차이가 많이 난다. 후반기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 아프다는 말을 안 한다. 분명 아파서 점프를 못 하는데 이야기를 안 한다. 책임감이 강하다. 경기에 많이 뛰고 안 뛰고를 떠나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충분히 했다.
-전광인의 활약을 평가하자면?
MVP 받으러 온 것 같다. (웃음) 활약은 직접 경기장에 와서 보면 차이가 많이 난다. 주위에서 힘든 일을 다 한다. 공격력도 좋다. 우승 공헌도가 높다.
-서브가 좋았다.
오늘은 잘했는데 1,2차전에서는 범실이 많았다. 다음 시즌에 보완을 해야 할 것 같다.
-여오현도 좋은 활약을 했다.
여 코치가 제 마음 속의 MVP라고 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느낌이 든다. 포스트시즌 들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다시 젊어진 모습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신이 나 상승세를 타게 된다. 외국인 선수인 파다르까지 문성민과 여오현 코치를 존경한다는 말을 했다.
-전광인과 여행을 갈 예정인가?
광인이가 너무 바쁠 것 같다. 언제든 갈 생각은 있는데 가까이로 가고 싶다.
-세 시즌 연속 대한항공과 챔프전을 치렀다.
세 번 모두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뒤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경기를 했다. 좋은 경기를 한 대한항공 선수들에게도 잘했다고 전해주고 싶다.
-우승 소감은?
끝난 후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정규리그 우승을 못한 게 아쉽더라. 다음 시즌에는 통합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승원이 잘해줬다.
이 정도는 생각하지 못했다. 5~6경기 정도 보면 두 경기 정도는 잘할 것이라 봤다. 이렇게까지 안정적으로 할지 몰랐다. 승원이가 그동안 고생했던 것을 다 풀려는 느낌을 받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황청심원을 먹였는데 힘들어 하더라. 미안했다. 그래서 다시 안 먹였다.
-1차전 “기적은 일어난다” 발언이 앞으로도 회자될 것 같다.
이런 결과는 생각하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니 무섭게 치고 올라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도 설마 설마 했는데 그 느낌이 계속 올라왔다.
-2년 전 우승과 어떻게 다른가?
2년 전이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2차전에서 5세트 역전해 이긴 후 5차전에서는 4세트 정말 논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제가 불안했다. 잘 굴러가는 팀이 아니라 그랬다.
-경기 후 코치들도 울더라. 이승원이 역시 아픈 손가락인가?
뭔가 하려고 하면 다쳤다. 부상을 세 번이나 당했다. 이상하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애타는 게 많았다. 그런 생각이 많이 났다.
-평소에 명언을 생각하나?
전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뤄진다’는 문구를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별 생각 없이 나왔다.
-이승원만큼 감독도 마음고생을 많이 하지 않았나.
해낼 줄 알았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내려놨다. 오히려 승원이에게 조언을 하기보다 고집을 피우도록 하자고 생각했다. 오히려 포스트시즌엔 단 한 마디도 안 했다.
-통합우승이 안 나오는 이유는?
정규리그 우승팀에게 부담이 더 큰 것 같다. 그게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상대가 결정되지 않아 부랴부랴 준비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 올라가는 상승세를 타는 팀을 만나는 것도 정규리그 우승팀에게 부담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