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요구했다가 벌금만 5600만원?…이용규 사태로 본 해외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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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1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앤서니 데이비스는 소속 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 덜컥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데뷔 이후 줄곧 뉴올리언스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생각을 밝혀왔는데, 팀 전력이 약해지면서 FA를 1년 앞두고 이적을 결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NBA 사무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사무국은 "데이비스의 에이전트가 구단에 연장 계약을 하지 않겠다며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며 벌금 5만 달러(약 56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뉴올리언스 구단과 LA레이커스의 협상이 막판에 틀어졌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나갔다. 벌금을 감수하면서도 팀을 떠나겠다던 데이비스는 팀 동료들과 불편한 동행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무엇보다 2012년부터 데이비스를 자랑으로 여겼던 뉴올리언스 팬들의 상실감이 컸다.

NBA 또 다른 스타 드레이먼드 그린은 소속팀 최근 골든스테이트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골든스테이트는 '팀 분위기를 해치지 말라'며 그에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올스타 출신 내야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MLB)도 구단에 대들었다가 혼났다. 카브레라는 뉴욕 메츠 시절이었던 2017년 유격수였던 그에게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꾸라는 지시에 불만을 품고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그러나 메츠 구단이 "우리가 셀러가 되면 넌 방출이야"라고 으름장을 놓자 뜻을 접고 2루수로 뛰었다.

프로스포츠 인기가 발전하면서 선수의 한마디가 구단보다 더 큰 힘을 갖곤 한다.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불만사항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계약을 해지시키겠다며 엄포를 놓으며 계약서를 종잇장으로 만들기도 한다.

한화 이용규가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한 뒤 시범경기 기간에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하면서 야구계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개막이 코앞인데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선수의 트레이드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때론 선수의 뜻대로 트레이드가 실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구단이 선수의 요구를 모두 받아줄 수는 없다. 해외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구단과 선수가 맞섰을 땐 계약 관계에 따라 구단이 버티고 이기는 경우가 많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최희섭, 홍성흔 등이 불만을 품고 트레이드를 요구했다가 구단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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