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세터 놀음' 한선수가 보여준 우승팀 세터의 품격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현재 가장 인정받는 세터잖아요.”
대한항공은 올 시즌 V리그 남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터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시즌을 치른 팀이다. 한선수라는 걸출한 세터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경기력을 극대화시키기 때문.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한선수의 이름만 나오면 위와 같이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남은 OK저축은행전 결과와 관계없이 여유롭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프로 11년차 세터 한선수는 대한항공 우승의 주역이다. 올해 유독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자주 발생한 대한항공의 전력을 극대화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언제나 그랬듯 탁월한 감각과 냉정한 플레이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후반기부터는 목 담 증세가 심해진 가운데에서도 공을 띄우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올 시즌 V리그 남자부 세트 1위는 단연 세트당 평균 10.57개의 한선수다.
올 시즌에는 세트 13000개라는 의미 있는 기록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지난달 25일 인천 KB손해보험전에서 권영민 한국전력 코치에 이어 V리그 역대 두 번째로 해당 기록에 도달했고, 이후 13031개의 권영민을 넘어 V리그 남자부 세트성공 역대 1위로 등극했다.
한선수는 활약의 비결로 ‘믿음’과 ‘프로 정신’을 꼽았다. 공격수를 향한 믿음과 공 하나를 향한 집념이 합쳐질 때 좋은 토스가 나온다고 했다. 한선수는 “공격수를 99% 믿고 경기를 해야 한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도 뛰어야 한다. 공 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쓰러질 때까지 뛰는 게 선수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를 안은 한선수는 이제 데뷔 첫 통합우승을 향해 전진한다. 2007-2008시즌 데뷔 후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모두 경험했지만 한 시즌에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적은 없다. 한선수가 봄 배구에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을 이어가며 감격의 첫 통합우승에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